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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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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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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53쪽 | 49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695923
ISBN10 898569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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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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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속에는 새로운 것과 옛것, 고통과 쾌락, 공포와 기쁨이 몹시 기묘하게 뒤섞여 있는 때가 많았다. 나는 어떤 때에는 천국에, 어떤 때에는 지옥에 있었는데, 대개의 경우 동시에 양쪽에 있었다. 옛 하리와 새로운 하리는 때때로 완전히 죽어 장사지내진듯했다가도 갑자기 다시 살아나, 명령하고, 학대하고, 모든 것을 전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면 새로 태어난 젊은 하리는 몹시 부끄러워 입을 다물고는 벽으로 밀어붙여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떤 때에는 젊은 허리가 늙은 허리의 목을 잡고 온 힘을 다해 죄어 댔다. 그러면 신음 소리와,죽음과의 싸움과,면도날에 대한 생각들이 수없이 생겨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때때로 고뇌와 행복이 하나의 파도가 되어 나를 덮치는 일도 있었다. 내가 처음으로 댄스홀에 갔던 며칠 후 어느 날 밤 내가 침실로 들어갔을 때도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그날 밤 침실로 들어간 나는 사랑스러운 마리아가 나의 침데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고 당황했으며 두려움과 황홀함을 느꼈다.
--- p.146
그가 아주머니 집의 유리문을 열고 들어와, 목을 작은 새처럼 뽑고 집 안의 좋은 냄새를 칭찬했을 때, 이미 나는 첫눈에 그의 특이한 어떤 점을 느꼈다. 그래서 처음에는 나는 그에 대해 자연히 반감을 갖게 되었다. 내가 느꼈던 것은 (나와는 반대로 지성적인 인간과는 거리가 먼 아주머니도 나와 거의 비슷하게 느꼈지만) --- 내가 느꼈던 것은, 이 남자는 병에 걸려 있으며, 그로 인해 정신과 정서와 성격이 병들어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건강한 자의 본능으로 그에게 반감을 느꼈다. 이 반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감으로 바뀌었다. 이 공감은 그가 고독으로 인해 내적으로 죽어가는 것을 내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무렵 나는 그의 이러한 고뇌는 그의 본성의 어떤 결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풍부한 재능과 힘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데 기인한 것임을 차츰 알게 되었다. 할러는 고뇌의 천재이며, 니이체가 자주 사용하는 말의 의미로, 천재적인, 무한한, 엄청난 고뇌의 능력을 내부에서 창조했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또한 나는, 세계에 대한 경멸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경멸이 그의 염세주의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왜냐하면 그는 이야기 도중에 어떤 단체나 사람들을 냉혹하게 비판하곤 했는데, 그 때마다 자신을 거기에서 제외시키는 일이 없었을뿐만 아니라, 언제나 먼저 자신에게 그 화살을 돌려, 자신을 증오하고 부정했기 때문이다.
--- pp.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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