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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를 아시나요

서귀포를 아시나요

서명숙 저 / 박지현 그림 | 마음의숲 | 2019년 10월 2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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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374g | 130*195*21mm
ISBN13 9791162850459
ISBN10 116285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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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서귀포는 나이 어린 소녀가 보지 못했던 갖가지 매력을 날마다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사생대회 때 스케치를 하느라고 지겨워하면서 보던 소남머리, 정방, 소정방, 주상절리 절벽과 섶섬을 하나의 화폭에 담은 자구리 바당은 아침저녁으로, 날마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과 빛깔과 풍경을 보여주었다.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회색빛 도시에서 살던 내게 푸르름과 녹색이 한데 어우러진 서귀포는 그야말로 ‘파라다이스’였다. 게다가 빛의 속도로 날마다 마감전쟁을 치르던 내게 서귀포 사람들 특유의 느릿느릿한 말투와 동작, 신호등이 따로 없는 도심 한복판은 저절로 ‘슬로 라이프’로 이동하게 만들었다.
서울에서 언론사 생활을 할 때 틈만 나면 여행책을 읽으면서, 나는 한 지역에서 오래 머무는 여행 생활자들을 부러워하곤 했다. 짧은 여행조차 마음 놓고 떠나지 못하는 신세인지라 그 부러움은 절절했다. 하지만 고향 서귀포로 돌아온 뒤 나는 내 고향을 날마다 여행하고, 아름다운 고향의 길을 날마다 걷는 ‘생활 여행자’가 되었다.
--- p. 14-15

제주에 살면 살수록 제주의 풍경을 완성하는 마지막 신의 붓질은 현무암이라고 굳게 믿게 되었다. 검은 현무암은 제주에 피고 지는 그 모든 꽃과 나무와 덩굴 식물들의 색깔과 모양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무채색의 힘으로 모든 색깔을 더 생생하게 만드는 것이다. 영화로 치면 흥행을 책임지는, 색채계의 신스틸러라고나 할까.
현무암에 대한 내 높아진 자부심과 뒤늦은 사랑을 공고하게 만든 건 산티아고 길을 다녀온 지 몇 년이 흐른 뒤의 일이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일주일간 머무르면서 건축가 가우디의 흔적을 따라잡는 여행을 하던 중이었다. (중략) 이어지는 가이드의 설명이 내 귀를 번쩍 트이게 했다. “이 놀라운 성취가 가능했던 게 가우디의 천재성과 더불어 그의 재능을 아낀 이 도시의 유력자 구엘이 그의 대담한 시도를 재정적으로 충분히 뒷받침한 덕분입니다. 하지만 그 가우디조차도 현장에서 시도하지 못한 소재가 있었답니다. 그건 다름 아닌 화산석인 현무암입니다.” 아, 현무암이라면 내가 나고 자란 서귀포 바닷가에 지천으로 널린 그 까만 돌들 아닌가. 가우디가 그 돌들을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최고의 건축 소재로 여기고 그토록 쓰고 싶어 했다니. 아아!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제주도에는 그런 돌들이 널려 있다고요. 발에 차일 정도로요” 외치고 싶은 걸 애써 누르느라 혼이 났다. 현무암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새삼 몽골몽골 피어올랐다.
--- p. 37-38

설문대할망은 서귀포에서는 날마다 만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서귀포 사람들은 시내에서 바라다보이는 한라산 정상부 모습을 ‘설문대할망이 머리를 풀고 누워 있는 모양’이라고 여긴다. 어른들은 먹구름 낀 한라산을 바라보면서 말하곤 했다. “아고 설문대할망 머리에 시커먼 구름 몰려 있저게. 곧 비 옴직허다게.” (중략)
하지만 한 해 한 해 시간이 흐를수록 서귀포 구도심 지역에서 설문대할망의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는 곳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중략) 설문대할망이 드러누운 한라산 정상부의 모습은 서귀포 어디에서도 볼 수 있도록 신축 건물의 높이를 규제하는 조례를 만들 수는 없을까. 갈수록 답답해지는 서귀포의 스카이라인을 올려다보면서 떠올리는 생각이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르른 하늘을 배경으로 날마다 모습을 바꾸는, 설문대할망의 하루를 엿보는 기쁨을 빼앗기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므로.
--- p. 47-49

사람이 죽었을 때 저승으로 인도하는 별이 북극성이라면, 살아 있는 사람의 길흉화복과 무병장수를 주관하는 별이 남극노인성인 것이다. (중략) 세종대왕이 노인성을 관측하기 위해 관리를 제주에 파견했다거나, 정조가 제주에서 열린 특별 과거시험에 노인성 관련 문제를 출제했다거나, 토정 이지함 선생과 이원조 제주목사 등이 노인성을 보기 위해 한라산에 올랐지만 구름의 농간으로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전해내려온다.
특히 한라산은 노인성이 임하는 곳으로 여겨져 사람들은 이 별을 보기 위해 힘겹게 한라산을 오르기도 했고, 남쪽 서귀진에는 노인성을 관측하기 위한 노인성단을 설치하기도 했다. 서귀진에서 노인성을 관측하는 것은 조선시대 제주의 12경 중 하나인 ‘서진노성’으로 꼽히기도 했다. 서귀포에는 노인성과 관련된 지명도 남아 있으니, 남성리 마을과 삼매봉 정상 부근에 있는 남성대가 바로 그것이다.
--- p. 59-60

그때 서울 한복판에서 걸었던 산책 루트에 비하면 올레센터-걸매생태공원 루트는 황금 루트요 다이아몬드 코스가 아닌가. 다이아몬드 코스를 나 혼자만 즐기는 것도 좋지만, 무릇 아름다움은 나눌수록 귀한 건 공유할수록 더 즐겁고 행복한 법이다. 내가 마음속 보석 걸매생태공원을 감추지 아니하고 이렇듯 만천하에 공개하는 이유다.
걸매생태공원을 산책할 때마다 공원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해준 뉴욕 센트럴파크보다 이 공원이 규모는 훨씬 작지만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센트럴파크 기획자들은 시민들이 정신병원에 가지 않고도 자연에서 힐링할 수 있도록, 일부러 호수를 만들고 언덕을 만들고 잔디를 심었다. 하지만 걸매에서는 인공호수보다 더 자연스러운 생태 하천이 흐르고, 자연이 만들어낸 암반과 언덕이 존재한다.
--- p. 271-272

2020년은 서귀포판 세월호인 남영호 조난사고가 일어난 지 50년이 되는 해다. 기억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재앙은 다시 찾아온다고 한다. 남영호가 제대로 기억되고 추모되고 곱씹어지고 제도적 보완이 이뤄졌더라면 세월호 사건은 되풀이되지 않았을 터. (중략)
항구에는 그날의 아픔을 기리는 위령탑도 찾을 길 없다. 엉뚱하게도 남영호 위령탑은 그 바닷가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정방폭포 주차장 근처 산책로 한켠에 서 있다. 원래 항구에 세워졌던 위령탑은 항만 확장 때문에 바다와는 한참 동떨어진 중산간 자락으로 옮겨졌다가 그나마 유족들의 끈질긴 항의에 멀리서나마 바다가 보이는 곳에 다시 세워진 것이다. (중략) 2020년 사고 50년을 기해서 서귀포항에 남영호 추모비가 되돌아오기를. 그리하여 그 아름다운 서귀포항에서 어떤 죽음과 이별이 있었는지 기억하게 되기를.
--- p. 29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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