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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보다 시적인 사랑노래

시보다 시적인 사랑노래

[ 전2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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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130*210*20mm
ISBN13 9788997758555
ISBN10 8997758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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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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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나는 어릴 때 눈사람의 죽음에서 인간 삶의 자연스러움과 당연함을 배운 것 같다. 눈사람은 햇살이 나면 자연스럽게 녹는데, 그것은 눈사람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운명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을 사는 눈사람은 차에 치여 죽는다. 이 얼마나 슬프고 당혹스러운 일인가. 눈사람마저 차에 치여 죽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
(중략)
눈사람이 태어나지 않는 21세기. 인간을 복제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눈사람은 만들려고 하지 않는 21세기. 설혹 눈사람이 태어난다 하더라도 자동차에 치여 죽어버리는 그런 세기의 삶은 불행하다. - 정호승‘눈사람도 자동차에 치여 죽는다’중에서

왜 나는 쩨쩨한 일에만 열받는가. 저 정치인과 재벌들 대신에, 정치인과 재벌들의 부패와 타락 대신에 2,500원짜리 짜장면의 양이 적다고 열받고, 치사하게 열받고, 중국집 하마 같은 주인놈한테 욕을 하고, 치사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을 위해서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고, 미군 주둔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적십자 회비를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반장에게만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가.
(중략)
새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구름이 나무야 물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 안도현‘나는 쩨쩨한 일에만 열받는다’중에서

내게는 아주 먼 이야기처럼 생각되었던 사랑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 내게 와서 끊임없이 말을 걸고 있습니다(말을 거는 것이 누구인지 나인지 당신인지 사랑이라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내게는 그런 운명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도둑처럼 내 안에 들어와서 나가지 않고 벌써 몇 달째 살림을 살고 있습니다. 듣던 음악도 그전에 듣던 음악이 아니고 바라보는 책상 모서리도 예전의 책상 모서리가 아닙니다. 생전 처음 보는 나 자신의 모습을 볼 때가 많습니다. - 장석남‘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중에서

옆에서 보면 사랑은 다 그렇다. 측은하고 유치하고. 그러나 자신이 해보면 또 다 그렇다. 위대하고 결정적이고 운명적이고…. 사랑은 불연속적인 두 개체가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이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혼자 있는 것도 불가능하다. 심심하고, 외롭고, 허전하기 때문에. 그래서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하나로, 오락가락하다가, 그 힘든 시소놀이를 하다가, 사람은 죽는다. - 하응백 ‘사랑은 다 그렇다’ 중에서

《두 번째 사랑이 온다면》

순간순간의 찬란한 생명에 박수를 보내야한다. 그가 장미꽃이면 박수 열 번 백합이면 여덟 번 히아신스면 다섯 번 수선화면 세 번 민들레면 한 번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민들레는 민들레대로 최선을 다해 꽃을 피운다.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이 좋으면 크고 윤기가 흐르는 꽃을 피우지만 주어진 땅과 햇볕이 좋지 못하면 작고 보잘것없는 꽃을 피운다. 그렇다고 보잘것없는 꽃을 피운 민들레에게 왜 다른 꽃들처럼 크고 윤기 나는 꽃을 피우지 못했냐고 질책할 수는 없다. 그도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꽃을 피워 낸 것이다.
신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조건을 주고 훌륭한 꽃을 피우라고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에 맞추어 최선을 다해 꽃과 열매를 맺으면 된다.
저기 있는 친구들은 붉은 꽃을 피우는데 왜 난 흰색의 꽃을 매달고 서 있어야 하느냐고 괴로워하지 말자. 단지 온실 속에 서 있는 꽃이 아니라면 충분하지 않은가.
비바람과 천둥 번개 속에서 꿋꿋이 견디며 피워 낸 꽃이라면 그것이 큰 사랑이든 아주 작아서 어디에도 내놓을 수 없는 사랑이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 않은가.
내 사랑은 나의 것이다.
누구의 눈길도 의식할 필요가 없다.
내 사랑에만 충실하면 된다.
내 사랑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사랑도 꽃피우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는 것이다.
작지만 당당한 꽃을 피운 내 사랑이 자랑스럽다. _LOVE 002

그토록 알고 싶었던 마음이다. 하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사람들은 철두철미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있다.
하늘에서 오는 별빛을 잡으려 지붕에 꽃 한송이를 매달았다. 두 번째 사랑에 빠지면 처음의 사랑을 잊을 수 있을까.
한순간 눈이 반짝이는 사랑.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건 규칙에 없는 것이다.
누군가를 붙들고 자신에게 닥친 행운을 말하고 싶다.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꺼지는 노을의 꼬리를 잡고 모르는 일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
신의 곁에서 날개 깃털을 다듬으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까.
신의 능력을 조금만 나누어 받을 수 있으면 이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 _LOGNING 001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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