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마니아 : 로얄
f****0님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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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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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휘발유 같은 나의 기억력이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특히 책을 읽을 때 더 그렇다. 기억해두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은데 정작 책을 다 읽은 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휘발 돼버리고 만다.
김달님 작가의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는 아예 책을 읽는 도중에조차 나의 기억이 휘발될 것이 안타까웠다. 그만큼 머리에, 마음에 새겨두었다가 살면서 하나씩 꺼내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 그건 서른에도, 마흔에도, 여든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다짐 같았다.’ / 26p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하면 오가는 대화는 대체로 비슷한 내용이다. 무얼 먹었는지, 오늘은 뭘 했는지, 몸 불편한 곳은 없는지. 그래서 가끔 나는 전화를 해서 대뜸 이렇게 묻는다.
“아빠, 오늘의 이슈는 뭐예요?”
주로 “뭐 맨날 그렇지, 특별한 게 있나”라는 대답을 듣는다.
그러다 간혹 “엄마랑 바닷가 가서 회 먹고 왔지”라거나 “이장이 경운기 좀 고쳐 달래서 그거 해주고 왔지”같은 대답을 들으면 기분이 왜 이리 좋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