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오늘은 제가 그리움을 빌려야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그리움을 빌려야겠습니다

시인동네 시인선-151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정가
10,000
판매가
9,0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80g | 125*205*8mm
ISBN13 9791158965136
ISBN10 115896513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첫,
발음만 들어도 가슴이 울렁거린다
첫사랑 때문일까
첫 상견례 때문일까
아니면 시집가는 딸아이 손을 잡고
첫발을 떼던 순간이 떠올랐기 때문일까
첫 직장 첫 만남 첫 다짐……
맏이로 태어난 내게 첫, 이라는 의미는
끝의 반대가 아니라
시작과 연속이라는 중압감이었지만
첫, 이라는 격음 속에는
물오른 수컷의 향기가 나서 좋고
별리(別離)의 슬픔이 있어서 좋다
그래서 첫, 이라는 말에는 늘 설렘이 있고
떨림이 있다
--- 「내 마음의 첫」
――――――――――――――――――――――――

슬픔은 슬픔이 아니다

나비가 주인을 버리고 떠난 날
골목길 전봇대 밑에 주저앉아 막소주를 마신다

어디선가 나를 쏘아보는 눈빛에 뒤돌아본다
번쩍거리는 것은 주인이 버린 나비
흔들리는 것은 주인을 버린 나비

나비가 주인을 버리고
주인이 나비를 버리고
깃에 걸린 버림을 털어버리는 것
서로가 서로를 찾는 것

버림이라는 어휘 속엔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는 바람이 들어 있다

주인이 나비를 버리고 떠날 때보다
나비가 주인을 버리고 떠났을 때 더 큰 자유를 본다

버림이라는 말 속에는
슬픔보다 더 독한 그리움이 남아 있다
--- 「버림이라는 것」
――――――――――――――――――――――――

깊은 산속 외딴집처럼
딸이 쓰던 방이 외롭고 쓸쓸합니다
결혼하고 떠난 빈방이 저 홀로 제 방을 지킵니다
간혹 친정에 와서 제 어미와 보내는 하룻밤,
도란도란 말소리가 흐르는 개울물 같습니다
이젠 그마저도 편치 않나 봅니다
제 남편 기다린다고 손님처럼 머물다 갑니다
제 방이 더 섭섭해 합니다
주인을 맞이하고 보내고 이젠 익숙해진 둘 사이입니다
늦은 밤 돌아와서 딸의 방문을 열면
모두가 그대로입니다
딸이 가지고 있던 향기
스탠드가 서 있는 책상 위 연필과 책들
피아노 위에는 베토벤의 〈운명〉 악보가 놓여 있고
방 안 가득 우쿨렐레 소리
화장대 위에는 립스틱 마스카라 에어쿠션과
쓰다 남은 화장품들이 방금 썼던 것처럼 이마를 맞대고 있습니다
아직 귀가하지 않는 것처럼 잠옷이 걸려 있고
벽에 걸린 가족사진 속에는 젊은 엄마 아빠도 있습니다
침대 위 이불 속에 손을 밀어 넣습니다
아직도 온기가 남아 있습니다
제 방이 두 개, 아빠보다 부자인 딸입니다
토라진 날이면 간혹 아내가 빌려 쓰기도 합니다
오늘은 제가 그리움을 빌려야겠습니다
시계 초침 소리가 너무 커서 어둠은 스스로 깨지고
나는 이 밤을 그냥 지새우기로 합니다
모두가 평온한 밤이지만
외로운 방만 저 홀로 어두워집니다
--- 「주인 없는 방」
――――――――――――――――――――――――

혼자 밥상을 차립니다. 매일 아침 아내가 차려주던 밥상, 늘 혼자 먹는 밥상이었지만 그저 혼자가 아닌 것처럼 먹습니다. 내가 먹을 아침상을 차리면서 냉장고를 열어보면 쪼개놓은 수박처럼 아내만의 비밀 같은 보물들, 통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 줄도 모르면서 주섬주섬 눈에 익은 반찬통 몇 개 꺼내놓습니다. 뚜껑을 여는 사이 전자레인지 안에서는 찬밥이 데워지고 가스레인지 위에서는 그동안 아내가 못다 했던 잔소리들이 부글부글 끓습니다. ‘텅 빈 집에서 혼자 아침밥을 먹는다’ 이국(異國)의 아내에게 카톡을 보내면 ‘저는 늘 텅 빈 집에서 그렇게 혼자 먹었어요’ 또 잔소리가 카톡을 타고 울려옵니다.
--- 「혼자 먹는 밥상」
――――――――――――――――――――――――

장은 뒤끝이 달달해야 한다
햇빛과 바람, 시간과 정성으로 우려낸
고향집 어머니 장맛처럼
투박한 항아리 속에서 푹 삭혀서
제 멋대로 농익은 그런 맛이어야 한다
간장 된장 고추장 쓰임새는 달라도
제 이름값 단단히 해내야 특별한 장이다
넘치면 짜고 모자라면 싱거운 그런 장이 아니라
처음 입맛 배신하지 않고
깊은 맛을 내야 한다
사람 사는 세상 이치도 이와 같아서
사람을 거느린 장도 그래야 한다
아무리 작은 단체의 장이라도
제 몸을 낮추고 끌어안아야 풍미가 있다
숙성될수록 깊어져서 감칠맛을 내는 것처럼
장은 속이 깊어야 한다
하찮은 미물까지도 장은 그래야 한다
--- 「장」
――――――――――――――――――――――――

표지 겉면에
보일락 말락 작게 새겨진 이름
내가 부르기에는 낯선 이름
누군가 불러주어 매일 듣는 이름 석 자,
그럼에도 이름 새겨진 수첩을 받고
생소함에 한참을 들여다본다

누군가 내 이름을 기억해주듯이
내가 기억해야 할 무수한 이름들을 떠올려본다
주머니 속 알사탕을 만지작거리며
하나씩 꺼내본 이름들
손가락을 꼽았다 펴본다

열 손가락 속에는 꼭 당신이 있다고
그래서 오래오래 기억하고 있다고

어딘가에 이름을 새긴다는 것은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는 것

열 손가락 밖의 당신도
오늘만큼은 내 안에 있다
--- 「새해 수첩」
――――――――――――――――――――――――

신안군 도초면 이곡리, 빚보증으로 차압 들어오던 날 할머니와 어머니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통곡을 했다. 아버지가 소싯적에 심었다는 통싯간 귀퉁이 배롱나무도 한여름 무섭게 꽃을 피웠다.

아버지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던 칠월, 거센 풍랑을 만난 조각배처럼 섬과 뭍을 오갔다. 행여 빚진 것 있나 생각해보세요, 줄 것도 받을 것도 없다던 아버지는 백 일을 넘기지 못하고 배롱나무 꽃 한 섬을 지고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

연천군 미산면 우정리, 아버지 만나러 간다. 아버지 무덤 앞에 쪼그리고 앉아 바다 건너 고향 집을 생각한다. 하루에 한 번씩 찾아와서 머물다 가는 산 그림자, 오늘도 텅 빈 고향 집에 들렀겠다. 저 홀로 지키고 있는 배롱나무 가지에도 붉은 그리움 그렁그렁 맺혔겠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9,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