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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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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37쪽 | 380g | 140*210*12mm
ISBN13 9791191155112
ISBN10 119115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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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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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로 버스를 타러 간다. 서둘러야 할까 아니면 천천히 가도 될까. 버스정류장은 나무가 무성하고 꼬부라져 보이지 않는 길 저쪽에 있다. 집을 나서 5분여를 걷지만, 정류장 바로 옆에 도착하기 전에는 버스가 어디쯤 오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종종 느끼는 갈등이다. 도착해서 가까이 오고 있는 버스를 볼 때는 서두르길 잘 했다고 나를 칭찬한다.

그러나 오늘은 도착하니 버스가 막 떠난다. 다음 차는 한 10분은 기다려야 한단다. 아마 10초만 일찍 왔어도 탔을 것인데 참 아쉽다. 한 번은 급한 마음에 뛰다시피 서둘러 왔더니 버스가 도착하려면 8분은 기다려야 한다고 전광판이 안내한다. 시간에 늦은 것은 둘째 치고, 서두른 것만 억울하다. 천천히 걸어도 될 것을…. 실망했지만 잠깐 앞의 일도 모르는 범부에게는 이런 억울함은 일상이다. 동동거려봐야 말짱 헛일이라고 나를 달랜다.

물론, 운행 간격이 먼 광역버스나 열차를 탈 때는 젊은이들처럼 언제 오느냐고 스마트폰에 물어보기도 하지만, 멀리 가지도 않고 비교적 자주 오는 시내버스니 번거롭다는 생각이 앞선다. 또 십 분이 그다지 긴 시간도 아니니 잠시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한시가 급할 때 이런 일은 참 난감하다.

오늘은 그런 날이다. 손을 흔들며 태워달라고 손짓을 해보지만, 버스는 들은 체도 안 하고 그냥 간다. 하긴 문을 꼭꼭 닫은 차 안에서 내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으리라고 이해하려 하지만 운전사의 태도는 서운하다.

언젠가 이런 보도를 봤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아이는 내렸지만, 동행한 엄마는 못 내렸단다. 버스 출발 직후 이를 안 엄마가 내려달라고 사정을 했지만, 운전사는 교통규칙위반 운운하며 결국 다음 정류장까지 가서야 내려준 운전사가 있다. 과연 우리의 법이 이다지도 지엄하고, 또 철저히 지켜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 운전사의 태도에 대하여 세상 사람들은 한동안 쑤군대었다. 그래서인지 가끔 운전사에게 분풀이하는 사람이 있다.

10분을 하릴없이 기다리느니 전철역까지 부지런히 걸어갈까 하다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설령 전철역에 조금 일찍 당도한다 해도 이삼십 분마다 운행하는 전철이 때맞춰 오지 않는다면 달려간 보람이 없다. 세상에는 이런 헛고생이 많다. 순리대로 살자며 다음 차를 기다리기로 했다. 어쩌면 운명은 기다리는 자의 편 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잠깐 앞의 일을 몰라 중요한 일을 그르칠 때가 종종 있다. 약속이나 정해진 시각에 늦어서 일을 망치고 땅을 치는 일도 많다. 미래를 안다는 것은 초능력자나 역술가가 아니라면 참 어렵다. 어쩌면 신의 영역일지도 모를 것을 아쉬워하는 것은 욕심꾸러기 인간만이 아닌지 모르겠다. 반대로 늦은 것이 운명을 바꾼 경우도 있다.

반세기 전 아산의 철도건널목에서 수학여행 버스가 열차와 충돌해 어린 중학생 오십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때 건널목 직전 휴게소에서 버스 출발 시간에 늦어 다음 버스로 갈아탄 학생을 나는 알고 있다. 신은 이 학생을 어디에 쓰려고 죽음의 대열에서 떼어놓았을까.

친구가 부르는 방으로 들어가려다 먹던 무가 아까워 마저 먹다 보니 잠시 시간이 지체되었고, 그 사이 친구와 여동생은 개천에서 주운 심지가 달린 시커먼 물체에 불을 붙여 놀다가 폭발 참사를 당했다. 전쟁이 남기고 간 불발탄 참화다. 울먹이며 얘기하던 집안 형을 또 떠올린다. 운명의 장난이다.

춘천 호반에 시외버스가 추락하여 많은 사람이 수장된 일이 있었다. 사고 직전 운전사에게 통사정하여 정류장도 아닌 곳에 주룩주룩 내리는 늦은 밤의 빗속으로 홀로 내린 처녀가 있었다는 보도를 본적이 있다. 반세기 전이다.

무너져 내린 삼풍백화점에 근무하던 지인의 부인이 계단실에서 잠시 휴식하는 사이 악마의 난동은 시작되었고, 부인은 아비규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얘기를 차마 웃지 못하고 전하는 지인의 얘기를 들은 바 있다. 악마가 거미줄을 치고 기다리는 곳으로 애써 달려간 수많은 사람을 신은 왜 버렸을까. 그 부인은 왜 건져내셨을까.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인생사 새옹지마라지만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며 오만가지 생각에 젖는다. 엉뚱한 생각에 골몰해서인지 십 분이 금방 지나갔다. 버스는 오 분도 안 되어 온 것 같다. 도로교통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버스도착정보가 나를 울리고 웃긴다. 아주 화급한 사정이 아니라면 잠시 시간 손해를 보는 것도 괜찮은가 보다. 나를 태우지 않고 간 버스를 원망할 일이 아닌지도 모른다. 어떤 참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다.
--- 「버스를 기다리며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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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있는 수필집
‘노을을 바라보며’

우선 정암 유제범 작가의 새로운 수필집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좋은 수필은 한 편만 해도 잘 지은 집 한 채에 빗댈만하다고 하는데 이번에 새로 내어놓은 유 작가의 제2수필집 ‘노을을 바라보며’는 50여 편이나 되니 잘 지은 집 50여 채가 한꺼번에 들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집을 짓다보면 간혹 기둥이나 서까래의 마름질이 서툴거나 하다못해 문고리나 수도꼭지가 잘못되는 수가 있으련만 처음부터 끝까지 한 편도 허술한 것이 없는 속이 꽉 찬 집이기에 매우 감동이었다.
더구나 이 제2수필집은 종심從心의 나이인 작가가 제1수필집을 내어놓은 지 불과 일 년 반 만에 다시 출간하는 것이니 그의 작품에 대한 지치지 않는 열정과 애정에 감탄하면서 또 한 편 큰 복을 받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노을을 바라보며’에서 세속의 성공과 출세인 열복熱福은 없어도 사소한 삶에서 찾는 청아한 복인 청복淸福은 아주 조금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하기야 ‘열복’도 없는 것도 아니지만 퇴직 이후 텃밭 가꾸고 도서관에서 책 읽고 글을 쓰며 맑은 마음속에 깨끗한 행복과 자신 속에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있으니 청복만큼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즐거운 고갯길’에서 티 없이 맑은 문학 소년으로 꽃과 대화를 나누며 ‘은빛 머리카락’에서 소갈머리는 없을지언정 마음만은 속을 가득 채워보자고 다짐하고 있으니 그의 ‘제2악장과 나의 인생’ 연주는 이렇게 곱고 따뜻한 것이다.
작가는 행복을 찾을 줄 알고 누릴 줄 아는 사람이다. 그의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가던 길을 되돌아와 확인한 가스불이 잘 꺼져있는 것도 기쁘지만, 다시 내려가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니 그 사이 사용한 사람이 없었던 지 바로 문이 열릴 때 기쁘고 안전벨트를 매라고 운전기사의 안내가 나왔을 때 ‘벌써 맸구먼’하며 어깨를 으쓱하는 나는 기쁘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은 덤덤하게 넘겨버릴 수도 있는 일들이지만 그는 그 순간순간의 일들에 긍정의 힘을 불어넣는 것이다. 그는 언제나 기쁠 수만은 없지만 슬픈 것도 뒤집어보면 기쁨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버스를 기다리며’에서 인생사는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한 말과 맥을 같이 한다.
작가는 가족은 물론 그와 가까이 한 모든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삶을 살았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사모곡인 ‘스러져가는 불씨를 보며’, ‘사발시계 하나 사 드릴 걸’, ‘술 조사와 숨바꼭질’, ‘연필’ 등에서 어머니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눈시울을 적시게 하며 ‘딸의 혼인이 내일이구나’, ‘딸 이사하는 날’, ‘손녀라는 천사’에서는 가족의 사랑이 훈훈하게 묻어 있다. ‘선산벌초와 형제애’, ‘벗들이여’ 등은 우애와 우정을 다짐하고 있다.
작가는 사람뿐만 아니고 집이며, 자동차, 영농관리기까지도 필요에 따라 사용하고 쉽게 갈아치우는 것이 아닌 동반자적 호흡이 있는 인격체로 승화시켜 오래오래 아끼고 사랑했다. 아파트는 26년 반(‘본다는 것’ 쓴 시기이니 아마 30년은 되었을 것 같다), 자동차는 17년 - 그는 자동차라 하지 않고 길벗이라고 했다. 사람 나이로 치면 칠순 가까이 같이 하던 친구를 끝내 안락사 시켜야 했던 안타까움은 마음을 짠하게 했다. 8년 이상 농사일을 도왔던 ‘영농관리기’를 닦고 조이고, 기름 치는 것을 잊어 망가뜨린 일을 자책하며 스스로 ‘몰상식’이라고 아파했다.
한편 유 작가는 다양한 경륜에서 얻은 해박한 안목으로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이전에는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제 와서는 그르다는 것 즉 ‘작시금비昨是今非’에 대해 따끔한 충고도 하고 있다. 어제까지는 진리이더니 졸지에 그른 것으로 전락하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 연구결과를 경고하며 그렇게 많은 과학자들을 바보로 만들던 천동설天動說 같다고 했다. ‘오묘한 아파트 이름과 줏대’에서 사대주의 사고를 일갈했고 ‘버스운전사와 전화’에서 법 따로 자기 따로 상황을 한탄하며 ‘전원’에서는 쓰레기를 경고하고 ‘금연딱지’에서는 일본에 대해 표리부동의 전형이라고 질타했다.
아무튼 이처럼 ‘좋은 수필의 요건’을 빠짐없이 갖춘 좋은 집에 첫 방문자로 허락받아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본 것은 큰 행운이었다.
바라건대 많은 독자들이 댓돌이 닳도록 이 집을 방문하여 정암의 뜨락에서 작가가 아낌없이 선물하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 속에 수필의 맛과 멋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박영환 (杏田,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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