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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숲을 안을 때

바람이 숲을 안을 때

선학시선-0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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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46쪽 | 182g | 128*210*8mm
ISBN13 9788980722662
ISBN10 8980722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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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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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늘빛을 만져보고 싶을 땐
연못가에 가서
물속에 앉은 하늘을 만져봅니다.
내 안에 있는 그대 같아서,
그대가 내게 준 끝없는 마음 같아서.

2
햇살을 만져보고 싶을 땐
강물 가에 가서
물속에 드리운 햇살을 만져봅니다.
내 안을 흐르는 그대 같아서,
그대가 내게 준
꺼지지 않는 생의 불빛 같아서.

3
나뭇잎의 그늘을 만져보고 싶을 땐
연못 아래로 드리운
나무 그늘을 만져봅니다.
내 안에 있는 그대 영혼 같아서,
내 영혼의 가지에 드리운 길이 마르지 않을
값없는 그늘 같아서.
--- p.18~19, 「그대 마음을 만져보고 싶을 때」중에서

내 눈이
네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네 눈은
내 눈 속에 눈이 된다.

하늘이 호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호수의 눈 속에도
하늘의 눈이 있듯이.

내 마음이
네 마음을 안고 있으면
네 마음이 곧
내 마음속에 마음이 된다.

바람이 숲을 안고 있으면
숲의 술렁임이 곧
바람의 술렁이는 마음이 되듯이.
--- p.29, 「바람이 숲을 안을 때」중에서


하늘이 연못에 빠진 날,

그래도
구름은 잘도 빠져나오더니만……
하늘빛은 저 홀로 깊어서
나오지도 못하더이다.
--- p.35, 「무심하야」중에서


네 속엔 시와 같은 영혼의 빛과 향기가 있다.

네가 아니었더라면
네가 그 숱한 오물을
홀로 받아들이고 가져가주지 않았더라면,
온 세상이 쓰레기 같은 곳이 되었을 테니까.
네가 세상을 맑게 비워내는 빈 그릇이니까.
--- p.89, 「쓰레기통에게」중에서


에고가 자작나무처럼
자분자분 불타서
다만 하얀 재만 남아서
다시는 불붙지 아니 하도록, 하여
불붙지 않는 정갈한 고요 하나만
고이 남을 수 있도록….
--- p.114,「선(禪)의 가마 속」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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