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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레이하 눈을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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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692쪽 | 792g | 148*210*36mm
ISBN13 9791189128852
ISBN10 1189128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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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석처럼 가만히 앉아 있던 무르타자가 갑자기 썰매 쪽으로 몸을 휙 돌리더니 경멸의 눈빛으로 이그나토프를 바라본다. 억눌린 호흡이 목구멍까지 솟구쳐 오르고, 턱 끝이 부르르 떨린다. 이그나토프가 허리춤에 찬 권총집을 끌러 길고, 탐욕스러운 총열을 지닌 검은색 권총을 꺼내어 무르타자를 겨누며 공이치기를 당긴다.
ㅡ못 내줘!
무르타자가 씩씩거리며 말한다.
ㅡ이번에는 아무것도 내주지 않을 거야!
그가 도끼를 휘두른다. 소총이 일제히 찰칵거리는 소리를 낸다. 이그나토프가 방아쇠를 누른다. 총성이 울리고, 그 울림이 숲을 가득 메운다. 놀란 산두가치가 울부짖는다. 까치들이 전나무 가지에서 날아올라 큰 소리로 울며 숲속 깊이 날아간다.
--- p.103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가온다. 모두의 안에 숨어 있거나 바로 가까이에 있기도 하며, 고양이가 되어 발아래에서 애교를 부리고, 먼지가 되어 옷 위에 앉고, 공기가 되어 폐 속으로 침투한다. 죽음은 어디에나 있다. 늘 전투에서 패배하는 어리석은 삶보다 더 교활하고, 똑똑하며 강력하다.
죽음은 백 년은 거뜬히 살 것 같았던 강한 무르타자에게도 찾아왔고 그를 데려갔다. 이제 자신만만한 우프리하도 곧 데려갈 것이다. 새로운 농사를 기대하며 남편과 함께 딸들의 묘지 사이에 묻어두었던 곡물들 또한 비좁은 나무 상자에 갇혀 봄 동안 썩어 죽음의 제물이 될 것이다.
--- p.194

무지는 고통스러웠고, 오랜 기다림은 괴로웠다. 가끔 줄레이하는 이미 죽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위의 사람들은 무기력하고 창백하며, 종일 속삭이고 조용히 흐느끼는데, 이들은 누구이며, 어떻게 죽지 않는 것일까? 춥고 비좁으며, 돌벽은 습하고 축축하며, 볕이 들어오지 않는 땅속 깊은 이곳은 무덤이 아닐까? 줄레이하가 방 구석에 있는 크고 깊숙한 양철 양동이로 만들어 놓은 화장실에 갔을 때, 그녀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아올랐고, 그제야 아직 죽은 게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죽은 이는 부끄러움을 알지 못한다.
--- p.195

이그나토프가 그녀에게로 발걸음을 옮겨 몸을 낮추고 앉는다. 아직은 그렇게 가깝지 않은 그의 얼굴이 급격하게 다가온다. 그가 팔을 뻗고, 마침내 가까워진 그의 길고 커다란 손이 그녀의 턱을 만진다. 손은 머릿수건의 매듭을 향하고, 단단히 동여맨 매듭은 손쉽게 풀려 두 볼 사이로 흘러내리며 머리를 드러낸다. 이그나토프는 두 손으로 그녀의 땋은 머리카락 끝을 잡아당긴다. 줄레이하도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아 힘껏 당기며 놓지 않는다. 그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손에서 놓아 주고, 그녀의 땋은 머리카락도 서서히 풀린다.
ㅡ매일 밤 기다렸어.
그에게서 메마른 온기와 담배 냄새가 풍긴다.
ㅡ기다리지 마.
그의 손을 머리에서 떼어내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그의 손은 끈적였고, 율바시의 숲처럼 뜨거웠다.
--- pp.485~486

그해 가을 그녀는 잠을 자지 않았다. 아들을 재우고, 따뜻한 정수리에 입을 맞춘 다음, 서둘러 의무실에서 나와 오솔길을 따라, 매일 밤 그녀를 부르는 자그마한 빨간 불꽃이 있는 그곳으로 올라갔다. 밤에는 눈을 감지 않았고, 밤이 늘 아쉬웠다. 아침이면 자고 있는 아들을 보고, 사냥을 하러 갔고, 밤에는 의무실로 와서 청소를 했다……. 줄레이하는 잠잘 시간이 없었다. 그렇지만 잠을 자고 싶지는 않았다. 몸은 피곤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운이 나고 힘이 넘쳐났다. 그녀는 걷지 않고 날아다녔으며, 사냥을 하지 않고도 타이가에 있는 사냥감을 쓸어왔다. 그리고 하루 종일 밤을 기다렸다.
부끄럽지 않았다. 어렸을 적 세뇌된 모든 것들은 사라지고 지워졌다. 대신 새로운 것이 생겨났고, 그것은 마치 홍수가 지난해 저장해둔 불쏘시개와 썩은 나뭇잎을 쓸어간 것처럼 두려움을 씻겨냈다.
--- p.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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