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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

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

걷는사람 시인선-025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4건 | 판매지수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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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54쪽 | 198g | 125*200*10mm
ISBN13 9791189128777
ISBN10 118912877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너도 알다시피 집에 뭐 있니
난 이제 누구의 식구도 아니야
난 식구들에게 안 한 이야기를 까마귀에게 한다고
조금 있으면 까마귀들이 몰려올 거야
어제보다 많은 이야기를 지어내야겠지
그러니 집에는 너 혼자 가
누가 나를 궁금해하거든 죽었다고 해
--- 「참나무 아래 누워」 중에서

뉴스에서 ‘내성적’ ‘은둔형 외톨이’ 이런 말이 들리면
내 이야긴 줄 알고 잠시 듣는다

전에는 마음속으로 하는 말을 마음속으로 했는데,
이제는 마음속으로 하는 말을 마음속으로 하지 못한다

나는 죽은 나무에 사는 벌레 같고,
이웃은 달과 별뿐인 것 같고,
손님은 바람과 계절뿐인 것 같다

혼자 오래 사는 사람은 기다리는 걸 잘한다
비든 사람이든 기다리면 올 것 같다
죽은 사람도 올 것 같고,
차가운 기체에서 태어난 유령도 올 것 같다

견디기 힘든 건
정적이면서 정적인 고독이 아니라,
정적이면서 동적인 불안이다
치유된 줄 알았던 불안은
옷장 속에 책 속에 피부 속에 잠복해 있다가
게릴라처럼 기습해 온다

혼자 오래 있으면
신의 목소리도 악마의 목소리도 듣는다
신은 내게 원하지 않는 게 많고,
악마는 내게 원하는 게 많다
--- 「혼자 오래 사는 사람은」 중에서

얼마나 더 살아야 할까
얼마나 더 배를 부풀리며 심호흡을 해야
쉬지 않고 먹이를 갈구하는 욕망의 그림자가
나를 포기할까
얼마나 더 걷고 뛰고 기도해야
두통 없는 밤이 찾아올까
얼마나 더 기다려야
네가 빛을 끄고 내 뇌리에서 사라질까
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
왜 나를 보지 못하는가, 어서 와서
아직 남은 내 젊음을 가져가지 않고
늙고 싶다 빨리 늙고 싶다
극도로 무력해지고 싶다
--- 「극심한 오늘」 중에서

나는 이 시간만 되면 부족한 것 같다
뼈도 하나 없는 것 같다
영원히 잘될 것 같지 않다

나는 망가진 채 태어난 것 같고
어려선 누가 고쳐주지 않아 망가진 걸 몰랐던 것 같고
지금은 망가진 걸 인정하기 싫어 고치기 싫다

(중략)

이제 나는 아무 일도 겪기 싫다 행복하고 싶지도 않다
괜찮고만 싶다 나중 말고 지금, 지금, 지금 좀 괜찮고 싶다

나는 거인의 박동을 가진 난쟁이다
아니 난쟁이가 가지고 노는 쥐다 쥐가 빠져나간 쥐다
눈을 다쳐 덤불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어디에 발을 놓아도 편하지 않다
--- 「노을에 대한 내성」 중에서

담 너머 아카시아 꽃이 흔들릴 때면
병들고 싶다 흔들리고 싶다

깊은 밤 구부러진 달빛이 세상을 뒤덮으면
꺾이고 싶다 취하고 싶다
왜 나는 늙지 못할까
왜 나는 달라지지 못할까
이제 그만 말랑한 너에게 닿고 싶다

노란 전등 아래 너를 데려다 앉히고
네 신경이 곤두서는 것을 지켜보고 싶다
오늘은 정말이지 네 손톱 밑에 들어가 눕고 싶다

무료하지 않을 만큼 아프고 싶다 아프게 하고 싶다
더 이상 꼿꼿하기 싫다 꿋꿋하기 싫다
--- 「가시 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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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까만 개미는/계속 계속 다시 출발해서/마침내/집으로 돌아오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김개미 시인의 「개미는,」이란 동시이다. 계속 계속 출발하는 김개미 시인의 분신들은 또 이렇게 새로운 말에 닿았다. “폭탄도 폭탄이고 나무도 폭탄이다”(「폭탄과 나무」)는 이 시집의 슬로건이다. 천천히 오래 터지는 폭탄 같은 김개미의 시들은 특유의 섬세한 보법과 유쾌한 블랙 유머로 가득하다. 이 책에 나오는 뱀, 좀비, 폭탄, 꼽등이, 유령들… 모두는 한 몸이면서도 한 몸이 아닌 여러 개의 부분들이며 김개미 시인의 분신들이다.

김개미 시인은 이미 아무것도 아니게 된 사람이거나 무엇으로든 변신할 수 있는 무엇이다. 내가 “울면 별들이 아름다워”(「내가 울면 별들이 아름다워져」)진다는 문장에 이르러 나는 김개미 시인이 또 다른 말의 대륙에 닿았음을 느낀다. “내가 찾아내지 못해서 더 빛나는 글자들은/아직도 흙 속에서 내 이름을 부른다”(「나는 아직도」). 흙 속에 숨어 있는 글자들을 찾아내는 놀이이면서도 내면을 발굴하는 도굴꾼이자 어디로 튀어갈지 모르는 공, 적소에서 상처를 핥는 짐승이자 제 몸에 문신을 새기는 자가 곧 김개미 시인이 아닐까. 김개미 시인의 시들은 이상한 놀이이면서 동시에 각각의 다른 의미와 다른 층위를 지닌다. 김개미 시인이 펼쳐놓은 다른 시간들과 사물들은 제멋대로이면서도 치밀하게 현재와 결합한다. 오롯이 당신만을 위해 차려진 일인분의 “일인용 인간”(「단독자」)을 음미하라. 김개미 시인의 영토에 온 것을 환영한다.
- 송진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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