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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라르가 만난 파리의 예술가들

볼라르가 만난 파리의 예술가들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상과 화가들의 이야기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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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684g | 140*220*35mm
ISBN13 9788932320656
ISBN10 893232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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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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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이고 냉정한 투자의 기술을 구사한 볼라르. 이런 그를 대하는 화가들의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이고, 평범하기 그지없다. 자신의 첫 개인전을 앞두고 설레어하던 마티스는 자신의 작품이 화랑의 미끼 상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고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시 개막일에 자신의 작품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르누아르와 세잔의 에칭 작품을 꺼내드는 광경을 보고 낙담하는 마티스의 모습은 ‘위대한 현대 미술의 혁신가’라는 그의 일반적인 이미지와 쉽게 겹쳐지지 않는다. 이토록 인간적이고 아주 보통 사람 같은 화가들의 성격, 습관, 취향, 주머니 사정이나 그들에 대한 당대 수집가들의 적나라한 평가 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감수자 서문」중에서

〈뱃놀이에서의 점심〉의 이 화가는, 무용수가 한 쪽 다리를 들고 회전 동작을 지시하는 음악을 기다리면서 바이올리니스트를 바라보고 있는 드가의 그림에 싫증을 내고 말았다. 그러다 어느 날 화상 뒤랑 뤼엘이 이렇게 말했다. “드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정교한 축에 드는 것을 원하는 고객이 있습니다.” 르누아르는 옳다구나 하고 그 그림을 당장 벽에서 떼어 화상에게 넘겼다. 드가는 이 소식을 듣고 화가 나서 자기가 소장하고 있던 르누아르를 돌려보냈다. 그 작품은 드가가 르누아르의 작업실에 갔을 때 선물로 받은 것으로, 파란 옷을 입고 가슴을 드러낸 여인을 거의 실물 크기로 담은 그림이었다.
---「1890년, 몽마르트르」중에서

만하임 미술관이 자랑하는 〈막시밀리안의 처형〉의 다른 버전이었던 이 훌륭한 작품을 마네 부인의 동생은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그리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이 그림이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고 액자에서 꺼내 둘둘 말아 가구 아래 처박아 두었다. 하루는 마네 부인의 동생이 그 그림 자체는 팔 수 없어도 뭔가 ‘건질’ 것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가령 소총을 겨누고 있는 하사만 잘라내도 그럴싸할 것 같았다. 그리하여 그는 그 ‘하사’를 잘라서 팔았다. 일부를 잘라냈더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던 나머지 병사들의 배 부분에 균열선이 도드라져서 나머지는 더욱더 팔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이 나머지는 도로 처박혔다.
---「젊은 화가들의 거리」중에서

미술 애호가에게 길잡이 노릇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주제를 설명하는 것도, 어떤 방향에서 감상해보라고 조언하는 것도 절대 금물이다. 어느 수집가에게 받은 그림 사진이 기억난다. 그는 사진과 함께 편지를 보냈다. “이 입체파 작품은 일전에 당신 화랑에서 산 것입니다. 이 작품에서 카스티유의 풍경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만 그 고장의 분위기가 느껴지진 않네요. 어쨌든 이 작품과 나란히 짝을 맞출 만한 다른 그림을 한 점 더 구입하고 싶습니다.” 나는 바로 답장을 써서 그 그림은 풍경화가 아니고 〈기타를 치는 남자〉라고 지적했다. 나는 고맙다는 답장이 올 줄 알았지만 웬걸, 돌아온 것은 그 그림이었다.
---「애호가와 수집가」중에서

또 한번은 작업실에 갔더니 드가가 알록달록한 나비 날개에 비유되는 특유의 예쁜 색감으로 파스텔화를 그리고 있었다. 내가 화가 라 투슈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그가 이런 부탁을 했다.
“그 독보적인 색감의 파스텔은 도대체 어디서 구해오는 거랍니까? 당신이 좀 물어봐 주시겠소?”
드가를 다시 찾아갔을 때 그는 마침 창가에 판자를 깔고 자기 파스텔을 쭉 늘어놓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파스텔을 햇볕에 노출해서 색이 최대한 ‘바래게’ 해요.”
“그런데 무슨 수로 그렇게 화사한 색감이 나오나요?”
“죽은 색으로 그렇게 하는 거요, 이 양반아!”
---「모네에서 피카소까지」중에서

파리로 돌아올 때 세관원이 수하물 검사를 하면서 그 투우 복을 발견하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일할 때 입는 옷입니다.” 내가 호기롭게 말했다.
“아! 투우사입니까? 좋습니다! 입고 나와 보세요.”
나는 시키는 대로 해야 했다. 금실, 은실 자수가 놓인 재킷에 화려한 바지까지 입으니 꽤 봐줄 만했다. 하지만 구경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나는 군중의 호기심 어린 눈을 피해 얼른 택시를 잡아타고 그 길로 르누아르에게 갔다.
“브라보! 당신이 그냥 모델을 서면 되겠구려!” 르누아르가 나를 보자마자 외쳤다.
---「모네에서 피카소까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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