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특이하게 추리소설이 아닌 로맨스 소설이라고 해서 궁금증을 갖고 읽어봤습니다. 추리는 없지만 로맨스에 공포물이 가미된 크리스티 여사 특유의 소설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초중반에 주인공들이 첫눈에 반하고 후다닥 결혼까지 가는 부분이 좀 잔잔하고 지루해서 졸면서 봤는데요. 초반부터 나오는 '저주의 땅'에 얽힌 불행이 하나 둘 닥쳐오면서 차츰 흥미진진해지더라고요. 남주 마이클이 일은 안하고 신데렐라 남자버전이라 한심하다고 생각했는데 반전이 있었네요. 마지막에 여운이 남아요.. 엘리가 기타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마이클이 사랑스럽게 보던 장면이 머릿 속에 맴도네요. 끝까지 보고 나면 초반에 주인공들이 이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소설에 보여지지 않은 주인공들의 일상은 어땠을까 곱씹어보게 됩니다. 평온과 음울함, 위태로움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