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EBS 지식채널 x 젠더 스펙트럼

EBS 지식채널 x 젠더 스펙트럼

EBS 지식채널e이동
리뷰 총점9.9 리뷰 13건 | 판매지수 558
베스트
여성/젠더 top20 13주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296g | 23*188*20mm
ISBN13 9788954757942
ISBN10 895475794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PART 1 상식과 법률 사이
여전히 낯선
젠더 박스
완벽한 피해자
자전거 시대

PART 2 만들어진 가족 만드는 가족
시누이 혁명
아내를 팝니다
시그널, 우리를 구하는 신호
할머니의 쌈짓돈

PART 3 보이지 않는 노동
그녀들의 1919
보이지 않는 손
등불을 든 여인
편리하긴 합니다만

PART 4 혐오에서 존중으로
Just My Body
26만의 과거
어느 묵시록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PART 5 미래가 현재에게
작별의 축제
있지만 없는 것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그려 보니 솔찬히 좋구만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최근 문화계에는 신선한 시도가 있다. 성별에 따른 전형적인 모습과 행동을 뒤섞거나 뒤집는 젠더 벤딩, 영화나 드라마 원작의 남녀 배역을 바꿔 보는 젠더 스와프 같은 것이다. ‘말괄량이 삐삐’가 남자아이라도 똑같이 매력적일지 생각해 본다. 아마 현실에서 여자아이들이 받는 요구를 가볍게 뛰어넘는 삐삐의 모습에 열광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남녀의 자리를 바꿔 보며 성별 고정관념을 깨닫고 누구든 그 사람 자체를 보려는 노력은 분명히 더 자유롭고 더 자기다운 삶으로 가는 길이다.
---pp.27~28

아동 성폭력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영국에서 13세 이하 아동 성폭력은 무조건 무기징역이다. 스위스도 무조건 종신형을 선고하고 평생 사회에서 격리한다. 중국은 14세 이하 어린이와 성적 관계를 맺으면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사형이다. 이란도 무조건 사형이고, 예멘은 공개 처형이다. 미국은 투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2000년부터 도입했는데, 이는 아동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두 번 받으면 무조건 무기징역이 선고되는 제도다. (…)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아동 성폭행범은 기본적으로 6~9년형을 선고받는다. 그나마 범죄자가 심신미약 같은 감경 영역에 있을 때는 5~7년으로 줄고, 가중 영역에 있을 때조차 7~11년을 선고받는 데 그친다.
---pp.39~40

2002년 사우디아라비아, 화재를 피해 기숙사 건물 밖으로 나오던 여학생 열다섯 명을 종교 경찰 무타윈이 막아섰다. 여학생들의 옷차림이 부적절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당시 여학생들은 화재를 피하고 있었기 때문에, 눈과 손발을 빼고 온몸을 가리는 전통 복장 아바야를 챙겨 입을 시간이 없었다. 결국 불이 나는 건물에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다시 들어가야 했던 여학생 열다섯 명 가운데 단 한 명도 살아 나오지 못했다.
---p.51

방역 당국이 끊임없이 국민들에게 ‘안전한’ 집에 머무르라고 호소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 집은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니다.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 제한 조치 이후 가정폭력이 30퍼센트 증가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싱가포르에서도 가정폭력 상담 전화가 33퍼센트 늘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가정폭력 상담 전화가 25퍼센트 정도 늘었다. 급기야 안토니우 구테호스 유엔 사무총장이 성명을 발표했다. “수많은 여성이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위협에 노출돼 있다. 경제적·사회적 압박과 공포가 커지면서 끔찍한 가정 내 폭력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있다.” 그는 가정폭력을 코로나19 방역 관리의 일환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각국에 요청했다.
---p.93

남성 독립운동가 1만 5454명을 서훈하는 동안 여성 독립운동가는 고작 477명이 서훈 대상이었다.(2020년 3월 1일 기준) 여성 독립운동가를 단순한 조력자 정도로 생각한 탓이다.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남성을 그저 돕기만 한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싸웠다. 사실 독립운동을 뒷바라지한 여성들도 독립운동가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재생산노동이 없이는 독립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거창하고 훌륭한 일도 사람이 하는 이상 재생산노동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남성 못지않게 왕성한 활동을 펼친 여성조차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pp.124~125

사실 여성이 남성보다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는 주장은 대부분의 사회지표와 통계를 무시하는 것이다. 2014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가사 분담률은 16.5퍼센트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 성별 임금격차는 OECD가 조사를 시작한 뒤로 계속 1위였다. (…) 범죄 피해율을 봐도 사정이 비슷하다. 대검찰청이 해마다 발표하는 범죄 분석 자료에서 2014년 흉악 범죄 피해자의 84퍼센트 이상이 여성이었으며 성폭력은 여성 대상 범죄의 93.5퍼센트에 이른다.
---pp.137~138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자신이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몇이나 될까? 소라넷과 n번방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고발한 여성들은 다른 여성의 피해를 못 본 체할 수 없었고, 그 마음으로 힘을 모아 변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공권력이 과연 디지털 성폭력을 뿌리 뽑을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게 되었다. 소라넷 운영자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하고, 회원들의 이용료와 성인용품 업체의 광고료가 있었지만 ‘불법 수익금으로 볼 증거가 없다’고 한 재판부의 판단 때문이다.
---pp.189~190

OECD 34개 회원국 중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 이미 차별 금지법과 유사한 법이 존재한다. 미국과 영국, 독일, 호주, 캐나다 등이 저마다 이름은 달라도 포괄적 차별 금지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차별 영역 중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문제 삼아 차별 금지법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일부 기독교계는 앞서 예로 든 나라들이 우리보다 기독교 전통이 약해서 차별 금지법을 시행하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세계 곳곳에서 아시아인을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것, 일본 정부가 북한의 군사적 행위를 이유로 재일 조선학교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것 그리고 눈 색깔로 우열을 가리는 것처럼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도 비합리적인 차별의 근거는 아닐지 말이다.
---pp.204~205

스톤월 항쟁으로 불리는 사건을 통해 성소수자들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싸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년 뒤인 1970년 6월 뉴욕 센트럴파크에서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동성애자 퍼레이드가 펼쳐졌고, 이 물결이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졌다. 성소수자들이 6월을 축제 기간처럼 여기는 이유다. 2016년 6월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스톤월’과 주변 공원이 동성애자 인권 운동의 발상지로서 국가기념물로 지정되었다.
---pp.215~218

이이효재를 ‘사회적 어머니’로 마음에 품은 이가 많을 것이다. 남성과 여성의 대결을 가르치지 않았으며 부성에도 모성만큼 큰 사랑이 있다면서 생명 있는 모든 것을 품은 그는 진정한 페미니스트의 길을 닦았다.
“모성뿐만 아니라 부성에도 사랑의 능력은 있어. 이걸 깨치면 전쟁보다는 평화를 부르짖을 수밖에 없지. 생태를 살리자고 할 수밖에 없어. 그래서 나는 희망이 있다고 봐.”
---pp.256~25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시간과 공간의 벽을 허무는 공감 메시지

조선 중기의 시인 허난설헌은 아버지를 비롯해 형제들과 나란히 문장으로 가문의 명성을 떨칠 만큼 글재주가 뛰어났는데, 자유롭던 유년기의 행복과 대비되는 보수적인 집안의 아내이자 며느리 구실로 피폐하게 살다 스물일곱 살에 세상을 떠났다.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버지니아 울프는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였던 아버지의 서재에서 마음껏 책을 읽고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랐지만 남자 형제들이 모두 간 케임브리지대학에 갈 수 없었다. 딸에게 필요한 것은 그 대학 출신 남편이지 그 대학의 교육은 아니라는 아버지의 판단 때문이었다.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남성으로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1977년에 선출직 공직자가 된 하비 밀크는 시의원에 당선하고 1년도 안 됐을 때, 동성애를 반대하던 동료 의원의 총에 살해당했다.
여성,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대상이 달라도 혐오의 맥락은 같다. 나와 다른 존재를 별난 소수로 몰아 차별이 정당한 것처럼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저마다 이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로서 존중받아 마땅하다. 역사는 세상이 점점 더 다양한 존재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의 재능과 욕망 앞에 솔직하던 허난설헌과 버지니아 울프와 하비 밀크가 시대와 불화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어도 오늘날에는 진정한 나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지지와 공감을 받으며 영원히 살고 있다.

무지개의 아름다움, 다양성의 힘

2011년 스웨딘 칼스코가 시에서 모든 정책을 성인지적 관점에서 다시 평가했더니 성차별과 상관없을 것 같던 데서 문제가 드러났다. 차가 다니는 큰 도로에서 시작해 인도와 자전거 도로 순으로 하는 제설 작업이다. 평범한 제설 작업의 순서에 젠더 데이터가 빠져 있었다.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많이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국적에 상관없이 운전자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다. 또 남성은 직장과 집을 오가는 단순한 이동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전 세계 무급 돌봄 노동의 75퍼센트를 맡은 여성은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직장에 갔다가 장을 보고 집에 돌아가는 식으로 짧은 이동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가 많다. 즉 큰 도로는 남성이, 인도는 여성이 더 많이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깨달은 칼스코가 시는 보행자와 대중교통 이동자 중심으로 제설 작업의 순서를 바꿨으며 이 조치로 보행자 사고 발생률이 절반 이상 줄었다. 통념과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도입한 덕에 평등한 정책이 세워지고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2019년 춘천여고 학생회장단은 ‘교훈을 우리 손으로’라는 공약을 지켰다. 85년 전 학교 설립 때 만든 교훈에 왜 순결이 있는지 의아해하던 재학생 그리고 깨끗한 마음가짐과 정신을 뜻하는 순결이 왜 문제냐는 졸업생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회의와 토론으로 3개월을 보낸 뒤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새로운 교훈을 정했다. ‘성실·순결·봉사’와 작별하고 맞이한 새 교훈은 ‘꿈을 향한 열정, 실천하는 지성’이다. 여성에게는 순결을 강요하면서 남성의 성욕에는 관대한 순결 이데올로기의 이중성은 많은 문제를 일으켰으며 일으키고 있다. 여성이 ‘그러면 안 된다’는 편견과 힘겹게 싸우듯이 남성이 ‘그래야 한다’는 편견과 싸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여성성이나 남성성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인간성을 회복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성적 정체성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레즈비언이든 게이든 양성애자든 트랜스젠더든 행복한 관계를 바란다면, 사회가 덧씌운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자유로우면서도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회원리뷰 (13건) 리뷰 총점9.9

혜택 및 유의사항?
포토리뷰 EBS 지식 채널ⓔ X 젠더 스펙트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h*******0 | 2021.08.2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북리뷰-EBS 지식 채널ⓔ X 젠더 스펙트럼   EBS 지식 채널ⓔ는 세상 곳곳에서 포착한 다양한 테마, 아래 우리가 알고 싶은 이야기, 알아야 할 이야기를 촘촘히 엮어 ‘살아 있는 지식’으로 전하는 EBS 프로그램이다. 5분의 영상 속에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등 우리 삶과 긴밀하게 연결된 주제들을 감각적이고도 예리하게 담아내 큰 호응을 받고 있으며 책으로 새롭게 만나는;
리뷰제목

북리뷰-EBS 지식 채널X 젠더 스펙트럼

 

EBS 지식 채널는 세상 곳곳에서 포착한 다양한 테마, 아래 우리가 알고 싶은 이야기, 알아야 할 이야기를 촘촘히 엮어 살아 있는 지식으로 전하는 EBS 프로그램이다. 5분의 영상 속에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등 우리 삶과 긴밀하게 연결된 주제들을 감각적이고도 예리하게 담아내 큰 호응을 받고 있으며 책으로 새롭게 만나는 지식 채널는 권마다 오늘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다양한 관점에서 다룬 방송 편들을 시리즈로 엮어 나가고 여기서 소개할 책은 젠더 스펙트럼이다.

결론적으로 EBS 지식 채널X 젠더 스펙트럼을 읽고 난 소감은, 여성의 문제, 고민, 폭력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현재의 시선으로 다른 여성 관련 서적들에 비교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립과 비판이 아닌 이해와 협력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최근 젊은 여성과 남성들의 첨예한 대립각에 대한 해결의 메시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EBS 지식 채널X 젠더 스펙트럼은 스스로 막연하게 비판하고, 정확한 역사적 이해 없이 부당함을 주장했던 나 자신에게 역사적 흐름 속에서 여성과 남성을 바라보는 데 도움을 받았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 남성과 여성의 갈등은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에서 등장하는 사건, 사고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닌 그리고 일부 과격한 페미니스트들의 구호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옛날이나 지금이나 평범한 일상 속에 산재 되어 있다.

여기 남편과 나, 대학생인 아들, 고등학생인 딸이 평범한 아파트 거실의 4인용 식탁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는 풍경이 있다. 아늑한 조명 아래 정성이 들어간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져 있고 즐겁게 먹는 화목한 가정의 모습이다. 하지만 더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일상의 가벼운 에피소드가 어느 순간 첨예한 토론현장으로 바뀌는 것을 알게 된다. 요즘 젊은 한국 남성에 대한 비판이 던져지고 바로 맞대응되어 요즘 젊은 여성들의 문제점과 이기심을 성토하는 사자후가 난무하는 소리로 가득 찬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가족의 대화가 지역감정에서 젠더 갈등 양상으로 바뀌어 갔음을 실감한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식탁에서는 상대가 싫어하는 주제나 민감한 주제를 다루지 말라는 엄포에 이르렀다. 직장 동료에게 이러한 고민을 토로했는데 자기 집에서도 그렇다면서 그래서 대화를 더 안 하게 되었다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며 지금 대한민국은 젊은 세대의 젠더 갈등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고 그에 대한 해법으로 기성세대가 사랑과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인내와 양보를 이야기하는 것이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과 그리고 해법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

지금, 여기에 여성, 남성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누구를 옹호하고 누구를 비판하는 것이 아닌 왜 우리가 이렇게까지 대립하게 되었는지 고찰하게 만든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해법의 실마리를 찾는 첫 단추가 되지 않을까 

목차

Part 1 : 상식과 법률 사이

Part 2 : 만들어진 가족, 만드는 가족

Part 3 : 보이지 않는 노동

Part 4 : 혐오에서 존중으로

Part 5 : 미래가 현재에게
 

책과 생각 속으로

젠더: 사회, 문화적으로 만들어지는 성

박스: 성별에 따라 주어지는 틀

이제 젠더 박스 바깥으로 나오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젠더 박스, 그 상자를 나오면 아이는 틀에 가둘 수 없는 한 사람일 뿐이다라고 사회가 만든 그 틀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성 역할 고정관념도 문제로 드러났다. 가족들의 저녁 시간을 보여 주는 교과서의 삽화에서 다른 가족들은 앉아 있는데 엄마 혼자 과일을 준비하는 것은 돌봄 노동은 당연히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 직업도 마찬가지다. 의사는 남자, 간호사는 여자라는 식으로 사회의 통념을 답습하는 것이 미래의 주역에게 어울릴지 의문이다. 교과서가 사실을 공정하게 전달하는 데도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다. 남성 못지않게 치열하게 활동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그런 경우다. 사실 성별 고정관념이 강화, 재생산되는 것은 남자아이에게도 유해하다. 남자아이는 강해야 하고 상황을 책임지고 통제해야 하며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즉 남자다울 것을 끊임없이 요구받는다. 이 모든 것은, 여자아이를 자기 자신이 되지 못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억압적이고 남자아이를 불행하게 만든다. (p27)


 

인간이 사회화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핑계로 가정과 학교에서 의도적으로 그리고 비의도적으로 여성과 남성이 구별되어 학습되고 잘못된 문화와 인습도 전승된다는 것을 깨달는다. 그래서 가정과 학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데 어느 순간 그곳이 전쟁터가 되어버린 거 같아 안타깝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몫이 부족한 것도 여성들이 지나치게 경쟁하며 서로 견제하고 남성적 요소에 집착하게 되는 원인이다. 아홉을 놓고 경쟁하는 남성들보다 하나를 놓고 경쟁하는 여성들이 더 많이 싸울 수밖에 없고, 이렇게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는 여성성을 포기한 여성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유리천장을 뚫고 남성 중심적 질서의 꼭대기까지 올라간 여성이 여성 친화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여성성이든 남성성이든 자연적인 것이 아니다. 이제 고유한 인간성을 성별을 가두는 편협한 이분법을 폐기할 때가 됐다. (p31)

문득 마음에 안 맞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과 식사나 모임을 함께할 기회가 있다면 대화의 소재를 여성과 남성의 문제로 삼는다면 싸우고 감정을 상할 확률이 아주 높아진다는 엉뚱한 상상을 했다. 더 나아가 아주 친한 사람,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여도 그러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논쟁이나 토론으로 대화는 격렬해지기 쉽고 친했던 취미가 같았던 지인들에게서 느껴지는 벽, 그리고 시각의 차이를 아주 절감하게 될지 모른다고 말이다.

 

자전거가 일으킨 가장 큰 변화는

코르셋과 속치마를 벗고 바지를 입으면서

여자다운 것에 저항하기 시작한 여성들

자전거를 타고 남성의 도움 없이

혼자 다닐 수 있는 자유를 쟁취한 여성들(p47)

나에게 자전거의 의미는 건강과 운동의 상징이며 걷기보다 빠른 걷기로 선택되는 대안이었는데 평범하고 흔한 자전거 속에 그런 숨은 역사와 의미가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다음은 이 책을 읽고 평상시 고민했던 가사노동, 가족관계에서 느꼈던 것들에 대한 내가 앞으로 채택할 나름의 논리를 찾은 것들이다. 이 책의 장점은 막연한 문제를 뚜렷하게 만들고 나름의 해법을 찾도록 고민하게 만든다. 그 고민은 생각만큼 힘겹지가 않게 느껴졌다.

 

전통이 아닙니다.

며느리 또는 여성의 명절 노동이 혹자가 말하는 것처럼 정말 우리의 전통일까? 한마디로 답하자면 아니다.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윤회봉사’, ‘분할 봉사가 흔했다. 윤회봉사란 자손들이 제사를 돌아가면서 지내는 것이다. 제사를 작년에 큰아들이 모시고 올해에는 둘째인 딸이 모실 때 윤회봉사다. 분할 봉사란 말 그대로 제사를 나누어 지내는 것으로, 아버지 제사는 아들이 모시고 어머니 제사는 딸이 모시는 식이다.

제사를 이 집 저 집에서 지내지 않고 한곳에서 도맡으면, 그 집에 힘이 생기기 마련이다. 17세기 이후 조선 사회는 부계 중심으로 힘을 재편하고 싶어 했고, 바라던 대로 이루었다. 관혼상제 의식을 담은 주자가례에 따라 적장자, 즉 본처가 낳은 맏아들의 단독 봉사가 널리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결국, 명절에 여성이 시가에서 제사 모시는 노동을 당연히 수행해야 한다는 통념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며 우리 민족의 전통도 아니다. 조선 초기에는 가족 간 평등하게 재산을 분배하고 부계와 모계를 모두 존중했으며, 족보에 남녀가 함께 기록되었다. 유교 자체가 남존여비를 당연하게 여기지도 않았다. (p66~p68에서 발췌)

 
 

평등한 관계를 부르는 이름

결혼한 여성은 남편의 아버지를 아버님이라고 부른다. 결혼한 남성은 부인의 아버지를 장인어른이라고 부른다. 익숙한 말이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그냥 나이 많은 남자에 대한 존칭에서 왔다.

여성은 남성의 아버지를 부모로 여겨야 하지만, 남성은 여성의 아버지를 그냥 나이 많은 남자로 여겨도 된다는 생각이 그 말에 스며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세계관을 형성한다.

애완견반려견이라는 단어가 같은 대상을 가리키지만, 그 대상에 대해 전혀 다른 생각을 나타낸다. 애완견이 단순히 개를 사랑하며 가까이 두고 즐기는 인간의 시각만을 반영한다면, 반려견이라는 말에는 같이 살아가는 가족으로서 개라는 존재의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애완견 대신 반려견이라는 말이 더 많이 쓰인다면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지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가족 간 호칭도 단순한 단어 선택이 아니라 세계관과 위계질서에 관한 문제다.

도련님과 아가씨가 높임말인 것과 달리 남편이 아내의 여동생과 남동생을 부르는 처제’, ‘처남에는 높임의 의미가 없다. 이런 호칭 때문에 여성은 남편의 동생을 자연스럽게 존대하게 되고, 남편은 아내의 동생에게 하대하는 것이 당연해진다. (p69~p70)

책에서처럼 단어 하나 바꾸는 것으로 어떤 변화도 기대할 수 없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현실은 단어 하나 바꾸는 것도 어렵고 힘들지만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인지하고 사용하는 것과 모르고 사용하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집안 안에서 이러한 용어를 이슈화시켜 싸울 생각은 없다. 하지만 서서히 내 스스로 도련님’, ‘아가씨라는 단어를 안 쓸 예정이고 딸과 며느리에게도 사용하지 말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고 남편과 아들에게 처남, 처제, 장인어른 이라는 용어 대신 동생과 아버님으로 부를 것을 계속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러한 용어는 역사속에서 사라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위기는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

2020년 전염병의 펜데믹 상황에 사회적 돌봄이 모두 무너진 자리에서, 돌봄이 가족의 몫으로 돌아갔다. 가족 가운데 돌봄을 떠맡게 되는 사람은? 당연히 여성이다. 2020731일 기준 가족 돌봄 휴가 신청자의 비율을 보면 여성이 62.1%, 남성이 37.9%.

필수적인 돌봄 노동을 수행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대부분 여성이다. 보육교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같은 직군이 대부분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로 채워져 있다.

여성 돌봄 노동자들은 과도한 노동량과 낮은 임금, 불완전한 고용을 감내하며 일하고 있다. 사회가 돌봄을 여성이 모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값싼 공동체로 여기고 낮은 가치를 매긴다. 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사회 구성원보다는 가족 구성원으로서 구실을 먼저 요구받는다. (p93~95 발췌)

보이지 않는 성

가족을 위한 식사 준비, 자녀 양육, 청소, 빨래, 다림질, 설거지 등 끝없는 가사노동, 한나라의 경제 활동을 측정하는 국내총생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왜일까 

가사노동은 사고팔거나 교환할 수 있는 재화를 생산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으므로

경제 활동에 해당하지 않는 가사노동,

그래서 주류 경제학에서 여성은

비생산적인 존재로 평가되었다. (p129)

 

여성과 남성과 그저 다를 뿐이다.

하지만 지배 권력을 차지한 남성은 여성을 대상화하며 억압하고 여성의 영역을 제한했으며 이에 맞서는 여성들의 투쟁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젊은 남성들 가운데 여성이 차별받는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남자가 피해자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더 나아가 페미니즘을 으로 규정하고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남성도 적지 않다. ‘페미니즘 비난이 남성 주류 문화의 일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젊은 남성들에게서 이런 시각이 더 도드라지는 이유는 군 복무라는 억압적인 경험, 신자유주의 시대의 불안한 취업 시장, 여전히 틀에 갇힌 남성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일부에서 근본적인 문제는 외면한 채로 이런 현실을 사회 전반의 여성 우대 경향에 따른 결과로 보고, 결국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있다는 피해 의식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p135)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구매 젠더를 다룬책. 너무 좋아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1* | 2021.08.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젠더를 다룬책입니다. 원래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읽다가 ‘아, 이건 사야겠다! ‘ 싶어서 몇장 읽다가 바로 샀어요 ㅎㅎ!(도서관에서 빌린 책도 제가 첫 독자라 깨끗한 상태라서 일부러 안사고 보려했는데… 이건 꼭 사야겠더라고요)진짜 과장 안하고 너무 좋아요이 시대에 필요한 책입니다.젠더 문제에 대해 무관심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우리가 차별인지도;
리뷰제목
젠더를 다룬책입니다. 원래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읽다가 ‘아, 이건 사야겠다! ‘ 싶어서 몇장 읽다가 바로 샀어요 ㅎㅎ!(도서관에서 빌린 책도 제가 첫 독자라 깨끗한 상태라서 일부러 안사고 보려했는데… 이건 꼭 사야겠더라고요)
진짜 과장 안하고 너무 좋아요
이 시대에 필요한 책입니다.
젠더 문제에 대해 무관심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차별인지도 몰랐던 차별들.. 이 책을 읽고 우리가 몰랐다는 사실 자체가 차별의 증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많은 사람이 읽어봤으면 좋겠어요 꼭!!!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d*********1 | 2021.08.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양성평등을 주장하지만, 어떻게 양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하는지 잘 몰랐던 저는,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젠더 갈등이 심화된 사회에서 우리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소통할 줄 알아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기 전부터 우리는 차별이 정당화된 사회에서 젠더 박스에 갇혀 있었고, 올바른 성 인지를 가질 수 있는 교;
리뷰제목

 양성평등을 주장하지만, 어떻게 양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하는지 잘 몰랐던 저는,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젠더 갈등이 심화된 사회에서 우리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소통할 줄 알아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기 전부터 우리는 차별이 정당화된 사회에서 젠더 박스에 갇혀 있었고, 올바른 성 인지를 가질 수 있는 교육에서도 가해보다 피해 예방을 중심으로 배우게 되고, 결국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폭력을 당하거나 노동을 하고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성 차별이 21세기에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우면서도, 사회가 변화하면서 차별을 근절하려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졌다니 다행이었습니다. 우리 삶과 가까우면서도 다가가기 어려운 '성'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얻고 싶은 분들께 'EBS 지식채널 e X 젠더 스펙트럼'을 추천드립니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한줄평 (9건) 한줄평 총점 9.8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쉽고 간결하고 명확하네요. 주변인들에게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골드 o**o | 2022.01.01
구매 평점4점
잘봤습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읽*******고 | 2021.10.27
평점5점
고등학생 이상 강력 추천요. 역사적, 상황적 사회현상을 균형있게 바라보는 시각을 길러줍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고* | 2021.06.11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4,4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