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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어웨이

런어웨이

[ 개정판 ] 앨리스 먼로 컬렉션이동
리뷰 총점9.3 리뷰 12건 | 판매지수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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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508쪽 | 458g | 128*188*25mm
ISBN13 9788901242200
ISBN10 890124220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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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때 칼라가 해준 키스는 줄곧 실비아의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아무 의미 없는 키스일 뿐이었다. 그저 힘내라거나 거의 다 됐다는 의미에 불과했다. 우리는 슬픈 일을 함께 겪은 친구라는 의미에 지나지 않았다. 어쩌면 그냥 해가 났다는 뜻이었을지도 모르고 집에 있는 말들에게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그럼에도 실비아는 그 키스를 폐경기에 나타난다는 열감처럼 그녀의 내면에서 어마어마한 열을 내뿜으며 꽃잎을 활짝 피운 눈부신 한 송이 꽃으로 여겼다.
--- p.31

곧이어 그에게 아까의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남자가 몸을 숙이고 자리 있느냐고 물은 일이며, 그가 자리에 앉은 일, 그녀가 계속 창밖을 내다보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어서 책을 읽어보려고, 혹은 읽는 척하려고 노력한 일이며, 남자가 줄리엣에게 기차를 어디서 탔느냐고 물은 일, 그녀의 집을 알아낸 일, 대화를 이어보려고 계속 말을 걸어서 급기야 자신이 남자를 두고 나가버린 일까지 모조리.
--- p.105

줄리엣은 다시 아이가 되어 이 집에 사는 꿈을 꾸었다. 그렇지만 꿈속에서 방의 위치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낯선 방 중 한 곳에서 창밖을 내다보던 줄리엣은 물살이 호를 그리며 공중에서 반짝거리는 것을 보았다. 물은 호스에서 나오고 있었다. 아버지가 등을 돌린 채 정원에 물을 주고 있었다. 어떤 형상 하나가 산딸기밭을 들어갔다 나갔다 하다가 잠시 후 모습을 드러냈는데 아이린이었다. 단, 유연하고 즐거운 어린 시절의 아이린이었다.
--- p.178

훗날 그녀에게 그녀가 지금 택한 길, 그녀의 인생에 일어난 지금과 같은 변화에 대해서 설명하라고 한다면, 그녀는 문 하나가 뒤에서 꽝하고 닫힌 것 같았다고 말했을 것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꽝 소리 같은 것은 없었다. 그저 묵인이 파문을 일으키며 그녀를 휩쓸고 지나갔고, 남은 사람들의 권리는 간단하게 묵살되었다.
--- p.278

로렌은 친구가 되려는 이 여자의 적나라한 바람이 전혀 놀랍지 않았다. 어린아이와 어른도 얼마든지 동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믿으며 자라온 덕이었다. 비록 많은 어른들이 이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이 사실이 새삼스럽게 내세울 것도 못 된다는 사실 또한 모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기는 했지만 말이다. 로렌은 델핀이 살짝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쉼 없이 말을 늘어놓는 것도, 웃을 일도 아닌데 때때로 웃는 것도, 서랍으로 손을 뻗어 초콜릿 바를 꺼내는 동작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것도 다 긴장한 탓이었다.
--- p.318

밖에 나가자 비는 그쳐 있었고 또다시 태양이 얼굴을 내밀고 젖은 도로 위에서 이글거렸다. 이제 그녀는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학교 다닐 때 수학 문제를 풀러 칠판 앞으로 나갈 때처럼, 암기한 내용을 암송하기 위해 반 아이들 앞에 나가 서 있어야 했던 때처럼 다리가 후들거렸다. 너무 순식간에 다우니 스트리트 모퉁이에 도착하고 말았다. 이제 몇 분 후면 그녀의 인생이 영영 바뀌게 될 터였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지만 더 이상 미룰 수도 없었다.
--- p.388

낸시가 창가로 가 커튼 틈으로 몰래 내다보던 그 순간, 테서가 올리에게 뜻밖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미소는 공모나 사과 또는 일반적인 애교의 뜻으로 짓는 미소가 아니었다. 환영의 미소였을지는 몰라도 분명한 초대의 뜻은 전혀 없었다. 그저 약간의 온정, 테서 안의 편안한 기질을 내보인 것에 불과했다. 그와 동시에 그 미소가 테서의 온몸으로 퍼지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테서의 넓은 어깨가 들썩이더니 어깨 위에 얌전히 내려앉았다.
--- p.44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런어웨이』는 굳이 논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다. 인용문은 이 책을 전혀 대변해주지 못하고, 줄거리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 책을 제대로 대변하려면 읽는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나에게는 아주 단순한 명제가 떨어졌다. 먼로를 읽어라! 먼로를 읽어라!”
- 조너선 프랜즌 (작가)
“앨리스 먼로는 현재 북미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중 최고의 픽션 작가라는 칭호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이다. 『런어웨이』는 경이로운 작품.”
- [뉴욕타임스]
“먼로는 현존하는 작가 중 가장 훌륭한 작가로 일컬어진다. 『런어웨이』에 실린 여덟 편의 단편 중 아무 거나 골라도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타임]
“완벽하다…… 먼로가 여러 페이지에 걸쳐 불러낸 여러 삶의 모습이 워낙 다채롭고 심오하고 완전해서 마치 장편소설을 압축시켜 모아놓은 것만 같다.
- [시카고 트리뷴]
“『런어웨이』는 문학계에서 가장 명민한 인간 영혼 수사관이 이룩한 종합적인 수사 결과일 것이다.”
- [USA 투데이]
“먼로의 수많은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읽고 나면 먼로에 대한 전제가 바뀌고 심화될 것이다. 이보다 더 나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인가?”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위대한 앨리스 먼로는 단편 작가들이 그녀에게 머리를 조아려 경의를 표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 [배니티페어]
“『런어웨이』는 반짝반짝 빛나는 얼음 덩어리 위를 유영하던 철갑상어의 알이 푸짐하게 담긴 커다란 접시와 은색 자개 숟가락이다. 이것만 명심하라, 음식을 먹든 책을 읽든 사랑을 나누든 그 밖에 어떤 짓을 하든 그 이유는 감탄과 기쁨에 젖은 얼간이가 되기 위함이라는 것을.”
- [워싱턴포스트]
“먼로는 조이스가 고개를 조아리고 체호프가 체크메이크를 외치며 항복할 만한 작가이다. 『런어웨이』에 실린 단편 하나하나에는 전형적인 장편소설 한 편을 다 채우고도 남을 정도의 삶이 담겨 있다. 그녀의 여주인공들은 영웅적이다. 독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 [보스턴 글로브]
“요즘 작가 중 ‘사랑의 진행’에 관하여 앨리스 먼로보다 더 설득력 있게 쓸 수 있는 작가는 없다……. 먼로는 현대 단편소설의 살아 있는 거장이며, 그녀가 구사하는 체호프풍의 사실주의, 날카로운 심리적 통찰, 가정생활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연산에 대한 직감은 현대 문학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흔적을 남겼다.”
- [뉴욕타임스]
“감성적이고 통찰력 깊은 작가인 먼로는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무서울 정도로 사실적인 캐릭터를 빚어낸다.”
- [엘르]
“먼로는 인간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서 탁월한 지혜를 보이며, 이야기가 매우 다채롭다. 50페이지도 안 되는 단편 한 편이 장편소설 못지않은 짜임새를 보인다.”
- [피플]
“현실을 조명해주는 작은 걸작들로 꽉 찬 작품…… 의미심장하게 심오하다.
- [시애틀 포스트 인텔리젠서]
“숨 막히게 아름답다는 말 외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
“상처처럼 쓰라리고 숨이 턱 막히는 이야기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앨리스 먼로를 읽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여기에 나오는 단편들은 역경을 통해 강해진다는 진부하고 가슴 따뜻해지는 경구를 선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문학이 주는 크나큰 선물 가운데 하나, 즉 못 견디게 힘든 일을 조금이나마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힘을 선사한다.”
- [볼티모어 선]
“앨리스 먼로 문학의 정수가 정점을 찍은 작품.”
- [퀼&콰이어]
“아름다운 글과 놀라운 사실성…… 그녀가 빚어낸 등장인물들이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금방이라도 책장에서 걸어 나올 것만 같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책을 덮어 충분히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 [로키마운틴 뉴스]
“눈부시다, 놀랍다, 먼로는 연륜이 쌓이면서 무뎌지지 않았다. 오히려 세월이 흐를수록 나날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 [모어]
“소름 끼칠 정도로 잊히지 않는 작품.”
- [뉴욕 옵저버]
“인간의 미스터리에 대한 절제된 관찰. 서스펜스가 느껴진다. 먼로가 제대로 부각시키고 있는 스릴 넘치는 현실의 의외성은 독자를 손아귀에 꼭 쥐고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 [애틀랜틱 먼슬리]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얼마 안 되는 필수요소에서 먼로는 기적적으로 욕망과 절망, 희미해진 희망과 밀려드는 깨달음으로 구성된 무한수열을 뽑아낸다. 등장하는 여성은 모두들 하나같이 남다른데, 그 점이 바로 앨리스 먼로가 경이로운 이유이다.”
- [더 빌리지 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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