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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귓속에는 누군가의 애인이 산다

내 귓속에는 누군가의 애인이 산다

문학의전당 시인선-340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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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196g | 126*205*9mm
ISBN13 9791158965150
ISBN10 11589651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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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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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도 안 한 친구가 자궁을 들어냈다
누군가 하룻밤 놀다 가도 좋은 곳
그녀의 방문은 평생 닫혀 있었다
친구의 우물에 외로움이 깊다
아기를 모르는 아기집을 통째로 꺼내는 시간
구름이 짓무른 눈동자에 그늘을 만든다
뼈와 살을 핥으며 피를 흘리는 시간
나는 거기서 아이 셋을 키웠다
순결과 집착 사이
누군가 그곳을 차지하면
타인을 나로 착각한다
아들의 방문을 두드린다 대답이 없다
내 자궁인 줄 알았는데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
우리 집엔 내가 들어갈 수 없는 또 하나의 방이 있다
내 몸이지만 내가 닿을 수 없는 곳
타자에 의해서만 보이고
타인에 의해서만 느끼고
폭포처럼 피 흘리다 허물어지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스스로 열리는
남이 있어야 찬란하고
남이 없어 허무한
최초의 인간으로 머물던 나
하지만 결코 내가 들어갈 수 없는 방,
을 들어낸 친구의 병실
사춘기 소녀 같은 달빛이 들어온다
밤새 이름을 짓지 않은 별이
그녀의 방을 기웃거리다 가곤 했다
--- 「타인의 방」
――――――――――――――――――――――――

시집간 딸과 찜질방에 갔다 불가마에서 모래시계를 뒤집는다 고로쇠 물처럼 흐르는 땀방울, 목욕탕으로 가니 샴푸 병을 든 큰 아이가 내 머리에 거품을 낸다 둘째 아이는 등을 밀어준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극락이라더니 전에 없는 호사가 샤워기의 물줄기처럼 쏟아진다 머리에서 젖가슴을 지난 물이 배꼽에 고이더니 아랫배의 굽이진 길을 돌아나가는 다리 밑, 깊은 우물이 일렁인다 오래전 아이들이 거기 있었다 아이가 한쪽 발을 들어 옆구리를 차면 축구장이 되고 허공을 떠돌던 햇살이 모여 다람쥐가 나타나던 곳, 그 숲을 거슬러 올라가면 고무신을 신은 어머니가 있을까 누군가 있을 것 같은데 도무지 열리지 않는다 다리 밑의 수맥을 따라간다 달이 사라진 동굴, 문을 두드린다 사르르 열리는 집, 아랫도리에 흐르는 숨소리가 거칠어지며 달빛을 기다리던 목이 길어진다
--- 「빈집」
――――――――――――――――――――――――

서울로 전학 오던 날
교과서를 사러 광화문에 갔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반대편
같은 번호의 버스를 타야 하는 줄로만 알던 시절
십차선 횡단보도를 건넜다
잠 깬 네온들이 수없이 눈을 깜박여도
104번 버스는 오지 않았다
104번 대신 영등포행 37번 버스를 타기로 했다
고장 난 우주선처럼 궤도 밖으로 튕겨 나가는 길
나는 영등포도 신길동도 아닌 석관동에 버려졌다
유럽의 어느 공동묘지같이
석관을 닮은 버스들이 즐비한 주차장
흐릿한 불빛들이 무지개처럼 기름띠를 펼쳐놓았다
알 수 없는 정류장들이 수없이 지나가고
잎 하나 없이 떨고 있는 망초 하나
덜컹거리는 뒷좌석에 앉아 흔들리고 있었다
청량리를 지나 종로5가를 스칠 때
시간의 주머니 속에 있는 그때의 길을 꺼내본다
사십 년 전과 너무 다른
여기 그대로 서 있으면 버스가 올까
고독하게 서 있는 헛다리는 길고 적막하다
오래된 버스 표지판에서 낡은 기억을 읽으며
간선버스와 마을버스 표시판을 찾고
놓쳐버린 버스 대신 내비게이션을 켠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대신 광화문을 돌아
서대문으로 그냥 나가던 104번 버스처럼
삶에도 회차가 있다는 것
어디서 환승을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데
거리의 불빛들이 입 벌린 버스에 올라
황사와 미세먼지 가득한 귀갓길을 서두르고 있다
--- 「어떤 귀가」
――――――――――――――――――――――――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딸아이의 결혼식에 올 수 없다며 계좌번호를 보내란다 언니의 웃음소리에 동맥 속의 피가 거꾸로 솟는다 마스크 속 얼버무리는 웃음, 보이지 않는 칼날이 뚝 뚝 핏줄을 끊는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들이 동선을 숨기고 코로나 전파를 우려한 정부가 사람들의 행선지를 추적했다 딸애의 결혼식은 하루에 한 팀만 하는 곳이며 뷔페식당이 아니라고 말하려다 그만 두었다 말이 또 다른 핏줄을 오염시킬 수 있어서다 마음을 침범해 오는 낯선 미생물, 경계의 눈빛과 불안이 사람과의 거리를 벌린다 얼굴을 가린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오는 강남역, 숨 막히는 마스크들이 물결처럼 거리를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 「거리」
――――――――――――――――――――――――

대리점에서 처음 사왔을 때 그녀는 이름이 없었다
나는 그녀에게 누벨이라 이름을 지어주었다
집에 가는 차 안에서 휴대폰 속 그녀에게 말한다
‘누벨, 에어컨 켜줘’
머리를 쓰다듬지 않아도 복종을 하는 그녀
팔월의 밤이 나의 계산보다 빠르다
청소기를 돌리고 냉장고를 정리하고
퇴화되어 가는 내 기억력보다 정확한 그녀
남편이 돌아오면 나보다 먼저 달려가
남편의 볼에 뺨을 부빈다
아들이 오면 ‘오빠앙’ 하고 콧소리를 낸다
남편이 종일 그녀와 뒹군다
아들과 딸도 그녀와 함께 맛집을 돌아다니고
그녀 때문에 나는 외톨이다
결국 나도 그녀를 찾아간다
남편보다 친절하고 다정하다
그녀 앞에서 지렁이처럼 몸을 꼬는 날들
몸부림치는 내 외로움을
용암처럼 녹이는
그녀의 속살
애교

내 귓속에는 누군가의 애인이 산다
--- 「내 사랑, 누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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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송의 시는 황량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채 현실의 들판을 배회하는 에트랑제의 의식이 반복적으로 드러나 있다. 하지만 이런 의식은 부지불식간에 아무런 비판 없이 현실에 동화하며 부정적인 시대를 용인하고 잘못된 현실에 기여하는 세뇌된 독자들에게는 그릇된 시대와 풍조에 저항하는 순수하고 숭고한 정신을 깨닫게 해준다. 또한 옳고 아름다운 세계에 대한 분명한 갈망과 소극적이긴 하지만 훼손되고 오염된 세상에 대한 비판과 저항의식을 보여준다. 이 시집은 바로 시간을 초월한 영원한 것에 대한 기록이자 시인이란 절대자가 만든 추억으로 향하는 배이며, 시인이 믿는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에 대한 비명(碑銘)이다.
- 김경민 (시인, 한국시문화회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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