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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화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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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472g | 146*206*24mm
ISBN13 9791187886440
ISBN10 1187886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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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상호의존성단의 공식적인, 영적인 얼굴 노릇을 하고 있던 라헬라는 (정교하게 조율된) 박수 선거를 통해 첫 ‘황제(emperox)’로 선출되었다. 시장 조사 결과 거의 모든 소비자 집단에서 ‘황제(emperor)’의 대체어로 신선하고, 새롭고, 친근하다는 평을 받았기 때문에 최종 선정된 젠더 중립적인 칭호였다.
많은 것을 건너뛴 이 간략한 상호의존성단 역사를 보면 아무도 거짓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 같다. 수십 억 인구가 정말 무비판적으로 라헬라의 날조된 예언을 받아먹었을까. 그렇지는 않다. 대중 신학이 진짜 종교 행세를 하며 차츰 더 많은 인정과 신도, 존경을 받아가는 모습을 보고 경각심을 느낄 때 누구라도 그렇겠지만, 사람들은 거짓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대에 그 광경을 바라보던 사람들이 황제의 권력에 다가가려는 우 가문의 책략에 눈이 멀었던 것도 아니었다. 많은 초조한 사설들과 뉴스 프로그램, 때로 시행된 입법 조치가 이 책략에 초점을 맞추었다.

“넌 라헬라가 했던 것을 재현하려고 하고 있지만, 네게는 라헬라가 애당초 갖고 있었던 조건이 없어. 다른 분야에서 널 도와 줄 우 가문의 지원이나 자산이 없고, 귀족 가문들과 협상할 영향력도 없다. 네게 의지가 될 만한 유일한 상대는 상호의존성단 교회뿐인데, 교회도 마지못해 네 편을 들어 줄 거야. 마지막으로 넌 제국을 건설하려는 게 아니지. 제국을 해체하려는 것 아니냐. 천 년 동안 성공적으로 지속되어 온 제국을.”

키바에게는 두 가지 최우선 취미가 있었다. 섹스, 그녀는 이 활동에 거의 무분별에 가까운(정확히 그렇다고는 할 수 없어도)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뭔가 경영하는 일, 본인도 즐겼고 솜씨가 나쁘지도 않았다. 키바는 자신이 언젠가 라고스 가문을 경영할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이미 북적거리는 후마 라고스 백작 집안에 뒤늦게 태어난 소생으로 가문의 최고 수장 후계 경쟁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았고, 대학 친구 나다쉬 노하마페탄이 본보기를 보여 주었듯이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형제자매를 살해할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의 노하마페탄 기업처럼, 키바에게도 직접 뭔가 경영할 기회가 올 정도로 우주는 충분히 넓다.

“그대들은 나를 의심했습니다. 더 이상 의심하지 말기를.
그대들은 나를 파괴하러 왔습니다. 나는 파괴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대들은 나를 불태우러 왔습니다. 나야말로 여러분을 태우는 화염입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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