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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찾아 삼만 리
리뷰 총점9.8 리뷰 20건 | 판매지수 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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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0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51쪽 | 324g | 135*195*16mm
ISBN13 9791164454488
ISBN10 116445448X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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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지 1년이 지났을 때, 건강이 좋지 않다는 짧은 편지를 끝으로 어머니로부터 소식이 끊겼다. 친척에게 두 차례 편지를 보냈는데, 친척도 답장이 없었다. 어머니가 일하던 아르헨티나인 가족에게도 직접 편지를 보내 보았다. 하지만 편지는 아마도 제대로 도착하지 않았을 것이다. 주소를 쓸 때 철자를 틀리게 적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인 가족에게서도 답장이 오지 않았다. 가족은 나쁜 일이 생긴 게 아닐까 걱정하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재 이탈리아 영사관에 어머니를 찾아 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석 달이 지나서야 답신이 왔다. 신문에 광고를 냈지만 어머니라고 나타난 사람도, 어머니의 소식을 알고 있는 사람도 찾을 수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 「사라진 엄마」 중에서

뱃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었다. 바다와 하늘, 하늘과 바다,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 그렇게 한없이 계속됐다. 마르코는 난간에 기대어 끝없는 바다를 넋 놓고 바라보며 엄마를 그리워하다가 스르르 눈이 감기면 고개를 떨구고 잠이 들었다. 그러면 그 낯선 얼굴이 다시 나타나 마르코를 불쌍해 하면서 귓속말을 했다. “네 엄마는 죽었어.” 그때마다 아이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깼고, 뜬눈으로 꿈을 꾸며 변함없는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 「아르헨티나행 증기선에서 꾼 악몽」 중에서

배는 제노바를 출발한 지 스물일곱 날이 지나 목적지에 도착했다. 장밋빛으로 물든 오월의 아름다운 아침에 증기선이 라플라타강에 닻을 내렸다. 넓은 강기슭을 따라 아르헨티나 공화국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라는 거대 도시가 펼쳐져 있었다. --- 「은빛 항구,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에서

밤이 되자 선원들이 돌아가며 노래를 불렀다. 마르코는 어린 시절 자장가를 불러 주던 엄마의 노랫소리들이 떠올랐다. 마지막 날 밤에는 그 노래를 듣다가 흑흑 울음이 터져나왔다. 선원이 노래를 멈추더니 소리쳤다. “힘내라. 용기를 가져, 얘야! 맙소사! 제노바 사람이 집을 떠나왔다고 울다니! 제노바인은 명예롭고 당당하게 세계를 누빈단다!” --- 「로사리오에서 찾은, 이탈리아의 별」 중에서

객차 맞은편 끝에서 턱수염을 기르고 갖가지 색깔의 판초를 몸에 두른 남자 셋이 빤히 쳐다보며 자기들끼리 뭔가를 소곤댔다. 세 남자가 살인자일지 모른다는 의심이 번쩍 들었다. 자신을 죽이고 가방을 빼앗아 갈 것만 같았다. 춥고 불안하고 몸이 아프다 보니 터무니없는 두려움까지 자라났다. 생각이 제멋대로 날뛰며 점점 더 일그러졌다. 갑자기 한 명이 벌떡 일어서더니 마르코 쪽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마르코는 그만 이성을 잃고 두 팔을 벌린 채 남자에게 달려들며 비명처럼 악을 썼다. “난 아무것도 없어요. 난 가난한 아이예요. 이탈리아에서 왔다고요. 엄마를 찾으러요. 난 혼자예요. 해치지 마세요!” --- 「수상한 삼인조」 중에서

마르코는 걷고 또 걸어 처음 보는 낯선 나무들과 드넓은 사탕수수 농장과 끝없이 펼쳐진 들판을 건넜다. 그러는 내내 앞에서는 푸른 안데스 산맥이 우뚝 솟은 산마루로 하늘을 가르며 따라왔다. 나흘, 닷새, 일주일이 지나갔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발에서 피가 났다. (…) 마르코는 탈진해서 개울가에 쓰러졌다. --- 「아펜니노산맥에서 안데스산맥까지」 중에서


“아저씨, 메퀴네스 씨 가족이 어디에 사는지 아세요?”
“메퀴네스 기사 말이냐? 투쿠만에 살지 않는데…….”
칼에 찔린 사람의 절망과 고통이 느껴지는 울부짖음이 말 끝에 메아리처럼 울려나왔다. 주인 남자과 여자들이 일어나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달려왔다. “왜 그러니? 얘야, 어디 아프니?”
--- 「엇갈려 버린 엄마와 아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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