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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지만 나쓰메 씨를 찾고 있습니다.

나는 고양이지만 나쓰메 씨를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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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288g | 128*188*20mm
ISBN13 9791190187176
ISBN10 119018717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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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밥 당번이 오늘도 오지 않는다.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있었던 것 같은데 잊어버려서 지금은 없다.
나는 5년 전부터 이 마을에 살고 있다.
이곳으로 오기 전에 딱 한 번 인간의 집에서 집고양이로 살아본 적은 있지만, 지금은 자유분방한 길고양이 생활에 완전히 익숙해지고 말았다. 가끔 고양이 모임에 참가하기만 할 뿐이지 평소에는 그저 한 마리의 고독한 늑대 아니, 고독한 고양이로 살며 한갓진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고양이만 보면 다가오는 인간들이 늘어나서 그리 따분한 줄도 모르겠다.
--- p.7

6. 나는 나쓰메 씨를 즐긴다.
역 근처에 아케이드 지붕이 붙은 상점가가 있다.
휴일에는 인간들로 북적댈 때가 많지만, 평일에는 고양이가 어슬렁거려도 별문제 없을 정도로 한산하다. 비바람도 막아주는 장소라 비를 피하는 장소로 이곳은 안성맞춤이다.
유일한 단점을 꼽자면, 이 상점가에는 가끔 아주 징그러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름에는 꽁꽁 언 커다란 게가 길 한복판에 떨어져 있을 때가 있다. 이런 백주대로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게의 심정을 생각하면 참 딱하기 그지없다.
--- p.41

10. 나는 이제 기다리다 지쳤다.
고개를 드니 공원 구석에 있는 작은 벤치에 한 할머니가 앉아 있었다. 그 집 앞에서 여고생한테 잔소리를 듣고 있던 치매노인이다. 또 잠옷 바람으로 온 동네를 쏘다니고 있었던 모양
이다.
혹시 꿈속에서 어린 나를 안아주었던 건 이 할머니였을까.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냄새가 나지 않는다. 어쩐지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 p.69

4. 나는 놀이 전문가를 고용하고 싶다.
인간의 가치가 딱히 외모의 우월성만으로 정해지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인간은 너무 시각에 의존한다.
분명 인간이 길고양이 같은 생활을 한다면 바로 위험에 휘말려 죽고 말리라. 좀 더 냄새나 소리 등등, 다른 기준도 중시하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우리 고양이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한테 그런 기대를 해봤자 소용도 없다.
--- p.109

내가 끌려간 곳은 항상 가던 동물병원이었다. 안 좋은 예감만 들었다.
수의사가 생긋 웃으며 예전 나쓰메 씨한테 말했다.
“비만이네요.”
“그렇죠?”
예전 나쓰메 씨도 쓴웃음을 지었다.
“요즘 많아요. 그 광고에서 고양이가 먹는 모습이 귀엽다고 자꾸 먹이나 간식을 너무 많이 주는 주인들 말이에요.”
“……죄송합니다.”
예전 나쓰메 씨는 자기 책임도 아닌데 면목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도 괜히 미안해졌다.
--- p.193

9. 나는 가출한 것이 아니다.
내가 향한 곳은 그 흰 고양이가 사는 안경 소녀의 집이었다.
네모난 3층짜리 빌딩 같은 건물에 살고 있다. 흰 고양이의 주인은 어린애인데도 예전 나쓰메 씨 집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저택에 살다니 참으로 건방지다.
건물 뒤에는 커다랗고 멋들어진 정원이 있다. 달콤한 꽃향기가 나는 게 아주 낭만적인 장소다. 우리는 종종 여기서 밀회라도 하듯 만나곤 했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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