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은 권력에 상응하는 엄청난 도덕적 책임을 진다. 그 무게는 어찌 보면 부당해 보일 정도다. 미국의 정치 담론에서조차 우리는 원칙적으로 ‘인간’과 ‘공직’의 구분을 말하지만, 이 구분을 실제로 유지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부패한 추기경은 공무를 수행할 때 고위 성직자의 주홍색 가운을 입었다. 그리고 (아마도) 정부와 놀아날 때는 그 옷을 벗었으리라. 유럽 왕은 의심할 바 없는 권력을 지녔지만 그 권력은 확실히 왕관과 홀에 주어진 것이었다. 그것들을 밀어놓으면 왕은 그저 한 사내일 뿐이었다―엄청난 부와 특권을 지니긴 했지만. 그렇지만 우리가 버락 오바마를 보면―조지 워싱턴을 볼 때와 똑같이―그 한 남자와 정치가가 동일한 인물이라는 사실이 바로 눈에 보인다.
미국 대통령은 권력에 상응하는 엄청난 도덕적 책임을 진다. 어찌 보면 불공평한 무게로 보일 정도다. 미국의 정치 담론에서조차 우리는 원칙적으로 ‘인간’과 ‘공직’의 구분을 말하지만, 이 구분을 실제로 유지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부패한 추기경은 공무를 수행할 때 고위 성직자의 주홍색 가운을 입었다. 그리고 (아마도) 정부와 놀아날 때는 그 옷을 벗었으리라. 유럽 왕은 의심할 바 없는 권력을 지녔지만 그 권력은 확실히 왕관과 홀에 주어진 것이었다. 그것들을 밀어놓으면 왕은 그저 한 사내일 뿐이었다―엄청난 부와 특권을 지니긴 했지만. 그렇지만 우리가 버락 오바마를 보면―조지 워싱턴을 볼 때와 똑같이―그 한 남자와 정치가가 동일한 인물이라는 사실이 바로 눈에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늘 사실이었다. 어쩌면 대통령이 해내야 하는 외줄타기인지도 모른다. 특별하면서 동시에 평범해야 한다는 것. 이 책의 사진들은 그 점을 강조한다. 미국 대통령은 의례용 가운을 입지 않는다(대학교에서 명예 학위를 받을 때만 빼고). 그 사람들은 자기 또래의 수천만 중산층 미국인과 똑같이 프록코트와 양복을 입은 남자로―확실히 중요한 남자긴 하지만―우리 앞에 서 있다. 더러 ‘영부인’과 함께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최근 영국의 선거 국면에서 나온 이야기가 있는데, 각 당 지도자가 ‘대통령 양식’을 표방했다는, 정치학이 ‘미국화’되었다는 것이었다. ‘아내들의 전쟁’을 둘러싸고 미디어 광풍이 분 것 역시 주요한 양상이었다. 미국 대통령 텔레비전 토론회에서는 후보자가 저마다 가족을 중시하는 이미지를 앞다투어 과시하는 데 지나치게(유럽인들 기준으로) 큰 비중을 두는 경우가 많다.
맥주를 즐겨 마시는 평범한 남자이자 핵무기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고 있는 통수권자. 야구 이야기와 무역 조약 이야기를 똑같이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남자,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나라를 우선해야 하는 남자(혹은, 어쩌면 머지않아 여자), 그렇지만 또한 다른 모든 것보다 가족을 우선하는 것처럼 보여야 하는 남자.
---머리말 중에서
(조지 워싱턴)1776년, 워싱턴의 경호원의 일원인 토머스 히키(Thomas Hickey)가 뉴욕에서 체포되었다. 그가 영국 충성파로서 사령관을 납치할 음모를 꾸몄다는 혐의였다. 그 사건을 조사할 임무를 맡은 위원회는 그 심문 과정에서 워싱턴이 완벽하게 변장하고 한밤중에 허드슨 강가에 있는 어떤 집을 자주 찾아간다는 것을 확증하는 목격담이 수도 없이 나오는 데 기겁했다. 장군에게는 아무래도 메리 기본스(Mary Gibbons)라는 정부가 있는 모양이었는데, 장군은 그녀를 ‘무척 아끼고’ 그곳에서 ‘매우 품위 있게…… 보살피고’ 있었다. 그러나 도덕적 의문보다 한층 충격적인 것은, 메리가 연인이 잠든 사이 연인의 서류를 태연하게 훑어보고는 영국이 특별한 관심을 갖고 꼭 사들이고 싶어 할 만한 내용을 복사하기 일쑤였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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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러햄 링컨)링컨의 적들은 링컨이 대통령이라기보다는 ‘독재자’였다고 공격한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의 옹호자가 민주주의를 독재정치로 돌려놓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을 부정하기란 쉽지 않다. 링컨이 직위에 올라 처음 취한 행보 중 하나는 ‘하베아스 코르푸스(Habeas Corpus)’―앵글로색슨 시대로부터 영국 법률에 존재하던 ‘빼앗을 수 없는 권리’를 유예하는 것이었다. 그 라틴어는 ‘몸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고, 그 말 그대로의 뜻은, 국가가 누군가를 체포할 때, 체포할지 말지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었다―단시간 동안 구금하든가, 아니면 풀어주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렇지만 이제 링컨의 정부는 ‘코퍼헤드(Copperheads)’― 북부 주들의, 연방에 동조하는 파 ― 로 의심되는 이들을 끌고 와서 기소나 재판 없이 무기한으로 구금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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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스 그랜트)1875년에, 위스키 링(Wiskey Ring) 사건이 발각되었다. 간단히 말해, 중서부 주들의 증류주 생산자들이 10년도 훨씬 넘게 세금을 포탈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재무부 관료들에게 뇌물을 제공해 눈을 감게 하여 수백만 달러를 절감했다(그리고 미국 납세자들을 강탈했다). 대통령은 진정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죄 지은 자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하라.’ 그는 벼락을 떨어뜨렸다……. ‘죄 지은 자’ 중에 자신의 개인 비서이자 친구인 오빌 E. 밥콕(Orville E. Babcock)이 포함되었음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그랬다. 심지어 그때조차, 정부의 진정성이 걸린 상황에서, 그랜트의 본능은 일치단결, 친구를 보호하려는 것이었다. 밥콕은 재판정에 섰지만 그랜트는 그때 일어나고 있던 일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듯하다. 검사측 증인들은 매수당했고, 그랜트는 밥콕의 인품을 증언하고자 개인적으로 증인석에 앉았다. 밥콕은 사면을 받았지만 대통령은 진흙탕으로 끌려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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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린 루스벨트)대다수 미국인들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조국이 한 역할에 자부심을, 그 사건에서 루스벨트가 보여준 리더십에 경탄을 느낀다. 그렇지만 스캔들이라고는 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미국의 참전에서 루스벨트가 한 역할을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가 진주만 공격을 미리 알고도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애초부터 미국이 히틀러 독일과의 갈등에 뛰어들기를 바라던 소수파에 속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