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글자를 옮기는 사람

글자를 옮기는 사람

[ 양장 ] 제안들-37이동
리뷰 총점8.8 리뷰 5건 | 판매지수 450
베스트
일본소설 top100 2주
정가
13,000
판매가
11,7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0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68g | 116*182*10mm
ISBN13 9791189356521
ISBN10 118935652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섬에 올 때부터 ‘소설’ 번역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정작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제 하루밖에 안 남았는데 뭘 어떻게 옮겨야 되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두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이 글자들의 무리를 정말로 ‘소설’이라 불러도 좋은지도 나는 감이 안 잡혔다. ‘소설’ 하면 다른 사람한테서 받은, 오래 입어서 천이 부드러워진 겉옷 같은 느낌이 있는데 그와 다르게 이 글자들의 무리는 햇볕이 달군 모래알처럼 살에 껄끄럽고, 팔을 스르륵 넣어 겉옷을 입듯이 읽기를 시작할 수가 없다. 나는 겉옷이 아니라 달군 모래알을 입고 걷고 있다.
--- pp.14-15

화산 폭발 때 용암이 흘렀던 흔적이 집 바로 옆을 따라 나 있었는데 좁고 긴 모양으로 바다로 이어졌다. 그 ‘강’과 같은 검은 길을 뭐라 불러야 좋을지 모르겠다. 해 질 녘이 되면 ‘진짜 강’처럼 보이고 물 흐르는 소리마저 들렸다. 그 검은 강 위쪽을 나는 어느샌가 낯선 여성과 나란히 서서 걷고 있었다. 그 여성이 ‘작가’임은 그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바로 알 수 있었다.
--- p.18

단어들이 이어지지 않은 채 원고지에 흩어졌다. 모두 이어서 문장이 되도록 해야 하는데 생각만 들고 거기에 필요한 체력은 최소한도 없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체력보단 폐활량이 모자랐다. (…) 나는 단어 하나를 읽는 데도 숨이 차서, 힘들어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다음 단어에는 거의 도달하지도 못한다. 그래도 적어도 나는 단어 하나하나의 낯선 감촉에 충실한 편이고 지금은 그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단어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건너편 강변에 던지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전체가 이리저리 흩어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전체를 다 생각할 여유는 없다. 전체는 아무렴 어떠냐는 생각까지 들었다. 번역이란 것이 ‘건너편 강변에 건네는 것’이라면 ‘전체’쯤은 잊어버리고 이렇게 작업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어쩌면 번역은 전혀 다른 것일지도 몰랐다. 이를테면 변신 같은. 단어가 변신하고 이야기가 변신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뀐다. 그리고 마치 처음부터 그런 모습인 양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늘어선다. 이렇게 하지 못하는 나는 분명히 서투른 번역가다. 나는 말보다 내가 먼저 변신할까 봐 몹시 무서울 때가 있다.
--- pp.22-23

한 번이라도 좋으니 혼자서 끝까지 번역해 보고 싶다가도 마지막에 이르러 되돌아갈 수 없을 때 부당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올까 봐 무섭다. (…) “저는 어떤 역할도 맡고 싶지 않아요.저는 번역자니까요.” 하고 발뺌해도 그때만 괜찮지 조금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온다. 정말이지 번역은 내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나는 번역을 완성하고 싶지 않다. 완성하고 싶지도 않고 당연히 도중에 그만두고 싶지도 않다. 질질 끌면서 하는 것 외에는 묘안이 없다.
--- pp.44-45

에이 씨는 독자의 입장이 돼서 몇 번이고 다시 읽으라고 충고했지만 나는 도저히 독자의 입장이 못 된다. 내가 어떻게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될 수 있나.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내 안에 갇혀서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건 아니고, 적어도 작가에게서 무언가를 받아들인다는 실감은 있었다. 그리고 받아들인 것을 다시 던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어디를 향해 무엇을 던지고 있는지 잘 모를 뿐이었다.
--- p.4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3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2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1,7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