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도 안되었는데
벌써
세상구경을 시켜달라고 야단이여
사라
길라는 수술로 난관을 치루고
태어난 쌍둥이 자매, 이제 고등학교 1학년
거기에 안타깝게도
시각장애인이라니
부모님의 마음은 하늘이 무너지는 대혼란
그런 역경 속에도 불구하고
비장애인조차 극복하기 힘든
스키라는 운동을 선택하다니
--- p.15
그동안
40여 년의 세월
평생교사로 교수학습활동에 전념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교육가족 여러분 덕분에
정성 들여 글을 쓸 시간을 가져
그 결실물을 출판으로 내놓게 되었음을
기쁘게 생각하네
조촐하게 가족적 분위기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자 하오니
--- p.39
베기에는
벼, 보리, 옥수수 대궁, 깨, 조, 밀, 호밀, 수수
심기에는 모, 배추, 무, 고추, 파
몰기에는 소, 닭, 토끼, 강아지
소는 아주 친근한 동물
순종을 잘 하니 가까이하기엔 안성맞춤이라
소죽을 끓이고
소꼴을 베어 오며
때로는 몰고 나가서 직접 풀을 뜯기네
소는 등록금의 원천, 새끼를 낳게 하여 잘 기르면
막대한 돈이 쏟아지지만
늘 농부들의 땀을 상기하는 마음이 앞서네
--- p.117
가족, 친지, 담임 선생님, 친구, 일가
주위 여러분들의 권유에 의거
나의 적성에 맞게 사범대학을 선택하기에 이르렀지
학사 학위로 졸업을 하고
중위계급장을 달고 28개월의 군대를 마치니
이제 영어교사 발령을 받을 때가 도래했네
첫 발령 지역이 탄광촌
장화 없이는 다닐 수가 없는 오지
주변 환경이 너무 안 좋아서 다른 지역으로 옮길 생각이 앞서네
그렇게 하여
영동으로 터전을 잡아
오늘에 당도하게 되었지
--- p.151
나이에 휘둘리지 말고
나이를 극복해
힘차게 활동하여 청년을 뽐내네
‘나이야가라’, 나이트클럽도 있었지
그러면서 노익장을 과시하며
나이야 가라! 외쳤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자꾸 나이를 돌아보면
세월의 흐름에 감각이 무뎌져
‘내 나이 묻지 말라’ 하지만
만나면 얼굴과 나이를 보게 돼
가는 세월, 주름살은 붙잡을 수가 없다네
--- p.212
이런 건 처음이야,
교사에서 진정한 선생으로
스승에서 겸손한 멘토가 되도록 가일층 노력하는 계기
판대기에 글을 써서
존경과 사랑을 보내니 눈물의 감동이여
초상화도 그렸어, 재주꾼이 많아
꽃다발, 장미 안개꽃
짧은 편지글
풍선에 하트모양을 넣어서 인연의 고리를 붙잡네
담임일 때도 받지 못했던 이런 뜨거운 감격
부담임인데도 마음에 와 닿는 무엇이 있었는지
어딘가 모르게 사제지간에 친근감이 묻어나, 이런 건 처음이야
--- p.270
박용녀시인수필가님의 부부애는 삶에 표본을 보여주는 듯, 요소요소에서 향기가 풍겨 닮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져보았습니다. 거기다가 삶에서 피어나는 자연스런 쓰기가 돋보이는 것은 아마 저의 생각에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밴드에서 쉼 없이 오가는 글들의 향연에 제가 미처 따라가기가 버거운 것이 오히려 저의 공부를 재촉하는 사례도 되어 기분 좋은 일이 예서제서 벌어지니 이렇게 만남이 좋을 수가 있나요. 임사진작가님의 말에서 시상이 떠오르는 경우도 있으니 어쩜 그렇게 금슬이 좋기로 짐작이 서는 천생연분의 부부연인지, 그분들과의 만남도 행운 중에 금상첨화입니다.
이혜영 한영숙 김미라 염선옥 김은경작가님들의 신세계문학 발전을 위한 헌신과 열성이 두드러지게 보여 앞으로 ‘운율마실’은 승승장구하리라 조심스런 판단을 내려 봅니다. 저도 거기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개가 무량합니다.
--- p.288
지금까지 일간지, 교지, 영어신문,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에 취미와 관심을 가져왔는데, 이제 다시 정리하는 의미를 담아 책을 제작하겠다는 과정에 다다르게 되었음에 설렘이 동반됩니다. 그동안 글을 쓰면 ‘출판은 어떻게 하지?’ 의문을 가지고 망설는데, 은퇴설계 연수장 근처에 있는 찻집을 방문하여 거기에 진열된 책을 열다가 저자의 소개문에 번쩍 눈이 열리는 감격이 함께 합니다. “글을 써서 보내주면 작가로 만들어준다”라는 희소식입니다. “바로 이거다.” 쾌재를 부릅니다. 카페 주인에게 두 권의 책을 구매해서 시집의 내용과 구성을 자세히 살펴보는 기회입니다. 주위 상황에서 찾아 메모하여 구상한 것이 다량으로 머리에 들어 있어서 자세한 쓰기 계획을 세우는 데는 별로 어려움은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 p.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