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신발을 멀리 던지면 누구나 길을 잃겠지

신발을 멀리 던지면 누구나 길을 잃겠지

걷는사람 시인선-018이동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12
정가
10,000
판매가
9,0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43쪽 | 178g | 125*200*10mm
ISBN13 9791189128630
ISBN10 118912863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아무도 나를 찾지 않을 때
내가 찾아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는 것이었지
지금도 여전히
--- 「숨바꼭질」 중에서

무승부가 없는 놀이
나는 지기만 했지
바위는 보에 지고 보는 가위에 진다
조금만 기다리면 데리러 온다고 했지
--- 「가위바위보」 중에서

발 하나 들어 있지 않은 난전의 신발들
맨발보다 더 시려 보이는 저 표준의 사이즈들은
몇 번을 신어 보고 몇 번을 돌아서 보고
몇 번을 벗어두고 나서야
발의 온도를 이해할까
오늘도 얇은 먼지와 흰 눈에게 제 크기를 내어준다
겨울, 한기를 견디던 힘으로 발을 기다리는 일
진열이 아닌 나열의 추운 발
그러나 아무도 저 시린 발은 사지 않겠다는 듯
지나가는 걸음들은 빠르다
맞춤이 아니어서 주인이 없는 발
--- 「신발」 중에서

몇 장의 꽃잎 세는 동안
손가락 끝을 빠져나가는 꽃

내리실 분은 벨을 눌러주세요
난 여기까지야
저녁마다 버튼이 붙어 있다

꽃잎과 꽃잎 사이로 차창이 지나고
졸음이 밀려오고
꽃에 내리려면
건망증만큼의 할증이 있어서

몇 장의 붉은 꽃잎
다시 세는 동안
덜컹, 흔들리는 버스

어떤 꽃은 나무에 들어 햇살만 축내고
한철 흩날리는 봄
우린 다른 봄을 살았을까
난 여기까지야
--- 「환승」 중에서

신발을 멀리 던지면 누구나 길을 잃겠지

모래톱에 찍힌 발자국에는
지난밤 큰 물고기를 물가까지 끌고 나온 수달이 있고
들쥐를 쫓는 너구리가 있고
황조롱이 한 마리 앉았다 날아오르고
--- 「신발을 멀리 던지면 누구나 길을 잃겠지」 중에서

바래다줄게, 꽃 피는 근처까지

막 햇빛이 다녀간 벤치에 앉아
지루한 발밑에서 절걱거리는
돌멩이 소리를 듣곤 했지
문득 새들이 날아들었다 흩어지고

갓 쌓인 눈에 발이 잠기는 순간까지만
바래다줘
말을 걸지 않았다면
이곳까지 올 일도 없었을 거야

어디?
오래된 질문이 마음에 들어
--- 「바래다줄게」 중에서

차라리 맨발로 땅을 걷고 싶어요 계모와 이복언니는 행복의 전제 조건인가요? 행복해지기 위해 얼마나 더 불행해져야 할까요 계단은 너무 길어서 구르거나 넘어지거나 일정 부분은 운명에 맡겨야 해요

어느새 시간은 자정이 다 되어가고 여자의 유일한 혈육인 신발은 꽉 끼어 잘 벗겨지지 않아요
--- 「술에 취해 우는 여자는 어떤 얼굴을」 중에서

엄마는 만국기 중 어느 국가에서 펄럭이고 있을까
매트 위를 한 번 구르고
훌라후프 두 개를 빠르게 통과한다
몇 개의 장애물을 지나
작은 쪽지를 펼쳐 엄마가 나오면
나는 잠깐 동안 지워지는 아이

해마다 할머니는 엄마가 있다는 나라를 바꿨다
안경 낀 할아버지
교감 선생님
쌍꺼풀이 있는 남학생
파마머리의 아주머니
기형적인 가족이어도 너무 좋아
엄마가 아닌 사람의 손을 잡고 뛰는 나는
세상에서 제일 빠른 아이

할머니는 흙이 묻지도 않은 내 운동복을 자주 털어 주었고
가끔 올려다본 하늘엔
만국기처럼 많은 엄마의 나라들이
바람에 흔들렸다
--- 「가을 운동회」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여기 가족(들)을 필경해야만 하는 권리가 있다. 시집은 온통 할머니, 엄마, 남동생, 자신의 아이, 심지어 계모와 이복언니까지 등장하는 나무형(Tree Structure)이라는 가계도의 형식을 따라간다. “찢어지거나 구겨지거나 버려지는”(「철거 통지문」) 가족사는 시인에게 “그렁그렁 괴어 있는”(「숨바꼭질」) 유일한 방법이다. ‘자정이 있는가?’라는 의문이 품는 울음을 담는 욕조, 그게 “손과 발을 만들고 외로움을 만들었”(「욕조에서」)다. 물의 외로움이라는 깊이에 엄마가 있다. 시인의 탄생은 “엄마가 만들어내는 가장 슬픈 자리”, 이것은 발명일까. 차라리 “엄마를 지목하”고 “엄마를 의심”하고픈 욕망이다. “세상에서 내 대답을/ 가장 믿지 못하는 사람”(「죽은 신부의 얼굴」)이기에 엄마를 떠나 ‘새로운 얼굴’을 꽃피우고자 한다. 엄마에의 투영은 “나는 죽어서도 이곳에 오지 않을 것이다”라는 살아 있는 독백을 반복하면서, “낮에도 죽은 사람들을 보고 다”(「꽃놀이」)닌다. 엄마 대신 등장하는 할머니가 ‘검은색 세월’로 이미 ‘죽은 할머니’인 것조차 놀랍지 않다. “늬 엄마가 너를 몇 번이나 흘릴 뻔 했단다”(「공기놀이」)라는 할머니 말을 믿으면서, “얼굴보다 손바닥이 먼저 늙는”(「손금」) 유년기가 지나갔다. 엄마가 되려 하고 엄마가 된 가족사에서 태어난 벚꽃의 아이들은 “내가 나를 지나면서 두고 온 아이들”(「가임기의 나를 지나는 아이들」) 또는 “우리는 하나이거나 둘”이다. 너/ 아이 속에서 나/ 엄마를 보는 나무형 가계도가 다시 자란다. 때로 “발 하나 들어 있지 않”(「신발」)다는 신발, 때로 “나는/ 나를 만신창이로 만들 수 있는”(「가위바위보」) 놀이, 때로 “집을 보러 다니듯 나무들을 보러 다”(「나는 죽어서도 이곳에 오지 않을 것이다」)니는 나무, 때로 “꽃잎이 커다란 아홉 송이 홍작약은/ 수백 번 내 손에 포개지던 손”(「죽은 신부의 얼굴」)들처럼 몸을 통과하는 것들은 죄다 가족이라는 얼굴/ 기억을 가졌다. 스스로 위로하는 몸의 다른 의무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 마음껏 파괴되었던 무릎의 문양을 읽었다.
- 송재학 (시인)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9,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