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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가장 짧은 영원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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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태 변호사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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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사회 정치 top100 9주
정가
1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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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5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628g | 153*224*30mm
ISBN13 9788984317024
ISBN10 898431702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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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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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는 중간이란 게 없다. 순 빨강과 순 노랑 사이에는 무수히 다양한 주황색이 있다. 하지만 법은 이런 스펙트럼의 세계를 모른다. 너 빨갱이야, 아니야? 너 살인에 가담했어, 안 했어? 순 빨강과 순 노랑은 억울하지 않겠으나 중간에 끼인 무수히 다양한 주황색들은, 빨강 아니면 노랑, 둘 중에 하나로 딱 부러지게 갈라야 직성이 풀리는 법 앞에서 그저 억울하다 눈물 흘릴 일밖에 없다.--- p.49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은 검사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는 증명’을 다했는지에 달려 있다. 반대사실의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 그저 확실성에 근접하는 고도의 개연성만 가지고 유죄를 선고해서는 안 된다고 책에 씌어 있다. 그런데 1심 판결은 그저 개연성만 가지고 사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 6월 11일 밤에서 12일 새벽 사이에 부부 사이에 ‘어떤’ 언쟁이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한다.’ ‘범행도구는 커튼줄이 될 수도 있다.’ ‘07:00 이전에 발화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 이건 판결문이라기보다는 추리소설로 읽혔다. 탐정이나 경찰은 초동 단계에서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검사 단계에 오면 그게 아닐 가능성도 있을 경우 섣불리 기소를 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법관에 이르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있으면 칼같이 무죄를 선고하라는 게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이다. 그런데 ‘일 수도 있다’고? 그럼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 ‘판사는 탐정이 아니다.’--- pp.65-66

사형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은 대개 60퍼센트에서 아래위로 왔다 갔다 한다.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 (……) 이 60퍼센트를 기준으로 흉악범죄가 일어나면 70퍼센트 가까이로 올라가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같이 심금을 울리는 영화가 나오면 50퍼센트대로 떨어진다. 그 영화는 살인범이 잘생기고 동정심을 가지게 할 만한 캐릭터에다, 살인행위도 우발적으로 일어나 어느 정도 변명거리가 있으니 그랬다. 그 영화는 우리에게 사형제도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도록 했다는 점에서는 큰 수확이었지만, 사형의 본질에 정면으로 마주 서지 못한 측면이 분명 있었다. ‘살인범에게 억울하고 불쌍한 면이 있으니 사형은 안 된다’를 넘어서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을 가지고 사형제도에 정면으로 마주서는 게 필요하다. 저 흉악한, 금수만도 못해 보이는 저 사람을 국가 손으로 죽일 것인가,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형은 안 된다’고 말할 것인가.--- pp.98-99

내 눈에 비치는 동네 모습이 참으로 막막했다. 철거 용역들과 전경들이 빙 둘러 포위를 하고 구경하고 있는 가운데, 살던 집과 동네에서 쫓겨나게 된 세입자들끼리 서로 화염병, 돌 던져 가며 싸움을 한다? 어느 편의 잘잘못을 떠나 정말 이건 아니다. 그날 밤 내내 나는 양쪽을 오가며 중재를 했다. (……) 새벽 동이 틀 무렵 나는 망루를 내려왔다. 그 자리를 떠나기 바로 전에 여덟 가구 아주머니들 중 경찰에 안 잡혀가고 유일하게 그곳에 남아 있던 아주머니가 나에게 커피를 권했다. “변호사님, 밤새도록 왔다갔다하면서 너무 고생하셨어요. 커피 한잔 하고 가세요.” 동이 트는 걸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다. 저 망루 아래는 폐허요, 멀리 전경들과 용역들이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 아주머니의 앞날이 잘 상상이 되지를 않았다. 그리고 이틀 뒤 그 아주머니가 망루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10여년 뒤 저 용산에서 벌어질 일의 전주곡이었다.--- p.125

1심 재판부는 검사가 3000쪽 열람등사를 허용하라는 법원의 명령까지 거부했는데도 그대로 재판을 강행했다. (……) 1980년대 전두환 군부독재 때 정권의 시녀 노릇 하던 사법부를 더 이상 인정할 수 없다며 많은 학생, 노동자들이 재판 자체를 거부했었다. 정권의 말을 안 들으면 판사 목이 날아가는 시절이었으니 그래도 판사들 동정해 줄 구석이 눈곱만큼이라도 있었다. 지금은 그런 세월도 아니건만 어떤 판사들은 기득권층으로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많이 가진 사람들 편을 든다. 용산참사 1심 부장판사는 그 뒤 고등부장으로 승진했고, 대법원의 주심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1심에서 대법원까지 1년여 세월을 그저 울면서 보냈다. 아니, 지금도 그 일을 돌이키면 눈물이 난다.--- pp.140-141

재판을 맡을 건가 정하기 위해 만난 피고인들은 하나같이 너무도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었다. ‘정치투쟁’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이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나는 변호를 하기로 했다. 1980년대 집시법,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들은 문자 그대로 ‘정치투쟁’이었다. 그래서 재판 ‘따위’는 문제가 되질 않았다. 재판 거부. ‘그래, 내가 그랬다. 어쩔래. 처벌하려면 해라.’ 하지만 용산참사는 전혀 달랐다. 이건 ‘생존투쟁’이었다. (……) 할 수 있는 데까지 있는 힘을 다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저 평범한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 형량을 1년이라도 줄여야 할 임무가 변호인인 나에게 있었다.--- p.141

2004년 7월 고등법원은 사건의 핵심이었던 후보위원 부분과 책과 글을 쓴 부분, 남북 학술행사 주선 부분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잠입·탈출죄, 그리고 노동당 가입 사실을 숨기고 황장엽에게 명예훼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소송사기죄 두 부분만을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송두율 교수의 완승이었다. 이런 대형 보안법 사건에서 무죄를 받은 나는 법정에서 만세를 불렀다. 하지만 해방 이후 최대 간첩이니 거짓말쟁이니 온통 나라가 망할 것처럼 소란을 피우던 세력과 언론들은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기에 이 무죄판결에는 관심도 없었다.--- p.286

나는 변호사 일을 하면서 수많은 죽음을 만났다. 가장 최근에는 2009년 용산 망루 여섯 죽음을 만났고, 1990년대, 1980년대, 1970년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민주화 투쟁 과정의 죽음이나 의문사를 숱하게 보아왔다. 그런데 1950년 한국전쟁 전후의 억울한 죽음들도 60년 세월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해결이 안 되고 있다니. 내가 사는 이 세상이 참으로 무섭단 생각이 들었다. 새삼 겁이 더럭 났다. 2008년 봄, 울산보도연맹 유족회 김정호 회장이 나를 찾아왔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형사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고 국가로부터 민사손해배상을 받은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 거였다. 아, 이제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6·25와 해방정국 때 사건까지 맡게 되었구나. 나는 국가가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은 우익 북파공작원 사건들도 맡았으니, 좌우를 막론하고 내가 무슨 무당처럼 억울하게 죽은 이들 푸닥거리 하러 태어났나 싶기도 했다.
--- pp.32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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