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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어떻게 읽을까? (큰글자도서)

고전, 어떻게 읽을까? (큰글자도서)

: 인문학자 김경집의 고전 새롭게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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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191*273*30mm
ISBN13 9788969150745
ISBN10 896915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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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과연 햄릿은 우유부단하기 때문에 그랬을까? 다시 오지 않을 그 기회를 왜 놓쳐 버리고 말았을까? (중략) 그날 클로디어스는 저녁기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악당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죄를 알고 있었을 것이며, 당연히 기도를 하면서 신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순간에 찔러 죽인다면? 그것은 복수가 아니라 자선일 뿐이다. 신에게 용서를 받아 정화된 몸으로 죽으면 지옥에 가지 않는다. 그것은 복수가 될 수 없다! 그 짧은 순간에 햄릿은 이렇게 치밀한 부분까지 생각한 것이다.
--- pp.22~23 「햄릿은 결코 우유부단하지 않았다_『햄릿』」중에서

그러나 애덤 스미스가 국가의 간섭 배제를 요구한 것은 요즘 흔히 말하는 무조건적인 규제 철폐와 친기업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 바탕에는 자유로운 개인의 합리적 판단능력과 그에 근거한 시장의 자율적 기능이 전제된 것이고, 탐욕과 비정상적 통제를 거부한다는 중요한 선언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 핵심은 빠뜨리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자유경쟁과 자본축적, 그리고 규제의 축소만을 주장하는 것은 애덤 스미스를 왜곡하는 것이다.
--- p.63 「과연 제대로 읽었을까?_『국부론』」중에서

몽룡은 춘향의 사랑을 확신하지 못했던 것일까? 그는 춘향이 변학도에게 봉변을 당하고 감옥에 갇혔음을 알고 있었다. 몽룡과 춘향,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강자이고 다른 한 사람은 약자이다. 그런데 강자는 장원급제한 어사가 되었으니 더 강자가 되었고, 약자는 그 강자에 대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수청을 거부해서 옥에 갇혔으니 더 약자가 되었다. 그렇다면 몽룡은 사람을 시켜 장원급제한 사실을 춘향에게 알려 희망을 주었어야 했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태연하게 몰락한 모습으로 춘향에게 면회를 갔다.
--- p.73 「대들고 읽으면 다르게 읽힌다_『춘향전』」중에서

인간의 이성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객관성과 명증한 증거가 없으면 온전한 진리를 확보하기 힘들다. 그렇게 되면 가장 권력이 센 세력이 진리를 결정하게 된다. 중세에는 교회가 그런 역할을 맡았었다. 그러나 과학은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실험과 관찰을 통해 객관성을 확보하고 사실을 증명해보임으로써 흔들리지 않는 진리를 밝혀냈다. 이는 문명사에 중요한 전환을 가져왔다. 어떤 권위에도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진리를 밝혀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고함, 그리고 자유는 과학이 인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 p.109 「세상에 고정된 것은 없다_『종의 기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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