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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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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420g | 128*188*30mm
ISBN13 9788954675147
ISBN10 895467514X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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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텐시아는 자연을 음미하는 일에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하지만 이 나이쯤 되고 보니, 육십 년 남짓 망가진 결혼생활을 겪고 보니, 이런 즐거움도 내일을 기약할 수 없었다. 아주 작은 일에도 깨질 수 있었다.
--- p.13

“이 명단에 우리 세대의 여성 건축가가 들어갔던 기억이 없네.” 매리언이 말했다. “우리가 수적으로 많지 않아도 그렇지, 저걸 읽으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줄 알겠어요.
--- p.38

매리언은 맥스의 잘 정돈된 생활이, 그의 빳빳한 정장과 출장여행이 부러웠다. 그에게는 복잡할 일이 별로 없었다. 그는 매럴리나의 울음에 담긴, 극기의 인내심을 요구하는 교묘한 명령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 p.53

사랑하는 사람이 내 손을 잡아주면 족하다 싶게 삶이 단순했던 때가 언제였더라?
--- p.63

사는 게 짐스러웠다. 아름다운 것과 바르고 적절한 것에 대한 전문가다운 감식안만이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위안이었다.
--- p.68

호텐시아는 신경을 끊었다. 나이들어 좋은 점은 말 그대로 청각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 호텐시아는 여자를 빤히 살피면서 우연히 눈이 마주쳤을 때도 태연했다. 청각을 끈다는 건 스스럼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 p.77

영안실에서 고인을 보고 나온 후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동정심에 대해서도, 그녀 나이쯤 되면 이미 여럿 묻어보았을 테니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다 알 거라는 억측에 대해서도 호텐시아는 떨떠름했다. (…) 비참한 시간이었다. 남편이 죽었기 때문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멍청이 같았기 때문이다.
--- p.82

호텐시아는 간단한 것도 자꾸 까먹었다. (…) 일이 터진 지 사흘이 지나서야 동생에게 네 형부가 죽었다고 말하다니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 p.84

사람들은 복도에서 호텐시아나 케이를 지나칠 때마다 침팬지 소리를 흉내내는 게 문명인의 태도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베일러스 칼리지에 입학한 최초의 흑인 학생도 아니었는데, 흑인이 대학에 출석할 때마다 그건 풀어야 할 수수께끼가 된 것 같았다.
--- p.103

호텐시아는 분노가 분개보다 삶의 질 측면에서 훨씬 이득이라는 깨달음에 다다랐다. 분개는 분노와 다르다. 분노는 화룡처럼 다른 것들을 태운다. 분개는 제 위장에 구멍을 내고 제 속을 태운다.
--- p.118

그가 기계의 결함에 대해 얘기했을 때에야 호텐시아는 일꾼은 결코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저 남자가 선심 쓰듯 사과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거기에는 사과가 사과로 불리기 위해 필요한 한 가지 요소가 결여되어 있었다?잘못의 인정.
--- p.130

"난 늙은 거지 무능한 게 아냐."
--- p.131

이런 게 바로 가족한테 버림받은 늙은 여자의 기분이군. 돈. 늘그막에 그나마 수모를 유예할 힘을 지닌 유일한 것은 돈이다. 그리고 어쩌면 사랑도.
--- p.137

“애그니스는 자기가 예수를 계속 믿는 유일한 이유가 그 집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래요. 시련이 신앙을 단단히 해준다고.” / “고약해라!” / “아고스티노 집안에서 일하자면 삶에서 예수가 필수랍니다.”
--- p.151

호텐시아는 젊은이들이 눈치 빠르고 요령 좋다는 세간의 통념에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이들고 보니 젊은이들은 일반적으로 둔감함이라는 특수한 솜털에 둘러싸여 세상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았고, 관찰자가 약간만 무딘 눈으로 보면 영리함으로 쉬이 착각할 수도 있었다.
--- p.181

결국 결혼은 그리 대단한 게 아니었다. 소소한 집안 살림의 권태로움이었다. 서로의 따분한 버릇과의 타협이었다. 결혼 때문에 호텐시아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의심이 많아졌다. 이 사람의 고약한 점은 뭘까?
--- p.256

칼 없이 오로지 말만으로 사람들의 팔다리를 잘라내는 데 능했다. 늘 화가 나 있었고, 처음에는 자각도 하고 분노가 사라질까봐 걱정도 했지만, 차차 그것이 평소 상태가 되어갔다. 그녀는 두통을 키웠다. 발목에 시멘트블록을 묶고 끌려 내려가게 놔뒀다. 결국 증오는 물 없이 익사하는 것이었다.
--- p.272

밤이야말로 사랑을 판단하는 진짜 척도라고 호텐시아는 생각했다. 대낮에는 뭐든 반짝거릴 수 있다. 그러나 밤은…… 인간성이 시험대에 오르는 시간이었다. 둘 사이의 늙고 추한 것들을 보게 되는 건 언제나 밤이었다.
--- p.286

자신의 죽음을 두고 열릴 이벤트를 설계하는 데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이제 호텐시아는 자신도 그들 중 하나라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삶의 주도권을 거의 쥐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유언장의 형식과 내용, 큰돈, 약도와 비밀에서 위안을 얻는다.
--- p.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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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역사성과 현재성을 동시에 갖춘 이 소설은 아름다움, 정밀함, 미묘함, 희망으로 채워져 있다. 오모토소는 굉장히 아름다운 동시에 반드시 필요한 목소리다.
- 노바이올렛 불라와요 (『우리에겐 새 이름이 필요해』 저자)
매운 유머, 그리고 감상주의로부터 쾌활한 거리두기를 통해 엮어낸 기분좋은 이야기.
- [커커스 리뷰]
복합적인 플롯과 설득력 있는 캐릭터가 멋지게 결합해 발전하고, 훌륭한 코미디의 번득임 속에서 빛을 발한다.
- [워싱턴 포스트]
정확한 통찰의 눈으로 오모토소는 캐릭터의 상호작용 속 미묘한 변화를 한 편의 그림으로 그려낸다.
- [북페이지]
오모토소의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소설은 흑인과 백인의 대결 구도 그 이상의 것이다. 전 세계 보편의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소설이다.
- [라이브러리 저널]
시작부터 끝까지 당신을 아주 즐겁게 해줄 소설.
- [코스모폴리탄]
슬기롭고 위트 있는 이야기.
-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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