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간략히 살펴보았음에도, 우리가 가르치는 외국어가 대단히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의심할 바 없이 분명해졌다. 언어는 단순히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 수단으로서의 활동을 넘어서는 자질과 기능을 지니고 있다. 나아가 언어는 임의로 합의된 상징들의 체계가 아니라, 한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들이 그들의 환경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 방식의 결과이다. 따라서 언어는 행위이지, 의식적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주제가 아니다. 머릿속의 언어중추뿐만 아니라 온 인격체의 능동적 참여를 필요로 한다. 게다가 언어는 세계와 우리 자신에 관한 다양한 지각 내용, 그리고 그 지각 내용에 의한 다양한 감정 내용을 제공한다. 따라서 외국어는 다른 양식의 사고뿐만 아니라 다른 형태와 방법의 사고를 접하게 해주기 때문에 세계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기회를 더해준다. 그와 동시에 외국어는 우리의 모국어를 바로잡고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외국어는 모국어와 마찬가지로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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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의 모든 학생에게 교재는 항상 똑같은 내용이다. 즉, 교재는 학습 과정을 표준화한다. 뻔한 말이지만 이것은 중요하다. 교재를 사용하는 것은 미리 주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신중하게 개별 단계로 구분되는 학습 과정을, 모든 학생이 계획된 방식 속에서 똑같은 속도로 따라가 거의 똑같은 성취에 이른다는 전제에 기초를 둔다. 그 본질상 교재는 개개인의 학습 과정, 학습 속도, 그리고 주제를 소화하는 서로 다른 방식에 대처할 수 없다. 학생 개개인을 알고, 주어지는 자료에 학생들이 반응하는 방식을 경험하는 교사만이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외국어 수업을 시도할 수 있다. 예컨대 이것은 학생들이 방금 다루어진 주제를 그들의 ‘내면 문법’에 당장은 추가하려 하지 않으려 하니 지금 이 순간에는 그냥 내버려두라는 심리를 인정해주는 것, 학생이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고, 따라서 교사는 여러 가지 질문에 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채는 것, 어떤 학생들은 문맥 안에서 특정 동사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기에 특정한 연습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 또는 학생 개개인이 삶의 현실과 맺는 관계를 느껴보고 언어를 통한 상호작용에서 그 느낌을 이용해보는 것 등을 의미한다. 학생 개개인에게 맞추는 이러한, 그리고 그 밖의 다른 방법들은 보통 말하는 교재에 의해서는 운영될 수 없다. 위에서 언급한 학습 과정 표준화의 두 번째 문제 역시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개인의 학습 과정에서 미리 정해진 획일적 과정을 항상 따라갈 수는 없는 학생들이 주목을 받는다는 것, 즉 골치를 썩이는 학생, 심지어는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으로 비칠 위험이 있다는 점이 그러하다.
---pp.70,71
문학은 인간의 상상력을 가장 인상적으로 표현하는 형식 중 하나다. 다른 예술 형식들과 함께 문학은 기능성과 합리성에 방향이 맞춰진 일상 세계 속에서 인간의 이미지를 독립된 존재로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이 이유만으로도, ‘자유를 향한 교육’은 문학 텍스트와 소통하면서 성장하는 젊은이가 느낄 수 있는 흥미와 즐거움을 일깨우는 노력을 아끼지 않으리라. 문학이 품은 그러한 흥미와 즐거움이 그에 더해 외국어 수업에서 토론을 돕고, 그래서 언어 습득을 돕는다는 사실은, 발도르프 교육의 목표들과 행복하게 하나로 수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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