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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졸업식

엄마 졸업식

: 엄마가 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엄마를 보내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

리뷰 총점9.6 리뷰 18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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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에세이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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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312g | 140*210*12mm
ISBN13 9791156224969
ISBN10 1156224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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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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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흉흉한 꿈을 꾸었다. 어디선가 검은 고양이가 나타가 내 팔을 꽉 물고 매달린 것이다. 팔을 사방으로 세차게 휘둘러보았으나 떨어지지 않아 소스라쳐 일어났다. 검은 고양이의 꺼림칙한 느낌이 안 좋았다.
--- 「3개월 시한부 선고」 중에서

1970년 후반 무렵에 초등학교를 다녔다. 학교에서는 매년 불우이웃 돕기로 쌀을 걷었다. 보통 라면 봉지에 한가득 담아가야 했는데 반만 넣어 갔다. 아니나 다를까? 담임 선생님께서는 쌀을 꽉 채워오라고 하셨다. 아이들이 지켜보는 와중에 불려나가 얼굴이 화끈 거렸다.
일하고 오신 엄마한테 벼르고 별러서 쌀 이야기를 꺼내자 대뜸 “학교에 갖다 낼 게 어딨어? 선생님께 우리 집이나 도와달라고 해!”하셨다. 엄마 말은 우리가 불우이웃이라고 했다.
--- 「잘되는 건 내 탓, 못 되는 건 엄마 탓!」 중에서

밥상 위에 놓인 주발 뚜껑을 열면 봉긋하게 올라온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쌀밥의 구수한 냄새가 코에 전해진다. 밥맛의 기억은 희미해도, 주발에 밥을 퍼주신 온정에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불 보듯 뻔한 얘기일지라도, 엄마가 해주시는 밥은 자식에 대한 사랑이었다.
--- 「엄마도 나를 이렇게 사랑했을까?」 중에서

“엄마처럼 혼자 안 살아!”
이 한마디는 엄마에게 불평을 쏟아낸 말이면서도, 홀로 애쓰며 사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여 한 말이기도 했다. 엄마는 전몰군경 미망인이셨다.
‘미망인(未亡人)’한자를 풀이하면 아닐 미, 망할 망, 사람 인. ‘과부’라는 말보다 어감상은 부드러우나, 실제는 남편을 따라 ‘아직 죽지 못한 사람’으로 낮추어 불리는 말이다.
--- 「어쩌다 싱글맘」 중에서

왜 내 성을 엄마랑 같은 성씨인 오 씨로 했는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해서라도 나를 끝까지 키워 주셨고, 보호해 주신 일이라고 확신한다. 이제는 엄마의 성씨인 오 씨가 더욱 특별한 성이 되었다.
--- 「내 이름의 성은 오씨」 중에서

돌이켜보면 어설픈 경험으로 끝났을지라도 뒤에는 ‘엄마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자문해 본다. 무슨 일을 해도 엄마가 버팀목으로 계셨기에 가능했다. 이래라저래라 말씀은 안하셨지만, 필요할 때는 크게 한 번씩 잡아주셨다.
--- 「엄마라는 이름의 뿌리 깊은 나무」 중에서

입관식에서 엄마의 영면하신 모습을 보았다. 병실에서 본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있는 그대로의 얼굴도 괜찮으련만 화장한 얼굴이었다. 화장이 잘 먹을 리 없는 얼굴에 억지스럽게 해 놓은 화장은 낮도깨비같이 어색했다.
--- 「머나먼 나라에서 초대」 중에서

여름 더위가 느껴졌던 그날, 손수건으로 연신 땀을 훔쳐내며 당신은 사과껍질을 드시고, 나에겐 속살을 주던 시간 속에 들어간다. 오붓하게 같이 걸었던 엄마, 우리 엄마! 두 팔 벌려 힘껏 안아본다.
--- 「그리워하기 전에 그리워하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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