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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가는 외딴집

하늘로 가는 외딴집

사십편시선-0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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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7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61g | 133*195*20mm
ISBN13 9788997581245
ISBN10 899758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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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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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가는 외딴집

1
양철문이 하품하듯 바람길을 내주고 있습니다
오후의 고요를 마당에서 뒤란까지 보료처럼 깔아놓고
곤하게 낮잠을 잡니다
가끔 뒤척이며
감나무 그늘을 끌어다 배를 덮습니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도
열린 문밖은 지는 해를 오랫동안 마주하고 있습니다

2
앞마당이 넓습니다
여기에 실려 오는 것들은 모두 상처와 얼룩을 지니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보호하기 위해
한때 자신을 송두리째 내던진 기억들이
하늘로 가는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쌓고 있습니다
그 무언가는
세상 어디쯤, 잘 지내고 있겠지요
시간 속을 나붓대던 구름 몇 장 발기발기 찢어 바람 속에 뿌린 듯
파지들이 돌풍에 쫓겨 우듬지 위로 솟구쳐 오릅니다
글자들도 허공의 세계가 궁금한지 덩달아서 부양을 합니다
세상 속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부유하다 떠들어온 것들
남루한 옷차림의 노숙자 하나
등짐 가득 메고
이쪽으로 오는가 싶더니 곧 저쪽으로 사라져 갑니다
함석 담장 위를 타고 오른 담쟁이덩굴은
여린 손을 뻗어 하늘을 제 품으로 끌어당깁니다

3
고물상 늙은 내외가
언덕과 하늘의 경계를 먼지로 지우며
낡은 1톤 봉고 트럭 뒤 또 작은 집 한 채 싣고 들어옵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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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균 시인의 첫 시집이라니 내가 먼저 감개무량하다. 그는 다른 사람 같았으면 벌써 서너 권의 시집을 상재했어야 할 사람이다. 연배로 보나 시력(詩歷)으로 보나 시에 대한 내공으로 보나 그렇다는 말이다. 그의 서정은 깨끗하면서도 담박하다. 그가 고른 시어들은 단단하면서도 정결하다. 한 편의 시를 매만지며 가늠하는 감각이 예사롭지 않다. “포자는 그늘이 있는 나무에게 가서 / 시린 발목에 맞는 양말을 짜 입힌다”(「이끼」부분) 같은 진술은 웬만한 내공 없인 얻기 어렵다. 그의 시에서 풍기는 향기를 여럿이 맡고 싶다. 일부러 흔들지 않아도 저절로 풍겨 나오는시의 향기를!
조재도(아동청소년문학 작가)

신탁균 시인의 첫 시집 『하늘로 가는 외딴집』에서는 분주하기만 한 현대인의 일상에서 벗어나 지금껏 걸어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느리고 깊은 시선으로 시인은 ‘장미 소담한’ 유년과 ‘꺼먹 고무신’의 시간, 불협화음 가득한 세상을 향해 던지던 ‘돌멩이’의 시간까지를 보기 좋게 아우른다. 그는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시와 그 주변에 오래 머물고 있는 시인이다. 간헐적으로 마주했던 그의 삶과 시에 대한 고뇌가 이번 시집 출간을 계기로 하나의 굵은 매듭이 지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시에 대한 그의 변함없는 천착은 어쩌면 다소 늦어 보이는 열매에 만족하지 않고 더 달고 맛있는 시의 열매를 찾아 새로운 여행을 떠나리라 믿는다. 외롭고 고단한 시업에 천둥 같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유정이(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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