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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전후 비화

건국 전후 비화

: 정부수립 전·후의 국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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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153*224*30mm
ISBN13 9788968497742
ISBN10 8968497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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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이갑(李甲), 안창호(安昌浩) 두 분의 망명

1. 망명의 계획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 을사(乙巳)(1905)년에 일본이 강제로 우리나라와 5조약을 맺어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자 이를 반대하여 국민의 항일독립정신을 일깨워 일으키고, 국제여론에 일본의 침략을 호소하려고 자결한 민영환(閔泳煥) 선생의 뒤를 이어 국내에서는 의병이 각 지방에서 일어나고 있을 때 국외로 빠져나가려 하는 애국인사들이 많아졌다. 다음해인 병오(丙午)년에 이준(李儁) 열사가 헤이그에 나타나서 일본의 침략을 폭로하고, 그 2년 후인 기유(己酉)년에는 안중근(安重根)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등박문(伊藤博文)을 죽인 후부터 일본은 우리나라를 철통같이 단속하였다. 그리하여 삼천리강토 안을 감옥같이 만들어 물샐 틈 없게 경비하기 위하여 일본관헌과 그 앞잡이 조선인 보조원과 밀정을 늘어놓아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감시의 눈초리를 번쩍거리고 있었다.

더구나 이준 열사 등 헤이그 밀사사건을 핑계로 고종황제를 강제로 퇴위케 한 뒤부터는 일본관헌의 탄압과 내정간섭은 피끓는 사람으로서는 차마 볼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 빼앗긴 국권을 다시 회복하고 이 강토 안에서 일본세력을 몰아내려면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그 모든 계획과 행동이 부자유함을 느낀 여러 혁명인사들은 국외로, 해외로 망명의 길을 떠나려 했다. 그러나 일인 헌병과 조선 밀정놈들이 뒤를 따라다니기 때문에 좀처럼 자유롭게 먼 길을 떠날 수도 없는 딱한 사정이었다. 경술(庚戌)(1910)년 2월에 도산(島山)이 감옥에서 석방되어 나오자 이갑 씨를 찾아갔다.

도산이 “추정(秋汀), 우리가 나라를 위해서 일을 하려 하나 일본놈들이 심하게 뒤따르며 감시를 하고 있으니 어떻게 하면 좋소이까?” “도산, 나도 도산이 나오시기를 기다렸소. 우리의 형편을 가장 깊이 동정해주고 편의도 보아줄 사람이야 아라사(俄羅斯)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니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까운 아라사지방으로 해삼위(海蔘威)(Vladivostok)밖에 더 있소? 그러니 우리들 몇몇이 해삼위로 떠납시다. 그런데 해삼위로 가는 데에는 나보다도 훨씬 러시아 관헌에게 잘 통하는 분이 이종호(李鍾浩) 동지 아니오, 그러니 이 동지와 세 사람이 떠나도록 준비합시다.”

이리하여 두 분은 다시 이종호 씨 집으로 가기로 하여 이갑 씨가 앞장섰다. 감옥에서 여러 달 고생하고 나온 도산을 본 이종호 씨는 몇 번이고 고맙다는 인사를 나눈 뒤에 이갑 씨가 천천히 말머리를 돌려서 “이 동지, 이번에 도산이 왔기에 우리가 중대한 결정을 하고서 동지의 동의를 얻으러 왔소.” “선생님, 무슨 일인데 그리 중대한 결정을 하셨다는 것입니까?” “동지와 몇 해 전부터 이야기하여 내려오던 문제, 즉 우리가 국내에서는 왜놈들 등쌀에 도저히 큰일을 도모할 수 없으니 해외로 떠나자는 것이오.” “그래서 어디로 떠나시기로 작정하셨나요?”

“우리가 국사(國事)를 도모하려면 아무래도 아라사밖에 더 갈 데가 있소? 그래서 아라사로 가기로 작정하고서 아라사로 가려면 누구보다도 동지가 제일 아라사와 통하니까 의논해서 같이 떠나볼까 해서 이렇게 도산과 같이 왔지.” “이제야 두 분께 처음으로 토설합니다만 민 중전(閔中殿)이 왜놈들에게 시해되었을 때부터 여러 차례 아라사 공사와 만나서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큰일을 도모하려면 아라사 공사와 의논해서 그 후원을 받는 일이 제일 순편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보호조약으로 우리의 외교권이 박탈당한 뒤에 아라사 공사가 떠난 지도 벌써 몇 해가 된 이 마당에, 더군다나 통감부(統監府)놈들이 우리 뒤를 밟고서 감시를 하고 있으니 해외로도 잘 나갈 도리가 없지 않습니까?”

이때에 잠자코 두 분의 대화를 듣고만 있던 도산이 말을 꺼냈다. “통감부놈들 눈을 피하는 문제는 내가 하나 방법을 마련하겠으니 우리가 떠나는 데에 관련된 처리문제, 즉 첫째 노비(路費)문제, 둘째 가족들에 대한 뒤처리, 그 다음은 국내 동지들과의 앞으로의 연락문제 등이요.” 도산의 이 제안에 이갑 씨가 찬동하며 “그러면 첫째 노비를 마련하는 문제부터 우리 상의하여볼까?” 이 말에 이종호 씨가 말을 받는다. “그거야 제가 마련해야지요. 두 분은 잘 모르시겠지만 몇 해 전, 즉 저의 조부님이 살아계실 때에 민 중전 사건 뒤에 조부께서 우리나라는 장차 일본놈 등쌀에 재산도 잘 보전하지 못할 것이니 차라리 러시아에다가 재산을 맡기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해서 아라사 공사와 의논해서 재산 일부를 해삼위 아라사은행에다가 맡긴 것이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해삼위까지 가기만 한다면 우리의 생활이나 국사를 도모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예금된 것으로 넉넉히 써나갈 것이니 걱정할 것이 없다고 봅니다.”

이 말에 용기를 얻은 이갑 씨가 “그러면 우리가 해삼위까지 갈 노비만 있으면 되겠구려. 얼마나 가지면 될까?” 하면서 도산을 쳐다본다. 도산보고 말해보라는 눈치이다. 그래서 도산이 “지금 우리나라 교통사정이 전날과 같이 원산이나 청진에서 배타고 곧장 해삼위로 가지 못하는 형편이 아니오? 통감부놈들이 길을 막아놓았으니 결국 제3국, 즉 중국을 거쳐서 가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일단 중국정부가 있는 북경까지 가서 그곳 중국정부 요로에 해삼위이든 러시아 본국이든 들어갈 여권을 얻어내도록 하려면 하루 이틀에 되는 일이 아니고, 한두 달 묵으면서 교섭을 해야 할 것이며, 그 비용도 있어야 할 것이니 세 사람이 해삼위까지 가는 동안이란 3개월은 걸린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일화(日貨)로 한 10,000원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되오.”

이 말에 이종호 씨가 선선히 말하기를 “10,000원이 든다 해서 딱 10,000원만 가지고 가면 쓰나요. 앞으로 가족들이 따라갈 사람도 있겠고, 동지 중에서 우리를 따라가려는 분이 있으면 그들도 동행할는지도 모르니까 넉넉히 제가 마련하지요.” 이 말에 이갑 씨가 낯빛을 흐리면서 “듣는 말에 의하면 통감부에서 각 은행을 단속하고 대상들의 재산을 조사해서 큰돈은 국외로 흘러나가지 못하도록 감시한다는데, 그 큰돈을 어떻게 가지고 국외로 나갈 수 있을까?” 이 말에 도산이 또 지혜를 낸다. 이종호 씨를 향해서 묻기를 “지금 수중에 가지고 계신 돈은 얼마나 되시오?” “시재 쓰는 돈은 몇 천원에 불과하고, 많은 돈은 제일은행(일본인 은행)에 있지요. 그러니 은행에서 찾아내야 할 터인데, 내가 10,000원만 꺼내러 가도 통감부 헌병놈들이 조사하러 올 것이외다.”

“내가 한 가지 계교를 내겠소. 외국무역을 하거나 교육사업을 하거나 큰 공장을 차린다 하면 큰돈을 은행에서 찾아내와도 별로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데 이 선생이 지금 보성학교를 경영하시니까 그 중학교 외에 보성전문학교를 하나 세운다고 신문에다가 떠들어대시고, 그리고서는 얼마 후에 전문학교 설립하는 비용으로 은행예금을 찾으러 왔노라 하면 은행에서도 선뜻 내줄 것이요. 그러니 우선 속히 도하 각 신문사에다가 보성전문학교를 설립한다고 발표를 하여놓으시오.”

도산의 이 말에 이갑 씨가 미소를 하면서 “그것이야말로 좋은 꾀요. 그대로 곧 실행해서 재정부터 만들어놓기로 하고, 다음은 가족문제를 의논해봅시다. 그런데 두 분은 어떠하신가 모르되 나는 가족들을 다 고향인 숙천(肅川)으로 보내서 친척들과 농사나 지어서 연명하라고 하여야겠소. 나라가 망하는 판에 무슨 놈의 가정안락을 생각할 여유가 있어야지!” 이 말에 두 분도 공감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도산이 말하기를 “나도 추정과 같이 우선은 단신으로 떠나가겠습니다. 그러나 종호 씨만은 가족들을 데리고 가셔야 할 터인데!”

이에 이종호 씨가 고개를 가로 흔들면서 “두 선생님을 모시고 국사를 도모하러 떠나가는 내가 어찌 나만 가족동반이란 말이 됩니까? 저도 우선은 혼자 떠나야 가는 길도 순리롭고 두 분에게도 체면이 서지요.” “그러면 가족에 대한 처리는 각자 고향에 두기로 하고 남은 문제, 즉 국내와의 연락은 어떠한 방법으로 한다?” 이에 도산이 말을 이어서 “지금 여기 서울 한복판에 앉아서 전날에 경험도 없으면서 미리 결정을 할 수야 없지 않습니까? 현지를 가는 도중에 북경이고 봉천이고 하얼빈이고 간에 가서, 그곳 사정과 현지 사람들 중에 우리 동지를 구해서, 우리와 생사를 같이할 만한 정도가 된 연후에 서로 연락을 취해서 국내와 통해야 할 것이니까, 그러한 방안만 세워가지고 늘 유의해가면 되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국내 동지들 중에야 서울이든 평양이든 원산이든 어디든지 동지들이 있으니까 우리가 연락원만 잘 확보해놓으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도산의 이 말에 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리하기로 하고 제일 큰 문제인 여비를 마련하려면 적어도 한 달은 걸리겠다는 이종호 씨의 의견에 또한 다 찬동해서 다음 달인 3월에 떠나기로 하고 그날은 헤어졌다. 이삼일 후에 이갑 씨 댁에 도산이 찾아와서 “추정, 종호 씨가 여비를 마련하겠지만 우리가 해삼위까지 가는 노정路程은 어떻게 정할까요? 그리고 왜놈들과 조선 밀정놈들의 감시를 피하는 방법도 연구하여야 하지 않습니까?” “도산은 어느 길을 택하여야 무사히 국외로 빠져나가고, 북경에 가변 아라사여권을 손쉽게 얻어내리라고 생각하오?”

“북경까지 가는 길은 육로로 신의주 경유는 아예 생각지도 말아야지요. 많은 돈을 가지고 갈 수도 없고 걸리면 큰일이고, 뱃길밖에 없는데 제물포(인천)는 놈들의 감시가 심해서 어려울 것이고 하니까 남포(진남포)에 가서 청도(靑島) 가는 배를 구하는 도리밖에 없습니다. 지난 가을에 제가 남포를 가서 물정을 좀 살펴보았더니 그곳도 감시망을 펴놓고 조사하는 정도가 점점 심해져서 여간 까다롭게 구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우리가 남포에서 청도 가는 선편을 이용하기로 한단 말이지. 그런데 통감부놈들의 감시를 면할 도리만 차려놓으면 되겠다는 것이지?”라고 말하면서 이갑 씨가 묵묵히 생각하다가 “내가 방법을 하나 마련했는데 도산의 의견은 어떠할는지 좀 검토해보구려!”

“무슨 명안이신지 말씀해보시지요.” “일전에 정운복(鄭雲復)이가 세배하러왔습니다. 그 놈을 내가 불러다가 우리 두 사람이 바람 쏘이러 청도방면에 놀러갔다 오겠으니 선편을 마련해보라고 청탁하면 어떠할까? 마침 도산도 모처럼 왔으니까 같이 한 두 달 바람 쏘이러 가겠으니 네가 생색을 내보라고 부탁하면 어떠할까?” “아! 그 자가 지금 어떠한 지위에 있다고 왜놈세력을 등대고서 안하무인이 아닙니까? 그런 자가 추정 말씀을 고분고분 들어줄까요?” 이 정운복이라는 사람은 통감부의 고등밀정으로서 의병대장, 배일 독립운동거물들을 많이 잡아주어서 통감부 측의 가장 신임이 두터운 권세 등등한 위인이다.

“내가 간곡히 청탁을 해서 순순히 들어주면 모르되 그렇지 못할 경우는 그 놈을 제발로 걸어가게 내버려두나? 당장에 요절을 내지!” “하여간 그 자를 청해서 잘 말씀해보시지요. 그 자도 한국 백성이라면 추정의 청을 쉽게 거절은 못할 것이외다.” “그런데 내 성질을 도산은 잘 알지 않나! 그 놈하고 말하다 내 비위가 틀리면 혹 실수할 수도 있을는지 모르니 도산이 같이 있어가지고 그 능숙한 구변으로 놈을 주물러보구려!”

2. 망명의 협력자

이리해서 다시 이삼일 후에 만나기로 하고 도산은 숙소로 돌아왔다. 3일 후 약속한 시간에 도산은 원동 이갑 씨 댁에 다시 갔더니 정운복도 와있었다. 피차간에 인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자 주인 이갑 씨는 도산과 정가를 돌아보면서 “모처럼 도산이 찾아오셨고 해서 내가 정군을 청해서 저녁이라도 같이 해볼까하오.” 얼마 동안 세상이야기를 서로 하다가 주안상이 나와서 술잔을 나누었다. 다시 저녁상이 나와서 저녁식사를 하고 난 다음에 주인은 천천히 손님들에게 담배를 권하면서 “내가 이 서울에만 들어박혀 있으니까 체증만 더 심해지거든. 그래서 도산도 올라온 김에 같이 바람을 좀 쏘여볼까 하는데 정군 어떠한가?”

“아! 그거야 선생님이 좋으시다면 더구나 체증을 없애시려면 바람을 쏘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도산은 빙그레 웃으면서 이씨의 눈치만 살핀다. 그래서 미소하던 이씨는 정색을 하고 좀더 진지한 태도로 정군, 내가 말하는 바람 쏘인다는 것은 가까운 공원에 간다든가, 근처에 있는 산수를 찾아간다는 것이 아니네. 생각해보소, 나라가 이 꼴이 되었는데 내가 이 땅에서 견디어내겠나. 울화증이 나서 살 수 있느냐 그 말이야. 그래서 마침 도산도 왔기에 둘이서 멀리 바다건너로 몇 달 동안 바람 쐬자는 것이야!“

“선생님의 심정을 제가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만 요새 통감부정책이 심해져서 어디 잘 나갈 수가 있습니까? 대관절 어디로 나갔다 오시려는 예정이신가요?” “내가 그 예정을 말하면 좀 협력해주랴는가?” “아, 그거야 제가 선생님 같으신 어른을 도와드릴 힘만 있다면 미력이나마 도와드리고 말굽쇼. 어디로 가보시려는지요?” “정군이 나를 도와줄 수 있으리라고 믿기에 오늘 저녁에 이렇게 상의해보는 것일세. 우리가 다 평안도 사람들이니까 평안도에서 제일 가까운 남포에서 배를 타고 외국 중에서도 가장 가까이 있는 청도까지만 갔다가 오려는 것이지. 어때? 남포에서 선편으로 청도 가는 데 정군이 보아줄 수 없겠나?”

말을 마치고 정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눈, 이갑 씨의 눈에서 정기가 넘쳐흐른다. 이 넘치는 정기에 정가는 압도된 듯 머리를 숙이고 한참동안 무엇인가 생각에 잠겨 있다. 정가 생각에 ‘이 자리에서 협조하지 못한다고 거절하면 못할 것도 아니로되 이 호랑이 같은 양반 입에서 무슨 불벼락이 떨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회고하면 4년 전 병오(丙午)년 봄에 단신으로 민영휘 방에 뛰어들어가서 한마디 호령으로 민 씨를 혼비백산시켜가면서 휘문의숙 설립자금 누만금(累萬金)을 당장 내놓게 한 일을 천하가 다 알고, 그 앞에서는 누구나 벌벌 떠는 인물이 아닌가?’ 생각이 이에 미치자 협조 못하겠다고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제 직책이 지금 국외로 망명하는 거물급 인사들을 감시하고 잡는 일이고, 그것이 제게 맡겨진 통감부의 명령이며, 이 명령을 어긴다면 제 목이 달아나는 판인데! 얼마 동안 넋을 잃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을 때에 도산이 천천히 말을 시작한다.

“정형, 지금 추정 선생의 심정이 되어가지고 헤아려보시오. 이 나라의 주권확립, 즉 독립국가 행세를 하도록 하기 위하여 다시 말하자면 대한제국의 국방을 튼튼히 해서 외국의 멸시를 받지 않기 위하여 자기 일신을 바쳐온 어른이 오늘 일본세력에 눌려서 국권이 늑탈당하고 있어 언제 명맥마저 끊어져 일본 식민지가 될지 모르는 이 국가적 비운을 나라 안에서 보고 있자니 홧병-생병이 날 것 아니겠소. 그래서 나도 선생을 위로해드리기 위해서 모시고 한 달쯤 바다건너 바람이나 쏘여드릴까 하는 것이요. 그런데 내 생각으로는 정형처럼 우리 같은 사람들의 국외 출입을 취체하는 직책을 가진 분을 보고서 눈감아달라고 청하는 우리도 딱하지만, 그 청을 받는 정형도 대단히 곤란한 처지이겠으니 우리가 서로 의논만 맞는다면 이렇게 합시다.

우리 두 사람과 시중들 사람 한 분까지 세 사람이 청국장사꾼으로 청인복색을 하고서 남포부두에 나갈 것이니 정형이나 정형 밑에 있는 사람들이 이 청국상인 세 사람을 다른 한국인같이 검사하지 않고 배에 오르게 할 수 없을까요? 우리가 한국인복장으로 나타나지 않고 청국인 복색으로 할 것이니 좀 수월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니 정형의 의견은 어떠시오?” 이 제안에 이갑 씨도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정가가 두 분의 표정을 살피고 자기도 별 이의가 없다는 듯이 낯빛을 부드러이 하면서 “글쎄요, 두 분께서 그렇게라도 해서 해외로 나가보시겠다는데 제가 그것마저 못하시도록 한다면 제 도리가 되겠습니까? 저도 지금 그러한 방법을 궁리하던 참이었습니다.”

“정형이 나의 의견에 찬동한다면 이 선생님과 또 한 분까지 세 사람은 평양에서 장사하는 청인의 차림을 하고 남포에 나갈 것이니 그리 알고서 보아주시오.” “그런데 수행할 사람이란 누구오니까?” 이제야 한두 달 소풍삼아서 가는 것이 아니고 장기여행, 즉 망명이라는 것을 눈치채게 되는 판이다. 그래서 도산이 슬쩍 “이 선생님이 지금 몸도 쇠약해지시고(늘 화를 끌인 탓으로) 해서 청도에 나가서 유명한 덕국인 병원에 입원치료도 해드릴 예정도 있고 해서 우리의 여비를 넉넉히 마련할 분을 데리고 가게 되었소.” “그게 누구인데요?” “이종호라고 하는 분이요.” “아, 그러면 저 보성학교 교주인 이종호 씨 말씀입니까? 요새 그가 보성전문학교를 또 설립한다고 신문에 났던데 바로 그 분 말입니까?” “그렇소. 그 분도 잠간 같이 갔다가오기로 의논했지요.”
---「제1장 건국 전편(前篇)」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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