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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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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462g | 135*198*26mm
ISBN13 9791190910026
ISBN10 119091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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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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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여기 온 것도 곡절이 있을 테지. 이 세상에 사연 없는 치들이 어디 있겠어. 그건 관계에서 오는데, 관계는, 너랑 나랑 이렇게 만났듯이 바로 인연에서 비롯되는 거야. 세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거대하단다. 네가 그걸 안다면 이 관계와 인연이란 게 얼마나 소중한지도 자연 깨닫게 될 거다.
--- pp.12~13, 「내드름 항아의 눈물」

드넓은 공간은 적요했다. 텅 비어 존재감마저 희박해 보였다. 투명한 햇살 때문일까. 현실은 탈각되고 과거의 무엇이, 짐작하지 못할 어떤 것들이 무구한 세월 동안 응집해온 듯했다. 그는 아득히 멀고 오래된 곳에 와있는 기분에 젖어 들었다.
강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은 연방 아래 갈대밭에서부터 도로를 거쳐 위쪽 갈대밭으로 올라왔다. 묵은 갈대들이 나실나실 흔들리면서 소리했다. 친근하면서도 낯선 소리는 퍽 느슨했다. 율동적으로 피어나면서 집을 지나쳐 뒷산으로 올라갔다. 이내 집으로, 갈대밭으로, 강으로 불어 내렸다. 소리 맞은 강물이 꿈틀거렸다. 커다란 새가 솟구치듯, 여자가 시부저기 하늘로 날아오를 듯, 물속에 든 산도 함께 굼실거렸다.
--- pp.47~48, 「1장 신림」

“비유하자면, 단소는 꽃피는 소리고 젓대는 열매 맺는 소리. 피리는 겨울바람 소리요, 날라리는 흙의 소리지. 생황은 어떠냐. 바로 싹트는 소리, 봄의 소리야. 모든 것을 열어젖히는 소리가 생황의 소리라고. 양극단을 포용한 뒤에 나오는 소리, 모든 소리의 가운데. 한데 조여생, 그렇게 가늘고 떼꼰떼꼰한 소리로 무엇을 열고 어떻게 중심을 잡을래. 자고로 소리가 너무 예리하고 차면 아무것도 품을 수 없어요. 맑은 물에 고기가 못 사는 것과 같은 이치야.”
--- p.53, 「2장 항아」

막는다는 말은 말 그대로 무엇인가를 앞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노래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야 목에서 굵고 가늘거나 넓고 좁거나 맑고 탁한 소리가 높고 낮고 길고 짧게, 부드럽고 딱딱하고 차고 따뜻하게, 기쁘고 슬프고 우울하고 행복하게 천지사방으로 흐르고 퍼지게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어떻게 하나의 몸에서 막는 것과 흐르고 퍼지는 것이 동시에 나올 수 있을까. 노래하는 저 목소리와 내 속에 사는 것들을 잡아채고 더군다나 물길을 막는다는 저 무지막지한 손은 별개일까.
--- p.105, 「3장 인갱이」

그녀는 오동실이 물에 잠기던 때를 기억했다. 물살은 조용히 쉼 없이 밀려들었다. 방구들과 지대석만 남은 집들로, 시멘트 고샅길과 마을 앞을 지나던 아스팔트 도로로, 변소와 동네 우물로, 시정의 느티나무 밑동과 베어 넘긴 오동나무 둥치로 물은 집요하고 끈질기게 스며들었다. 마침내 오동실의 모든 것이 물에 잠겼다. 기어이 거대한 댐 속에 갇히고 말았다. 그곳에 마을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오래오래 댐 물 위를 떠다니며 개개풀어지던 똥과 연보라색 오동꽃들이었다.
--- p.164, 「4장 소년의 강」

구월 한낮의 뙤약볕에서, 시커먼 펄에서, 채 수거하지 못해 뒹굴고 있는 물고기 사체 앞에서, 악취가 코를 찔러 숨도 제대로 쉬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녀석이 두 손으로 생황을 받쳐 들고 ‘세노야 세노야’를 불고 있었다. 우수에 잠긴 표정이었다. 간절하게 무엇인가를 호소하는 눈동자로 물고기 사체와 바다를 바라보며 호흡했다.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선율이 바뀌었다. 선율이 달라질 때마다 양쪽 볼이 미세하게 볼록해졌다 오목해졌다 했다. 마치 소리를 마중하는 것처럼, 소리의 소리를 듣는 것처럼 오래오래 눈을 감고 기다렸다. 소리와 교감하는구나. 그는 자기도 모르게 생각했다. 녀석은 간혹 오른손 검지를 관 사이로 넣었다 빼내곤 했다. 넣지 않을 때는 빙글빙글 돌렸다. 율동적이었다. 율동은 퍽 무거워 보였다.
--- pp.191~192, 「5장 물의 문」

갈밭에 바닷물이 스며들지 못하니 갈대가 가늘어질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이토록 가늘어진 관이 어떻게 소리를 품을 수 있겠느냐고, 도저히 악기를 만들 수 없다고, 장인이, 가져간 관들을 모조리 부숴버렸다고 니어에게 전했다. 관이 뽀개질 때마다 소리 같지도 않은 소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떨어져 산산이 바스러져 버렸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내 푸른 줄기를 흔들었다. 너무도 얇아진 청은 바르르 떨 뿐 소리 하나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 껍데기가 벗겨지도록 비벼대도 꼰지꼰지 놀았다. 도무지 낭랑해질 줄을 몰랐다. 바닷물이 오지 않으면서부터 이 사태는 예견된 일이었다. 그때부터 내 바탕은 단단해지기 시작했으니까. 어르신, 바닷물 좀 보내주세요. 수없이 탄원해도 하백 어른은 침묵뿐이었다. 생떼를 쓴다고 그 어른이야 어떻게 손을 쓸 수 있을까만 전처럼 푼더분해지고 싶었다. 물고기들과 게와 새들과 지렁이나 뱀, 물닭들이 내 바탕에서 시끌벅적 소란을 피우던 시절을 다시 살고 싶었다. 그들이 있어야 나도 살고, 내가 살아야 내 안에 들었을 항아의 목소리도 제대로 나올 수 있을 터였다.
--- pp.220~221, 「6장 여와의 갈대」

강물 소리였다. 강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소리인 듯했다. 야라가 언젠가 공책에 썼던 것처럼, 강물 속에는 수수만 년 동안 쟁여온 그리움 같은 것들이 함께 흐르는 것 같았다. 그리움 속에는 헤아릴 수조차 없이 무수히 많은 기억이 차곡차곡 쌓여서 이 밤 강물에 풀어져 흐를 터였다. 기억 속에는 또 수많은 사람과 푸나무들과 짐승들과 하늘과 땅과 물과…… 바람은 그것들을 모조리 풀어 강물에 쏟아붓고, 강물은 바람에 젖어 바람에 실려 바다로 흘러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이 모든 소리가 노래로 들리는 것 같다고 야라는 공책에 썼었다. 언제부턴가는 울음소리로 들리기 시작한다고 썼다. 난조는 조금은 애상에 젖어 이물을 곰지락거렸다.
--- p.293, 「7장 항아의 길」

“식물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백일홍이니 매리골드니 금계국이니 코스모스도 다 토종이 아니죠. 특히 금계국은 제가 다니던 학교 뒷산 공동묘지 근처에 많이 피어있었어요. 시체꽃이라 불렀죠. 전 그게 이름인 줄 알았고 우리 고유 꽃인 줄 알았습니다. 또 편백나무도 일본이 원산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언젠가 휴양림에서 목격한 건데요. 이 편백나무를 심겠다고 수백 년 자라온 우람한 참나무며 소나무들을 베어내고 있었어요…… 음, 이건 다른 층위의 문제로 봐야 할 텐데…… 아메리카나 유럽에서 우리나라로 온 사람들, 동남아나 중앙아시아에서 온 많은 사람도 우리 고유종이 아닙니다. 하늬 씨나 제가 정말 고유종일까요. 대체 고유종이 있기나 할까요. 어쨌든, 그 사람들이 어디에서 여기로 왔든지 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랑 그렁저렁 어우러져 살고 있지 않습니까. 제 말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생물이라는 넓고 큰 틀에서 본다면, 지구의 틀에서 본다면, 볼 줄 안다면 하등 다를 게 없다는 겁니다. 어떤 것은 좋고 어떤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무엇은 옳고 무엇은 그르지도 않아요. 그냥 존재하죠. 그냥 움직이면서 살고 있을 뿐입니다.”
--- pp.359~360, 「8장 비단강 달빛여행」

반짝이는 꽃잎들 위로 무언가 흘렀다.
고대…… 하백은 보았다. 笙을. 세상의 가장 먼 곳에서, 가장 깊은 곳에서, 가장 오래된 곳에서 온 생을. 두개골에 제 가슴뼈들을 박아 목뼈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 지골로 늑골 구멍을 열었다 막았다 하는 생을. 소리 낳는 생을. 소리 잣는 생을. 소리 삼는 생을. 난조鸞鳥,그 일엽편주에 부르돋듯 올라앉는 생을.
--- p.396, 「돌장 가장 오래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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