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극으로 학교를 즐겁게!”
문학 수업, 블렌디드 러닝,
동아리, 학생연극제에 활용하는
낭독극 수업 지침서
‘연극’ 수업이 개정 교육 과정의 소단원으로 들어온 이후, 학교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대학에서 몇 학점 들은 연극 강의로 수업을 알차게 꾸리기는 어려웠고, 세심하게 연출하며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에도 부담이 컸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대사와 동선 암기, 무대와 소품 준비 등 공연을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오프라인 수업이 불가능하게 되며 연극 수업에도 더더욱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연극을 만들며 활발히 활동해 온 전국교사연극모임은 ‘낭독극’에 주목했다. 공연을 완성하는 데 드는 부담이 연극보다 덜하면서도 깊은 예술적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연극 수업에 활용하기 안성맞춤인 극예술이다. 『학교에서 낭독극하기』는 낭독극 특성을 십분 살린 수업 지침서로, 연극 단원을 가르쳐야 하는 초중고 국어 교과 선생님, 연극동아리나 학생연극제를 맡은 교사뿐 아니라 교육 연극에 관심 있는 누구나 유용하게 볼 책이다.
『학교에서 낭독극하기』로 해결하는
낭독극 수업의 4가지 궁금증
Q. 낭독극이 연극보다 준비 과정에서 부담이 적은 이유는?
낭독극과 연극의 가장 큰 차이는 ‘대본 암기’ 여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면대를 놓고 앉아 대본을 보며 목소리 표현으로 극을 이끄는 방식이 낭독극의 기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조명, 무대 장치, 의상 등도 간소하게 연출한다. 시각을 자극하는 요소는 연극에 비해 적지만 예술의 매력이나 깊이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관객이 낭독극을 통해 길어 올리는 감동은 연극과는 또 다른 형태인 셈이다.
이 책은 ‘1회에 3시간, 4회 연습으로 낭독극 만들기’ ‘그림책이나 짧은 이야기로 2시간에 낭독극 만들기’ 등 일반 수업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낭독극 만드는 방식도 다룬다.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해당 방법으로도 아이들이 낭독극의 예술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낭독’만 한다면 학생들이 단조로워하지 않을까?
『학교에서 낭독극하기』는 교육 현장을 염두에 두고 쓰인 만큼 학생들이 연기 등 연극 요소를 함께 경험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학생들과 낭독극을 만드며 연극 요소를 녹이려 애쓴 저자들은 그간의 고민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녹여 냈다. 학생들은 대본을 들고 이동하며 연기를 할 수도 있고, 한 작품에서 여러 역할을 맡으며 골고루 풍부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크고 화려한 조명 대신 독서등, 손전등, 촛불을 활용하면 공연 분위기가 한껏 살아난다. 간단히 준비할 수 있는 소품 활용법, 복잡한 장치 대신 포스터, 큐브나 나무 상자 등으로 무대를 연출하는 법 등 실천적인 내용도 담았다.
모둠 활동을 하며 대본을 함께 각색하고 공연한 학생들은 낭독극 수업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학생들은 ‘놀이’ ‘레몬 김치’ 등 다양한 표현으로 소감을 이야기했다. 대사와 동선 암기에 관한 부담 없이, 대본을 각색하며 원작의 어떤 장면을 넣을지 고민하고 캐릭터를 살려 연기하는 활동이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다는 후문이다.
Q. 초등/중고등 국어과 수업, 블렌디드 수업에서
낭독극을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까?
이 책은 초등, 중고등 각각의 성취 기준을 바탕으로 차시별 수업 디자인을 안내한다. 초등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한 일을 극으로 표현한다’는 학습 목표에 어울리게, 중고등은 ‘문학 작품을 바탕으로 연극을 경험한다’는 목표에 어울리게 구성했다. 수업에 바로 쓸 수 있는 학생 활동지뿐만 아니라 교사에게 실용적인 수업 결과 보고서 양식 등 별첨 자료도 알차다.
특히 4차 산업 혁명의 중요성과 맞물려 ‘대면 수업을 하더라도 온라인 수업을 병행해야 한다.’라는 고민이 이어지면서 낭독극 수업에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 이 책은 ‘온라인 수업으로 낭독극 만들기’를 비중 있게 언급하며 연극 수업의 기본 활동인 ‘몸과 마음 열기’ 중 온라인으로 가능한 활동, 낭독극 수업에서 활용도 높은 에듀테크 기능 등을 소개한다. 장편 동화 한 편을 예시로 삼아 온라인 낭독극 수업 준비부터 블렌디드 수업 구성안까지 세세하게 안내하기도 했다.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가능한 차시를 구분했으며 두 방식 모두 가능한 차시는 별도로 표기해 블렌디드 구성을 한눈에 알아보기 좋다.
Q. 문학 작품을 낭독극으로 각색하는 방법은?
낭독극은 대중 예술로서 ‘연극과 문학의 만남’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전문 극단에서 창작하는 많은 낭독극 또한 문학 작품을 각색해 제작된다. 교육 현장에서도 낭독극을 ‘온작품 읽기’와 결합해 지도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낭독극하기』는 초중고 국어 교과와 연계된 문학 작품을 어떻게 낭독극 대본으로 각색하는지 충실히 보여 준다. 소설이나 동화 등 서사 문학과 시 등 운문 문학으로 나눠 각 장르의 특성별로 캐릭터 만드는 법, 원작 중 대본에 반영할 부분을 정하는 법, 원작의 문장 활용법 등을 설명한다.
이어 선생님들이 직접 혹은 학생들과 함께 각색한 대본 11편을 실었다. 모파상의 「비곗덩어리」, 황순원의 「소나기」, 동화 『화요일의 두꺼비』, 옛이야기 「정신없는 도깨비」, 청소년 소설 스테디셀러인 『이빨 자국』, 양성우 시인의 「또 하나의 나」, 이은택 시인의 『벚꽃은 왜 빨리 지는가』 수록 시 8편이 훌륭한 소재가 되었다. 영화 〈겨울왕국〉(2014)을 재구성한 대본도 흥미를 유발한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결말까지 모두 전면 수록했으며 지도 교사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각 대본마다 연출법, 역할 배분, 무대 구성에 관한 조언을 덧붙여 두었다.
‘연극으로 학교를 즐겁게!’를 모토로 교실 곳곳 웃음꽃을 피우는 전국교사연극모임 선생님들의 경험이 많은 교육 현장에 날개를 달아 주면 좋겠다. 마음껏 표현하며 개성을 발휘하는 수업을 통해 학생과 교사의 예술 감수성, 창의성, 즐거움이 더 커지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