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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개의 연구

어느 개의 연구

[ 반양장 ] 카프카 단편집-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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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05일
판형 반양장?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436g | 123*188*30mm
ISBN13 9791160201444
ISBN10 116020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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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하르트와 자무엘?중부 유럽 여러 지역의 작은 여행’이란 표제가 달린 이 소책자는 성격이 서로 다른 두 친구가 평행으로 써내려간 여행 일지를 담은 것이다.
자무엘은 빈틈이 없는 젊은이로서 삶과 예술의 모든 대상에 대해 폭넓은 지식과 올바른 판단력을 키우려고 아주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미건조하다거나 현학적이 되거나 하는 일은 결코 없다. 리하르트는 특정한 관심 영역이 없어 수수께끼와 같은 감정에 의해, 아니 그보다는 자신의 나약함에 의해 더 이끌려가기는 하지만, 그러나 자신의 협소하고 우연적인 행동 영역 안에서는 많은 집중력과 소박한 자주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결코 변덕스러운 희극으로 변질되는 일은 결코 없다. 직업을 보면 자무엘은 어느 예술 협회의 서기이고 리하르트는 은행원이다. 리하르트에게는 재산도 있다. 하지만 그가 일을 하는 이유는, 하는 일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노릇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무엘은 자신의 (실적도 있고 매우 높이 평가받고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야만 한다.
--- p.44 「막스 브로트와 프란츠 카프카의 『리하르트와 자무엘』의 제1장」중에서

우리들의 법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들을 지배하고 있는 소수 귀족계급의 비밀이다. 우리는 이 오래된 법이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지만,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법에 의해서 지배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 분명하다. 만약 민족 전체가 아니라 한 개인만이 법 해석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면, 나는 여기에서 여러 가지 해석 가능성과 그것이 가져오는 불이익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겠다. 그 불이익은 어쩌면 그다지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
--- p.283 「법에 대한 의문」중에서

지금 나는, 내가 아직 개라는 족속의 일원으로서 살고 있고 그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관여했었던 그 시절을 되새겨본다. 그리고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보면, 이 세상에는 예전부터 어딘가 이상한 것, 다시 말해서 일종의 균열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가장 신성한 종족 모임에서조차 어떤 가벼운 불쾌감이 나를 엄습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도 친한 동료들과 함께 있을 때에도, 그래 이따금씩은 아니었지만, 그래 이따금씩이라기보다는 그런 경우가 자주 있었다고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나에게 사랑스런 동료 하나가 나타난 것만으로도, 어쨌거나 새롭게 보이는 단순한 모습만으로라도 나는 당황했고, 놀라워했고, 어찌할 바 몰라 했으며, 나아가 절망적이기까지 했다.
--- p.305 「어느 개의 연구」중에서

굴을 팠는데 잘된 것 같다. 밖에서 보면 단지 커다란 구멍 하나만 보일 뿐이다. 그러나 이 구멍은 사실 그 어디로도 통해 있지 않아 몇 걸음만 가면 단단한 자연석과 만나게 된다. 고의적으로 이런 속임수를 부려보았다고 자랑해 보이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허사로 돌아간 수많은 시도들 중의 한 잔재인데, 결국에 가서는 이런 구멍 하나를 무너트리지 않은 것이 나에게는 잘된 듯싶다. 물론 속임수라는 것은 매우 교묘해서 허다하게 스스로 자멸하여 왔다는 것을 나는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터라 이런 구멍을 통해서 여기 무엇인가 탐구할 만한 것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는 것도 역시 분명 대담한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겁쟁이니까 단지 어쩌면 겁이 나서 굴을 구상하였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나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 p.372 「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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