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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와 생존을 둘러싼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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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608g | 142*225*30mm
ISBN13 9788995547281
ISBN10 8995547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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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있어!” 경비원들이 소리쳤다. 보이코는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는 성큼성큼 캠프를 가로질러 안으로 들어가서 차를 한 잔 마셨다. 호랑이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되는지를 그 역시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신은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었으므로 서로 부딪칠 가능성은 없으리라는 게 보이코의 생각이었다. 그의 이웃 중 다수가 같은 식이었다. 그러나 하바롭스크 출신의 도회지 사람이었던 두 경비원은 이런 무언의 협약을 알지 못했다. 짐작건대 이날의 경우, 그런 무지함이 두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 --- p.230

이 부분에서는 엘리자베스 마셜 토머스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책 『타이가의 부족』에는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천둥이 치면 호랑이가 포효로써 그에 답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사자, 호랑이, 고래를 제외하고 세상에 어떤 동물이 자신만의 언어로 천지창조에 답하겠는가? --- p.297

체첸에서 비슷한 광경을 목격한 데니스 부루힌을 제외하면, 지금과 같은 상황을 이전에도 맞닥뜨린 적이 있는 사람은 다닐라 자이체프뿐이었다. 그는 열흘 전에도 그러했듯 감정을 자제한 채 묵묵히 상황을 견뎌내며 알렉산데르 포체프냐의 곁을 지켰다. 죽은 이의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지도 뭐라 말을 하지도 않았지만, 옴짝달싹 못하게 그를 옭아맨 침묵 속에서 앞으로 자신을 향해 쏟아질 비난을 미리부터 견뎌내는 중이었다. --- p.313

여성 사냥꾼인 바바 리우다의 감상은 그보다는 더 철학적이었다. “녀석들이 활보하고 싶어한다면 활보하게 두세요. 만약 녀석들이 포효하고 싶어한다면, 젠장, 그러라죠.” --- p.419

포획된 호랑이가 야생에 성공적으로 방사 또는 재방사된 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었다. 포획은 일방통행이다. 이 부분에는 통렬한 아이러니가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 모두 어느 시점부터는 호랑이들이 처한 것과 똑같은 상황에 놓인 셈이다. 우리 대다수가 지금과 같은 곳에서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살게 된 것은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우리의 선조들이, 적응력이 더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더 공격적이기는 한 인간들에 의해 그때껏 살던 서식지와 삶의 방식 밖으로 떠밀렸기 때문이 아니던가. --- p.431

(……) 어느 문화권에서든 부자들, 나아가서는 점차 중간계층까지도 이색적이고 값지고 희귀한, 더러는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기도 하는 상품을 갖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악어 핸드백, 열대림의 목재, 해변의 집, 캐비아, 다이아몬드는 그저 몇몇 예에 불과하다. 자연─그리고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본다면, 호랑이에 대한 인간의 소비욕보다는 석유에 대한 인간의 소비욕 쪽이 단연코 더 해롭다고 할 수 있다. --- pp.433-434

이 처방에 쓰이는 재료는 슬픔이나 죄책감이 아니라 비전과 열망이다. 시베리아 호랑이 프로젝트에서 오랜 시간 현장 코디네이터로 일한 존 굿리치의 말이 이를 가장 잘 보여준다. “호랑이가 생존하려면, 인간이 호랑이가 생존하길 원해야 한다.”
--- p.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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