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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평전

: 420년 만에 다시 본 이순신과 임진왜란

이민웅 | 책문 | 2012년 11월 0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6 리뷰 4건 | 판매지수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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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2년 1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472쪽 | 998g | 170*223*30mm
ISBN13 9788931576177
ISBN10 893157617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올해 2012년은 그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420년째 되는 해이며, 11월은 이순신 장군이 노량 앞바다에서 일본 전함을 격침시키고 임진왜란을 사실상 끝낸 달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순신과 임진왜란에 대해 과연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임진왜란이 끝난 지 42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우리는 곳곳에 서 있는 이순신 동상처럼 ‘박제화된 이순신’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나라의 운명과 자신의 목숨을 바꾼 위대한 전쟁 영웅 이순신에 대해 역사적 사실만을 기준으로 재평가하기 위해 세상에 나왔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머리에

제1부 나고 자라 전라좌수사에 오르다
제1장 전쟁의 신, 태어나다
제2장 문과를 접고 무과로
제3장 나는 조선의 수군 장수다

제2부 임진년 해전과 영웅의 탄생
제4장 동북아 대전쟁, 임진왜란이 터졌다
제5장 서전 승리와 조선 연합함대
제6장 한산도와 부산포에서 연거푸 이기고

제3부 지루한 전쟁과 인고의 세월
제7장 강화교섭기에 수군이 맞은 큰 위기
제8장 통제영을 세워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제9장 백의종군과 칠천량해전의 패배

제4부 별은 떨어지나 영웅은 남았다
제10장 명량에서의 위대한 승리
제11장 단 한 척도 살려 보내지 않으리
제12장 나라 구한 영웅으로 남다

[부록]
1. 조선 초기의 수군사
2. 임진왜란 이전의 동북아 3국
3. 임진왜란 초기의 육전과 해전
4. 임진왜란 이후의 동북아 3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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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민웅
해군사관학교 43기로 임관한 뒤에 1991년에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했으며, 2002년에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천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해군의 길을 선택했으며 이순신 연구에 평생을 건 것으로 볼 때, 그의 행로는 바다와 운명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던 것 같다. 1991년부터 해군사관학교 교수부에서 생도들을 대상으로 국사를 가르쳐온 그는, 군사전략학 교수와 인문학과장을 거쳤으며 지금까지 국사교수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그는 학문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뒤부터 논문과 저서의 대부분을 이순신과 임진왜란에 집중한 ‘이순신 전문 연구가’로서, 지난 2011년에는 1년 동안 일본 규슈대학[?f?j]에서 관련 연구에 매진했다. 그 결과 그는 우리 사료에 남아있는 이순신을 넘어, 한중일 3국의 사료를 통합적으로 파고들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이순신과 임진왜란의 진면목에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그가 평생 동안 매진해온 ‘이순신과 임진왜란’ 연구의 작은 열매로서, 420년 동안 잘못 알려져 왔던 사실과 새롭게 발굴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임진왜란 해전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임진왜란 해전을 통해 본 조·명·일 삼국의 전략전술 비교〉, 〈충무공 이순신의 생애와 활동에 대한 재조명〉, 〈이순신과 원균의 생애와 평가 비교〉 등 이순신과 임진왜란을 치열하게 고증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는 《임진왜란 해전사》,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침략》(공저) 등이 있으며, 지금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해안을 비롯해 대한민국 전역을 꼼꼼히 누비며 이순신과 우리나라 해전사를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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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년 만에 다시 본 이순신과 임진왜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아픈 기억을 떠올려 보라고 하면 대부분 ‘임진왜란’과 ‘한일강제병합’을 꼽을 것이다. 둘 다 일본이 우리 영토를 차지하겠다고 벌인 일이었고, 우리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었다. 그중에서도 ‘한국전쟁’보다 2배나 긴 6년여 동안 우리나라 전 국토가 전쟁터가 되어 수많은 인적 물적 손실을 입었으며, 수도를 함락당하고 왕이 피난을 가는 등 우리 민족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남긴 임진왜란은 두고두고 안타까운 역사로 꼽힌다. 특히 임진왜란은 ‘정명가도' 를내세우며 침략한 일본과 피해 당사자인 조선은 물론이고, 조선을 지원한 명나라의 운명까지 갈랐으니, 동북아 3국이 영토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요즈음 곱씹어 봐야 할 역사적 사건으로 주목할 만하다.
올해 2012년은 그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420년째 되는 해이며, 11월은 이순신 장군이 노량 앞바다에서 일본 전함을 격침시키고 임진왜란을 사실상 끝낸 달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순신과 임진왜란에 대해 과연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임진왜란이 끝난 지 42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우리는 곳곳에 서 있는 이순신 동상처럼 ‘박제화된 이순신’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나라의 운명과 자신의 목숨을 바꾼 위대한 전쟁 영웅 이순신에 대해 역사적 사실만을 기준으로 재평가하기 위해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의 첫 번째 특징은, 이순신의 생애와 업적, 평가 등을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재구성했다는 점이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해군사관학교 교수로 20년을 지내온 동안, 저자는 후대에 덧붙여진 내용들을 걷어내고 ‘있는 그대로의 이순신’에 대해서만 집중했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은 이순신과 임진왜란에 관한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새로 발굴한 내용을 소개하고, 기존의 이순신 관련 저서들이 담고 있는 오류를 바로 잡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예를 들어 그의 성장배경이 결코 가난하지 않았다는 점, 관직 생활 중 상관들과 불편한 관계도 있었지만 능력으로 인정받은 경우가 많았다는 점 등이다. 뿐만 아니라 그가 지휘한 주요 해전과 관련된 오류를 바로잡고, 사료를 고증하여 정설을 세워보려고 노력했다. 또한 동아시아 3국의 사료를 확인함으로써, 이순신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통합적으로 조명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이 책은, 이순신의 생애와 업적을 임진왜란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함께 살펴보았다. 이 때문에 이 책에는 임진왜란 당시의 국내외 정세를 포함한 역사적 배경이 고스란히 등장한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이런 내용들은, 성웅의 반열에 오른 때문에 오히려 진면목이 가려져 있던 이순신의 생애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이순신의 모든 것

이 책은 이순신의 가문과 성장배경, 임진왜란 이전과 왜란기의 이순신, 그리고 이후의 평가 등을 수많은 사진과 사료로 치열하게 고증해낸 4부 12장의 평전이다.
4개의 부는 이순신의 탄생부터 전라좌수사가 되기까지의 기간을 그린 제1부 ‘나고 자라 전라좌수사에 오르다’, 임진년 첫해의 해전에서 이순신이 보여 준 활약을 그려낸 제2부 ‘임진년의 해전과 영웅의 탄생’, 강화교섭기와 이순신의 백의종군 시기를 그린 제3부 ‘지루한 전쟁과 인고의 세월’, 그리고 정유재란 시기에 이순신이 보여 준 활약과 사후 그의 업적을 드높이는 과정을 그려낸 제4부 ‘별은 떨어지나 영웅은 남았다’이다.
제1부에서는 이순신의 가계와 성장 과정, 무과 급제, 그리고 그가 전라좌수사가 되기까지 가장 긴 기간을 다루었다. 여기에는 기존의 이순신 관련 저서들이 담고 있던 오류를 바로잡는 새로운 내용이 다소 포함될 것이다.
제2부에서는 임진왜란 전후의 국내외 정세를 정리하고, 이순신과 조선 연합함대의 해전 전승 과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제3부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강화교섭 시기에 대한 내용이다. 특히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킨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의 활약과 백의종군 과정을 설명하면서, 그 기간에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을 함께 다루었다.
제4부에서는 원균의 칠천량 패전 이후 이순신이 다시 삼도수군통제사에 올라 조선 수군을 재건하고 명량해전과 노량해전에서 승리하며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와 함께 이순신의 사후평가와 그의 업적을 드높이게 되는 과정을 시대 순으로 정리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임진왜란과 이순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역사적 흐름이나 사건들을 ‘부록’으로 정리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여기에는 조선 초기의 수군사, 임진왜란 이전의 동북아 3국, 임진왜란 초기의 육전과 해전, 임진왜란 이후의 동북아 3국에 대해 역사적 흐름을 파악하기 쉽도록 별도로 정리했다.

회원리뷰 (4건) 리뷰 총점8.6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실증적으로 바라본 이순신의 생애, 『이순신 평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c*****3 | 2022.03.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가끔 타인의 삶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 새해가 되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말이다. 기존에 해 오던 패턴을 반복하면 편안하지만 권태에 빠지며, 반대로 도전하는 출발선 앞에서는 불안하다. 그럴 때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보면 출발선 앞에서 더 용기를 가질 수 있다. 대부분 기록된 삶은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기록된다.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리뷰제목

  가끔 타인의 삶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 새해가 되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말이다. 기존에 해 오던 패턴을 반복하면 편안하지만 권태에 빠지며, 반대로 도전하는 출발선 앞에서는 불안하다. 그럴 때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보면 출발선 앞에서 더 용기를 가질 수 있다. 대부분 기록된 삶은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기록된다.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그렇다. 매년 대단한 변화가 있을 일도 없지만, 올해는 작게 나마 직장에서 내가 맡은 직분에 변화가 있기 때문에 3월 내내 긴장하며 지냈다. 불안을 없애기 위해 2월에 샀던 책이 『길 위의 철학자』와 『이순신 평전』이었다. 전자는 자기 삶을 객관화시킨 글이고, 후자는 타인의 삶을 서술한 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책 모두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둘 다 내가 살아볼 수 없는 길이지만, 그들이 걸어간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두루 적용될 보편적 삶의 원리가 있었다.

 

  『이순신 평전』은 전쟁사를 전공한 학자가 실증주의적인 시각에서 이순신의 생애를 서술한 책이다.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이순신은 '성웅(聖雄)'으로 신화화되어 있다. 광화문에 서 있는 이순신 동상의 위용은 과연 이순신이 우리의 민족의식과 국가적 정체성을 재확인시켜줄 상징적 인물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그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서 이룬 해전 상의 혁혁한 공적으로 미루어보면, 그를 성웅으로 추앙하여도 결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는 스스로가 출전한 해전에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온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음에도 그의 삶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알더라도 나처럼 어린이 위인전에서 서술하는 정도로 아주 대략적인 스케치만 머리속에 있거나. 아는 사람은 많아도 정작 읽어 본 사람은 거의 없다는 고전처럼 위인도 비슷한 처지에 있다.

 

  그가 무과에 한 번 떨어졌고, 두 차례 백의종군을 했으며, 유성룡의 천거로 빠르게 전라좌수사로 승진했고, 한산도대첩과 명량해전의 주역이었다는 정도로는 '인간 이순신'을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 내가 궁금한 것은 '성웅'이 아니라 '인간'의 면모였다. 그는 백의종군 했을 당시에 어떻게 지냈을까? 그는 어떻게 13척으로 133척의 일본군을 상대하여 승리할 수 있었을까? 『이순신 평전』은 그런 의문을 사료에 근거하여 속 시원하게 해명해준다. 물론 이 책도 이순신에 대한 우호적인 관점을 견지한 가운데 해석을 가미한 것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공평무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각종 위인전이나 드라마에서 각색된 상상 중에 오류가 있음을 보여주면서 상당히 객관적으로 이순신의 삶에 접근하고 있어서 믿음직스럽다.

 

  책은 이순신의 행적을 연대순으로 추적하면서 이순신을 둘러싼 가족사, 사회사 등의 맥락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 테면, 이순신의 위인전에서는 그의 아버지가 벼슬자리에 오르지 못하여 몰락한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가난했지만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과거에 급제한 인물로 흔히 묘사되는데, 그것이 오류임을 증명한다. 이순신의 현조인 '이변'은 과거에 급제하여 외교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처세에도 능하여 예문관 대제학, 형조판서, 공조판서 등 정2품 직계 자리까지 오른다. 그러니 가문은 그 때부터 명문가로 등극하여 부유하게 살았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순신의 증조부인 '이거'도 정4품 사헌부 장령까지 오르는 등 비교적 높은 벼슬을 했다. 이순신의 조부 '이백록'은 기묘사화로 인해 음서로 평시서 봉사에 그쳤고, 아버지 '이정'은 아예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였다. 비록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고위급 벼슬을 하지 못했지만 가문은 넉넉했으리라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이순신의 어머니 변씨는 대대로 이순신의 가계와 혼인으로 겹사돈을 맺는 가문이었다. 가문끼리 결속하는 일은 조선시대 명문가 사이의 관습이다. 어머니 변 씨는 이순신의 무과 합격을 기념하여 자신의 재산을 아들들에게 나눠줄 정도로 경제적인 기반이 튼튼했다. 이런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보건대 이순신의 어린 시절이 가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저자는 꼼꼼하게 사료를 확인하여 신화적 이데올로기로 윤색된 허위들을 걷어낸다.

 

  이순신은 넉넉한 집안 배경을 토대로 앨리트 코스를 밟아 처음에는 문과 시험 공부에 매진하다가 스무 살에 무과로 전환한다. 그는 말에서 떨어지는 실수로 식년시에서 낙방하고 4년 뒤에 다시 도전하여 병과로 급제한다. 이에 그는 문무를 겸비한 장수로서의 면모를 이미 그 때부터 갖추었다. 유성룡은 다음과 같이 증언하고 있다.

 

순신의 사람됨은 말과 웃음이 적고 용모가 단아하며, 몸을 닦고 언행을 삼가는 선비와 같았으나, 그의 속에는 담기(膽氣)가 있어 자기 몸을 잊고 국난(國難)을 위하여 목숨을 바쳤으니, 이것은 평소에 축적(蓄積)한 것이었다.(유성룡, 『징비록』 권2, 책 37쪽 재인용)

 

  또한, 이순신이 무과에서 구술시험을 치를 때는 유학과 역사에 통달하여 면접관의 감탄을 자아냈다는 기록이 <행록>에 기록되어 있다. 조카가 썼으니 약간의 윤색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없는 사실을 지어내지는 않았으리라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시험장에서) 무경(武經)을 외우는 것에 다 통과하였는데, <황석공> 부분을 언급하다가 시험관이 "장량이 적송자를 따라가 놀았다고 했으니 장량이 과연 죽지 않았을까?"라고 묻자, 이순신이 "사람이 나면 반드시 죽는 것이요, <강목>에도 '임자 6년에 유후 장량이 죽었다.'라고 했으니 어찌 신선을 따라가 죽지 않았을 리가 있겠습니까? 그것은 다만 가탁해서 한 말이었을 따름입니다."라고 대답하니, 시험관들이 서로 돌아보며 "이것은 무사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탄복했다.(『이충무공전서』 권9, <행록>, 책 39쪽 재인용)

 

  그는 전라좌수사로 부임한 이후에 기록한 자신의 일기에서 주기적으로 나아가 활을 쏘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활쏘기를 중시한 까닭은 스스로 무장으로서 본을 보이기 위함이었다. 그가 해상에서 일본군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근접전보다 원거리에서 배를 총통이나 불화살로 전소시키는 전략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무장이 무력을 과시하기는 쉬우나, 지략까지 겸하기는 쉽지 않다. 문관도 용맹함을 갖춰야 당당할 수 있고, 무관도 지력을 단련해야 주체적일 수 있다. 이순신은 실제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 전 전라좌수사가 되었을 때부터 대비 태세를 갖추었는데, 유성룡에게 최신 병법서를 구하여 장수들과 자주 토론하였다고 한다. 이론에 매몰되어서 실천을 외면하면 공허하지만, 경직성 때문에 이론을 외면하는 실천은 위험해진다. 그는 문무를 겸비함으로써 공허함과 위태로움 양면에서 벗어나 매사를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이순신이 해전에서 한 번도 지지 않고 모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늘 이기는 싸움만을 했기 때문이다. 이길 수 있는 싸움만 골라서 참여하고, 질 것 같으면 빠졌다는 말이 아니다. 그는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미리 알고 있었고, 철저하게 준비하여 이기는 조건을 조성했다. 명량해전이 대표적이다.

 

  정유재란이 발발하기 전까지 이순신은 삼도수군통제사로서 병력, 군선, 군량, 무기 등 모든 측면에서 강력한 군사력을 구축했다. 그러나 사람을 편협하게 인식한 선조의 오판과 일본의 이간책으로 이순신은 백의종군하고 원균이 삼도수군통제사가 된다. 정유재란이 발발하고 원균이 칠천량해전에서 일본 수군에 대패하여 180척 중 170여 척을 잃고 만다. 원균은 도망쳐 상륙했으나 일본군에 의해 참살당한다. 임금은 교서를 내려 이순신을 복귀시킨다. 그는 이미 합천과 가까운 초계에 자리 잡고 전쟁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며 계책을 꾸준히 논의하던 중에 있었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로 유명한 장계는 백의종군이 끝나고 쓰였다.

 

  그는 침착하게 남해 지역을 돌면서 군량미를 확인하고, 수군에 지원할 병사를 선발하고, 적을 맞이할 장소를 물색한다. 그에게 남은 13척(장계를 올린 후에 1척이 추가되었다고 한다)의 배가 일본의 대군을 맞이하여 싸워 이길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한다. 유속이 빠르고 폭이 좁은 진도의 울돌목은 적은 수로 대군을 상대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폭이 좁았기 때문에 일본의 대형선인 아타케부네는 진입할 수 없었고 소형선인 세키부네만 조선 수군과 대적할 수 있었다. 세키부네는 화력 면에서 아타케부네에 비해 약했으므로 조선 수군에게 유리한 조건이 마련된 것이다.

 

  전투 초반에는 오직 이순신이 타고 있는 대장선만 일본 군선에 맞서 싸운다. 그렇게 한 시간을 버텨도 조선의 다른 병선은 선뜻 나서지 못한다. 이순신의 용맹함을 보여주기는 하나, 그처럼 대담하게 행동한 까닭은 용맹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에게는 대장선만으로도 잠시 동안 싸워볼 만하다는 확신이 있었을 것이다. 이순신은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난중일기에 남기고 있다. 명량해전 하루 전이다.

 

"병법에 이르기를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살려고만 하면 죽는다.'고 했으며, 또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족히 1,000명이라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지금 우리를 두고 한 말이다. 너희 여러 장수들이 조금이라도 명령을 어긴다면 즉시 군법으로 다스려 조금이라도 너그럽게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두 번 세 번 약속을 엄밀하게 했다.(『난중일기』 정유년(1597년) 9월 15일, 책 337쪽 재인용)

 

  칠천량해전에서의 참패로 이미 공포에 질려 있던 수군들은 대장선의 분투를 보고 용기를 얻는다. 그들도 싸울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군법으로 다스리겠다는 위협보다도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이길 수 있다는 신념이다. 이순신은 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결과적으로 조선 수군은 명량해전에서 133척 중 31척을 격파하고 일본군을 패퇴시킨다. 임진왜란 전란을 통틀어서 가장 값진 승리였다.

 

  이순신 평전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대목은 소통이었다. 저자도 이순신이 소통의 달인이었다고 평가한다. 번거로웠을 텐데도 자신의 전쟁 상황을 알려야 하는 곳에는 부지런히 전령을 보내어 소식을 보내고 임금에게 장계를 올렸다. 무엇보다도 해전에서 승리한 것에 도취되지 않고, 엄정하게 공과를 파악하여 상부에 보고하는 태도는 놀랍다. 첫 전투인 옥포해전에서 승리하고 전과를 조정에 다음과 같이 상세히 보고한다.

 

좌부장 낙안군수 신호는 왜 대선 1척 당파, 왜적 1급 참수

우부장 보성군수 김득광은 왜 대선 1척 당파, 우리나라 포로 1명 구출

전부장 흥양현감 배흥립은 왜 대선 2척을

중부장 광양현감 어영담은 왜 중선 2척, 왜 소선 2척을

중위장 방답첨사 이순신 충무공 이순신과 다른 사람은 왜 대선 1척을

우척후장 사도첨사 김완은 왜 대선 1척을

우부기전통장 사도진군관 이춘은 왜 중선 1척을

유군장 발포가장 나대용은 왜 대선 2척을

후부장 녹도만호 정운은 왜 중선 2척을

좌척후장 여도권관 김인영은 왜 중선 1척을

좌부기전통장 순천대장 유섭은 왜 대선 1적을 당과하고, 소녀 1명을 구출했고,

한후장 영 군관 최대성은 왜 대선 1척을

참퇴장 영 군관 배응록은 왜 대선 1척을

돌격장 영 군관 이언량은 왜 대선 1척을

대솔군관 변존서와 전 봉사 김효성이 힘을 합해 왜 대선 1척을 당파했으며,

(이상 전라좌도 왜 대선 13척, 중선 6척, 소선 2척 등 21척 당파)

 

경상우도 수군이 왜선 5척을 당파, 우리나라 사람 1명 구출

총 26척을 당파분멸(쏘아 맞춰 깨트리고 불로 태워버림)하고 승리함 (135쪽 재인용)

 

  정신 없는 전쟁 상황 속에서도 장수들이 올린 전과를 세밀하고 정확하게 기록하여 보고하고 있다. 이순신이 외부 세계에 민감하고 총명한 인물임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신상필벌이 명확한 지휘관은 부하들에게 신임을 얻는다. 신상뿐만 아니라 필벌에도 이순신은 엄격하여 탈영의 죄를 범한 병사는 이유 불문하고 처형하였는데, 그가 공과 사를 명확하게 구별할 줄 아는 인간이었음을 보여준다. 대업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면 연민을 가져야 할 때와 엄격하게 처벌해야 할 때를 구별해야 한다. 그는 자신의 과업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결코 냉혈한이 아니었다. 그는 봄의 정취를 즐길 줄 알았고, 막내 아들이 죽었을 때 깊이 통곡하였으며, 1593년부터 돌기 시작한 역병으로 고통받는 수병들과 함께 아파했다. 장수들과도 긴밀한 소통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술자리도 종종 열었다. 그가 과음 때문에 고생했다는 기록도 있는데, 성웅의 이미지와는 일치하지 않는 인간적 면모라 하겠다.

 

  이순신의 총명함과 대척점에 있는 자는 다름 아닌 선조다. 그는 풍문에 의존하여 이순신보다 원균을 더 신임한다. 그는 왕궁을 버리고 피난 갔고, 세자인 광해군보다도 인심을 얻지 못했으므로 극심한 열등감에 시달렸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하고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만 해석하는 편협함을 보인다. 거울방에 갇힌 전형적 인간상이다.

 

선조는 앞서 갑오년(1594년) 11월에 원균을 경상우수사에서 충청도 병마절도사로 옮겨 임명할 당시의 논의 과정에서, 당시 영의정 유성룡에게 "이순신이 혹시 일에 게으른 것은 아닌가?" 하고 질문한 적이 있다. 이에 유성룡은 "이때까지 지탱한 것도 이순신의 공입니다. 그는 수륙의 모든 장수들 가운데 가장 뛰어납니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순신이 통제사로 임명된 지 1년여가 되는 시점부터, 선조는 이순신이 일 처리를 제때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운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균에 대한 선조의 평가는 전혀 달랐다. 선조는 원균을 보기 드문 용장으로서 쓸 만한 장수라고 인식했다. 그는 "원균이 습증에 걸린 몸으로 오랫동안 해상에 있으나 일을 싫어하는 생각이 없고 죽기를 각오했다."라는 말을 전해 듣고, "원균이 하는 일을 보니 가장 가상히 여길 만하다." 라고 평가했다. (284쪽)

 

선조가 원균에 대해 "나랏일을 위해 정성스럽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칭찬하자, 이원익은 "그가 거둔 전공 때문에 인정할 뿐이지, 따지고 보면 결코 등용해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라고 평가하면서 "원균에게는 미리 군사를 주면 안 되고, 전투가 벌어졌을 때나 군사를 맡겨 돌격하게 해야 한다."라고 하면서 평상시에는 군사를 맡길 수 없다고 혹평했다.(286~287쪽)

 

  선조는 여러 가지 증거가 있는데도 자신의 고정관념을 확인시켜주는 사실에만 집중한다. "이순신은 게으로고, 원균은 용맹하다."는 극히 단편적인 자신의 고정관념을 완고하게 지킨다. 도체찰사 이원익은 이순신과 원균 두 사람을 모두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의 평가는 정확해서 실제로 "미리 군사를 주면 안" 된다는 말은 미래를 예언한 듯하다. 그럼에도 선조는 실상과 어긋난 인식을 고수한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나는 옳다'를 확증할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선조는 우울증을 겪고 있었을 것이 틀림 없다. 자기 실존의 부정을 만회하기 위한 방어 기제로 완고하게 에고를 지탱하는 것이다. 우울증과 나르시시즘은 서로 공모하지 않는가. 이순신에게는 나르시시즘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거울방을 나올 줄 아는 사람이었기에 자신이 추구해야 할 목표와 과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순신의 삶은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자기보다 타자에 열려 있는 태도, 이기는 싸움을 만들어가는 집중과 몰입, 다양한 능력을 겸비하기 위해 정진하는 자세는 성인(聖人)의 경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의 빛나는 승리는 초월적 힘이 아니라 지극히 인간적인 노력이 만들어 낸 결실이었다. 역병이 돌아서 자신이 통솔하는 병사의 40%가 죽어나가는 현실을 눈앞에 목도하면 어느 지휘관이든 절망하게 된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이순신은 현전에 갇히지 않고 더 멀리 바라보았다. 그래서 절망에 빠지지 않고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눈 앞에 닥친 문제에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했다. 그가 처음부터 타고난 성인이어서 성웅이 된 게 아니다. 성인이 되기 위한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고, 행동 양식을 꾸준히 지속하고 실천하면서 자기를 완성해갔기 때문에 성웅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자기를 완성하려는 꾸준한 의지와 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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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이순신 평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l**y | 2020.08.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대중에게 익숙한 여러 매체를 통해 이순신의 이야기와 이미지는 시대에 따라 결을 달리하며 지속적으로 생산되어 왔다. 드라마와 같은 매체의 극적인 각색을 통해 대중의 마음 속에 자리 잡은 임진왜란과 이순신의 이미지와, 실제의 역사상은 차이가 있다. 이 책은 이순신의 생애와 임진왜란의 전개를 사료 해석을 통해 서술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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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대중에게 익숙한 여러 매체를 통해 이순신의 이야기와 이미지는 시대에 따라 결을 달리하며 지속적으로 생산되어 왔다. 드라마와 같은 매체의 극적인 각색을 통해 대중의 마음 속에 자리 잡은 임진왜란과 이순신의 이미지와, 실제의 역사상은 차이가 있다. 이 책은 이순신의 생애와 임진왜란의 전개를 사료 해석을 통해 서술하였다. 누구나 아는 듯하지만, 정확하게 알고 있기 쉽지 않은 사람과 사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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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평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빛**걸 | 2015.01.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순신 장군은 임란이 끝난지 40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늘 편하지 않았다. 정치적 이해에 의한 미화와 성웅으로 추앙도 받았고 소탈함이 유행하던 시대엔 재평가란 명목으로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려 이리저리 휘둘려졌다.   그리고 다시 소설과 영화가 유행하는 이 시기 현실 상황과 맞물리며 다시 유행을 타고 있다.   사실, 민족사적 입장에서도 상업적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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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은 임란이 끝난지 40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늘 편하지 않았다.

정치적 이해에 의한 미화와 성웅으로 추앙도 받았고

소탈함이 유행하던 시대엔 재평가란 명목으로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려 이리저리 휘둘려졌다.

 

그리고 다시 소설과 영화가 유행하는 이 시기

현실 상황과 맞물리며 다시 유행을 타고 있다.

 

사실, 민족사적 입장에서도 상업적 입장에서도 장군만큼 강렬하고 드라마틱한 인물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러나, 근래에 유행한 영화와 소설을 보며 기대가 컸던 만큼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름에 꽤 실망하고

때로는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커져 이 책을 선택했다.

 

난중일기를 있는 그대로 가장 객관적으로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는 책이기도 하고,

해당 저자가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연구의 권위자로 인정받기도 하는 이유에서이다.

 

책은 여러 역사 기록에 남은 내용을 토대로 장군은 어린 시절 및 임란 전 육군으로 근무할 때의 일들과

임란 발발 후 하루하루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해 준다.

글의 전개는 소설인 듯 소설이 아니며 화려한 묘사만 없을 뿐 소설 같은 전개를 가져가 읽기에는 무리가 없다.

 

그리고 그 속에서 기존 드라마나 각종 소설들, 영화 등에서 잘못 표현되었던 또는 잘못 이해되었던 부분들에 대해

자연스레 이해하게 되고 새로운 사실관계를 명확히 알게 한다.

 

영화, 드라마 등의 매체 특성상 작가적 상상력을 가미하는 것을 배제할 수 없지만, 또한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고려할 때

역사의 전개는 신중해야 하고 작가가 먼저 역사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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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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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능**이 |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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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영웅이신 충무공의 생애를 조금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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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 | 2021.10.28
구매 평점4점
임진왜란과 이순신에 대해 이해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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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 |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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