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전, 목사의 길을 앞둔 한 청년이 바라보는 한국 교회의 현실은 매우 심각했다. 국내 교회 약 3만 5천개 중에 1퍼센트만이 대형교회였고 전통 있는 중소 교회의 80퍼센트는 미자립 상태였다. 대기업이 많다고 나라를 먹여 살리는 게 아니다. 서울만 잘 산다고 대한민국 전체가 잘 사는 게 아니듯이. 중소기업이 건강하고 중소도시도 건강해야 나라 전체가 건강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중소교회가 많아야 한국 기독교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그는 그가 자라온 대도시를 떠나 소외된 중소도시에서 교회를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생각한 곳이 대전 유성이었다. 당시 공단과 과학기술단지가 막 들어설 때여서 새로 유입되는 인구를 섬기는 교회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옆에 앉은 사람들이 하는 이상한 얘기를 듣게 됐다. 서울의 한 대형교회가 경기도의 한 지역에 지교회를 지어서 목사님을 파송했는데 지역주민들이 너무도 괴롭혀서 목사님이 야반도주했다는 것이다! 아니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한국 땅에 그런 곳이 있다니!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에서 불같은 의분이 일었다. 그래서 물었다. ‘그 이상한 곳이 대체 어딥니까?’---p.26
창립 11주년 행사로는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하지 못한 부부들에게 합동결혼식을 치러주었다. 평화교회가 열한 돌을 맞은 것이 교인들만의 기쁨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기쁨이 되기를 바라서다. 창립 12주년 때는 지역 주민 1000여명을 초청해 잔치를 열었다. 교회 안팎 구분 없이 함께 기쁨을 나누고 축하해주는 풍성한 축제였다.
게다가 평화교회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소소한 이벤트를 자주 해 왔다. 〈택시 타고 교회 오는 날〉 캠페인을 하면 주일날 교인들이 각자 집에서부터 택시를 타고 “평화교회 가 주세요.” 한 다음에 김밥 한 줄 싸 온 걸 기사에게 준다. 그리고 교회까지 오는 동안 복음을 전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내릴 때엔 꼭 ‘거스름돈은 가지세요.’라고 말한다. 택시는 광주 뿐 아니라 경기도 구석구석으로 돌아다니기에 택시기사 한 명이 새 사람으로 거듭난다면 마치 ‘복음 택시’를 지역 구석구석으로 파송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교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강대섭 집사는 “복음전파 목적이 1순위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저희의 작은 섬김으로 택시 기사님들의 기분이 좋아진다면 광주시 전체가 흥이 날 것 같았어요”라고 말한다.
하나님이 주신 비밀을 품은 자로서 혼자서만 꿈꾸는 게 아니라 가슴을 열고 이웃과 소통하고 지역사회 속으로 먼저 한 걸음 다가감으로써 어둠의 영역을 밝혀가는 것. 바로 사마리아를 둘러 가지 않으시고 직접 관통하여 지나가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법이다. 이 땅에 내려와 사람들 틈에서 직접 어우러져 사셨던 예수님처럼, 평화교회 교인들도 세상 사람들과 만나는 접점을 많이 만들었고 섬기며 교제하는 가운데 그리스도의 문화와 삶의 방식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평화교회의 섬김 사역이 도시를 향해 뻗어가는 동안 사마리아 같고 땅 끝과 같았던 역말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고 그 파장은 광주시로도 이어졌다.---p.82
한 마을에 교회가 들어온다고 하면 지역민들이 반대하는 요즘 현실 앞에서 이영재 장로의 소망은 교회가 지역민들의 위로가 되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말하는 사회, 손익 계산이 분명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이렇게 아낌없이 내어 주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이라는 것을 알려 주고 싶다. 또 하나는 행운권 추첨으로 주어지는 5백만 원, 2백만 원의 상금과 참가자들에게 돌아가는 푸짐한 상품들을 보며 이와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한 자원과 넉넉한 풍요를 가지신 분이 우리 아버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 교인들의 섬김과 후원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후원 물품들을 보면서 그는 ‘우리 교회에 이렇게 믿음 좋은 분들이 많나?’ 하고 매번 놀라고 도전을 받는다.---p.168
이제 이립(而立)의 나이, 30세를 눈앞에 둔 청년 평화교회는 ‘비전 2020’을 선포했다. 아줌마축제 때 지역민들과 함께 비전 2020을 공유하고 외쳤다. 비전 2020은 네 방향을 향해 품은 비전이다. 첫 번째는 ‘아, 그 교회! 고향 같은 교회’라고 여겨질 정도로 용서와 용납으로 사람을 회복시키고 균형 잡힌 신앙으로 양육하는 건강한 교회가 되기를 꿈꾼다. 사람을 세워 축복하며 세상으로 파송할 수 있도록 목회자 학교 운영, 선교사 안식관, 시골 목회자 학사관, 은퇴목사 안식관, 목회자 영성 회복 수양관 건립 및 목회자 자녀 교육 지원, 목회자 박람회 개최 등을 계획하
고 있다.
두 번째는 ‘행복한 도시를 향한 꿈’이다. 지역 광주의 역사와 문화를 발전 계승시키고 생명 텃밭 가꾸기, 도시 생태학교 및 도시 농사꾼 양성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또 인재 양성을 위해 지역 내 장학생을 선발하여 해외 유학으로 파송하고 다음 세대에 꿈을 주는 청소년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아름다운 중년의 꿈을 깨우기 위해 학점은행제인 ‘아줌마 교양대학’을 개설하고 아줌마축제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며, 건강한 아버지, 어머니 학교를 개설할 것이다. 시니어, 어르신들의 다시 꾸는 꿈을 위해 시니어축제, 시니어 복지대학, 지식 나눔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각 분야별 지식 나눔터, 진로 상담, 고민 들어 주기 등을 추진할 것이다.
세 번째는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 동포를 향한 꿈’이다. 북한동포 섬기기, 재외 한국인 자녀를 초청해서 언어와 역사 알리기, 다문화 사회를 위한 새로운 가치 창조를 통해 복된 나라, 자랑스러운 나의 조국을 꿈꾸고 있다. 지금 평화교회의 세계선교국 안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팀이 바로 사마리아 비전을 품은 중국과 북한선교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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