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2년 12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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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40쪽 | 532g | 145*210*30mm |
ISBN13 | 9788954620123 |
ISBN10 | 8954620124 |
출간일 | 2012년 12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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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40쪽 | 532g | 145*210*30mm |
ISBN13 | 9788954620123 |
ISBN10 | 8954620124 |
책소개 『체인지킹의 후예』는 아버지 없이 자란 세대가 살아갈 방법을 가까운 사람들을 통해 굼뜨게 하나씩 배워나가며 저마다의 상처를 극복하는 성장기라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어울릴 법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엮어내는 구성력과 "특촬물"이라는 생소한 제재를 통해 현 젊은 세대의 "지금-여기"의 풍경을 강렬한 여운과 정감 어린 이영훈만의 필체로 어루만지고 있다. 우리는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가"라는 한국문학의 미래를 빛내줄 확실한 증거이자 믿음직한 작가 한 명을 얻었다. 자, 이제 그가 펼쳐놓은 유쾌하지만 슬픈 울림이 있는 소설 『체인지킹의 후예』에 빠져들기만 하면 된다. 저자소개 이영훈_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8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소설 「거대한 기계」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모두가 소녀시대를 좋아해」로 제3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
제18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다. 생경한 제목에 각종 가면으로 디자인 된 겉표지에 진짜 상을 받은 것인지 의심이 들었다. 오래지 않아 의심을 거두었다. 이제껏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들의 제목들 모두 이상했으니까.
주인공 영호는 보험사 심사팀에 근무중이다. 암보험료 청구를 위해 머리를 민 채 등장한 채연에 뭔가 모르게 끌린다. 말을 잘 받아주는 일곱살 연상의 애 딸린 이혼녀 채연과 영호는 결혼을 한다. 채연이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미국에 있던 아들 샘을 영호가 맡았다.
샘의 휴대폰을 사러 가던 중 영호는 샘이 TV프로그램에 넋을 놓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체인지킹이란 특수촬영물인데 파워레인저 부류의 하나다. 샘과 말을 트기 위해서 체인지킹을 조사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정보가 적은 망한 특촬물이기 때문이다. 샘과 영호, 체인지킹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것이 이 소설의 줄거리다.
소설을 관통하는 소재는 가족이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영호, 약물중독 아버지를 떠나 온 샘 그리고 자신이 왕자로 있던 행성을 탈출한 체인지킹 셋 모두 공통점이 있다. 기댈 곳이 없는 기구한 처지, 외톨이(?) 말과 글로 딱히 정의내릴 수는 없는 그런 점이 있다. 작가가 체인지킹 전문가 민의 입을 통해 자세하게 풀어놓지만 명확하지 않다. 일부러 그런 것일 지도.
남겨진 사람들의 고군분투가 독자로서 씁쓸하지 않아 이상하다. 나름의 행복을 찾은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지도 않는다. 나는 체인지킹의 후예가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긴박한 사건, 심장을 뛰게 하는 긴장감은 없다. 술술 읽히는 쉬운 소설도 아니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소설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체인지킹의 후예야.
따져보면 영호는 채연을 결혼 상대자로 선택했지만, 샘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영호는 그 순간 편안함을 느낀다.
그 어떤 싸움이 없기에, 부딪힘이 없기에 우리는 대부분
영호의 직업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안"의 자신의 역할을 넘은 문제 제기로 인해
우리는 때로는 선택하여 자신의 역할을 결정하기도 하고
그러나 중요한 건
그리고 우리에게 부여된 그 어떤 역할들은
소설의 막바지에 다다르면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으로 살아가며
우리가 규정되기 이전의 삶에서 꿈꿨던 삶은
중요한건 어쩌면
결정적인 순간이 왔을 때 변.신.이라고 외쳐!
생명의 힘으로. 용기를 모아!! 변.신.
살아갈 방법을 가르쳐줄 사람 없는 이 시대의 두려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통해 하나씩 배워나가며
상처를 극복하는 굼뜬 우리의 성장기!!
제목속의 '체인지킹'이라는 단어와 책 소개에 나오는 '변신'이라는 단어.. 를 보면서 평소 유치하다고 생각했던 어린이 프로그램이 생각이 났다. 유명 코메디언이 나왔던 시리즈물이라던가 울긋불긋한 옷을 입고 연기를 피우며 옷을 바꿔입고 희귀한 모양의 가면을 뒤집어 쓰고 나와 악당을 물리치는...
그럼에도 아이들은 그것에 열광하고 그 프로그램에 나왔던 옷이나 도구들을 사가지고 흉내를 내면서 논다. 우리 아이도 변신 로봇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선물이라 생각하며 그것을 사 모으곤 했던 때가 있었다.
'특촬물' 이 소설을 통해 알게 된 단어.. 특수촬영을 한 시리즈물들이다. 파워레인저, 울트라맨... 이렇게 주인공의 이름을 떠 올리니 아하..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이었구나.. 하고 이해가 금방 되었다.
그러한 특촬물중의 하나인 '체인지킹' 물론 직접 방영이 된 것이 아닌 작가가 만들어낸 특촬물이다.
조잡하고 이야기가 말도 안 되고 주제가의 가사도 너무나 유치한.. 그래서 조기종영이 되고 그 이름조차도 가물가물한... 하지만 거기에 출연했던 남자배우가 지금 인기 배우가 되었기에 그나마 케이블티브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인 체인지킹.. 왜 우리는 그런 체인지킹의 후예인지.. 작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기로 했다.
이야기는 작은 소제목을 달고 전개가 된다. 그 작은 소제목은 그 단락에서 말하고자하는 대표적인 대사나 구절이었다.
그 첫 이야기가 0.우리 결혼해.. 였다.
밑도 끝도 없이 특촬물관련 이야기에 결혼해?? 라니..?
그것도 평범한 결혼이 아니었다. 보험심사원인 영호와 자궁경부암2기 환자인 채연.. 우연히 회사 로비에서 만난 채연.. 머리를 파르라니 깍고 하얀 블라우스와 검정치마를 입고 있던 채연.. 그리고 또 우연히 냉면을 같이 먹게된 채연.. 그녀가 영호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신경이 쓰였고 결국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심상치 않은 이러한 심정을 채연에게 고백하니 그녀가 한 말.. 그럼 우리 결혼해.. 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순애보와 같은 러브스토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했지만 피보험자와 보험심사원이라는 입장때문에 오해를 불러일으킬까봐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못했고 채연의 치료로 결혼을 했지만 같이 살지도 못하는 입장.. 그리고 채연은 중학생또래의 아들까지 있는 이혼녀였으며 영호보다는 여덟살이 많은 연상녀였다.
미국에서 아버지와 살고 있던 그녀의 아들 샘이 귀국을 하고 영호는 아.버.지가 된다.
낯선 환경때문인지 도무지 영호에게 입도 열지 않고 마음도 열지 않는 듯한 샘.. 어느날 우연히 거리에서 쇼윈도우를 통해 보게 된 체인지킹이라는 특촬물 프로그램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샘..
그러한 샘을 보면서 그와 친해지기위해 그가 관심을 보이는 체인킹에 대해 알아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등장 인물들은 저마다 가지고 있는 자신의 상처..결핍.. 부재.. 등의 모습을 들어낸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누군가에 그해 들어나게 되는 결핍들..
영호는 아버지, 어머지의 존재조차도 모른 채 할머니와 이모들에 의해 키워졌다, 할머니의 장례식날 철조망과 함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상처로 기억되고 있는 어머니라는 존재.. 그리고 아버지의 부재..
채연과 이혼을 하고 미국으로 아들 샘을 데리고 간 샘의 아버지.. 그러나 약물 중독에 빠지게 되고 샘은 그런 아버지를 떠나 채연이 있는 한국으로 들어오게 된다.
체인지킹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만나게 된 민..
7년이상을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오로지 온라인상으로만 세상과 대화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민..
그의 독설 속에서 영호는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마주 대하게 되고 그것이 두려워 민을 원망하지만 결국 다시 민을 찾게 되는 자신을 보게 된다.
무엇인가의 인력에 끌려 아무 자성 없이 살아가는 삶이라면 네게도 익숙한 거니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너는 어딘가에 푹 빠져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 아주 잘 알고 있어. 애니메이션이니 영화니 게임이니 하는 예를 들었지만, 지금 이 시대에 그렇게 살지 않는 사람은 없어. 세계의 구축이 정교하면 정교할수록 인력은 강해져. 그런데 인력이란 건 세상 어디에나 있어. 돈은 일력이야. 명예도 인력이지. 야심도,자존심도 모두 인력이야. 하다못해 장래희망이나 목표, 꿈 같은 것도 인력이지. 거기에 빠지고 즐기는 느낌은 분명 판이하게 다르겠지만 인력에 끌린다는 건 결국 행위의 결과만으로는 만화영화나 게임에 빠지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 그저 사람들이 더 많이 줄을 선다는 것이 다를 뿐이야.. (P268)
부정하고 싶지만 자신도 모르게 자성보다는 어떤 인력에 끌려 살아가는 모습.. 자신이 샘과 친해져야한다는 것도 진정으로 그 아이를 위해 그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보다 내가 채연과 결혼을 했으니 내가 그 아이의 서류상의 아버지가 되었으니 해야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그리고 자신은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었기에 그 다가감이 더 힘겨웠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는 영호가 아버지가 되어야한다는 것은 그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기 보다는 해내야만 하는 과제로 여겨졌던 것 같다. 더군다가 자연스럽게 생긴 나의 아이가 아닌 관계에 의해 만들어진 아들 샘에 대해서는..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한 발자국씩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배우듯 그렇게 아버지가 되고 있다.
뒤뚱거리다가 넘어져 무릎팍이 깨지는 아이들처럼..그렇게 넘어지며 꺠져가며 그리고 그를 다시 잡아 일으켜주는 이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중의 하나가 지금은 모든 이들의 기억속에 사라져 허름한 컨테이너 박스 속에 먼지를 뒤집어 쓰고 남아 있는 체.인.지.킹.. 이었다.
민의 도움으로 체인지킹의 소품들을 모아 놓은 컨테이너 박스를 찾게 된다.
검은 투구부터 육중한 어깨와 탄탄한 가슴을, 부풀어 오른 허벅지와 손과 발, 정말 살아 있는 건 아닐까?
지금 여기에 이렇게 확실한 질감으로 우뚝 서 있는데. 그렇다면 정말로 살아 있는 께 아닐까? 파편이 된 줄거리도, 조악한 모방도, 무언가의 반복도 아니다. 머나먼 별에서 찾아온 외로운 이방인.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홀로 남게 되는 용사. 숲과 벌판을 뛰어다니며 소리를 지르고 , 팔을 뻗고,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던 영웅, 살아 있었던 무엇인가가 지금 이 순간 붕명 여기에 있다. 쓸쓸한 사람의 쓸쓸한 이야기가 지금 여기 끝나가고 있다 (p388)
그렇게 영호와 샘은 체인지킹을 바라보며 무심고 맞 닿은 손을 잡게 되고 서로 마주 보며 이야기를 한다.
"생명의 힘으로"
"용기를 모아."...
그렇게 그들이 함께 하게 된 그 날.. 채연은 수술대 위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영호는 해체되었던 가족이라는 파편들로 인해 받았던 상처를 잊고 이제는 자신이 파편의 한 조각이 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걸을을 시작한다.
채연의 아들이자 이제는 자신의 아들이 된 샘, 이제는 세상과 조금씩 소통하는 노력을 시작한 민..
그리고 자신을 아들처럼 바라보는 안.. 그들과 함께..
그리고 그에게 물어본다..
영호 괜찮아?
그리고 그는 대답한다.
나는,
괜
찮아...
유치하지만 왜 이런 류의 특촬물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더 이상 후퇴할 곳이 없는 상황..
그들은 변.신.을 외치며 더 멋진, 더 강한 모습으로 바뀌고 그 순간을 극복(?)하고 오히려 자신을 그런 상황으로 몰고 온 상대방을 물리치고 승리한다.
나도 어느 상황에서는 맘 속으로 변.신.을 외치며 극복하고 싶고 물리치고 (?)싶은 상황들이 있다.
현실적으로 그들처럼 멋진 모습으로 변신하여 악당(?)들을 물리칠 수는 없지만..
웬지 나도 외쳐보고 싶어진다..
"생명의 힘으로, 용기를 모아.. 변.신.."
파워레인저 엔진포스...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는 특촬물중 유명한 시리즈의
한 컷을 찾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