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가라앉는 마을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6,500
판매가
15,670 (5%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40g | 146*210*20mm
ISBN13 9791130817927
ISBN10 113081792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물안개가 너울너울 피어오르는 강변 위로 어둠이 서서히 내려앉고 있다. 어둠은 모든 것을 잠식해 들어가며 섭새강 여울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골 가득 어둠이 채워지자 황금빛 작은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황금빛 물체는 어둠을 가르며 섭새 강변을 향해 빠르게 날아와서 멈춘다.
“사랑하는 동물 가족 여러분, 모두 이 자리에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어제도 슬픈 일이 있었고 오늘도 우리 주변에서는 계속해서 비극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우리 동물들은 아무도 살아남지 못하고 멸종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오늘 저녁 결정되는 대로 우리는 이곳을 떠날 것입니다. 모두들 고민하고 있는 문제점과 대안을 발표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날 야생동물들의 생사를 나무 막대기 같은 몸에 둥근 머리를 가진 직립보행동물인 인간들이 좌우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박쥐들은 동물들의 생명을 인간에게 내어놓고 처분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우리는 맑은 물을 찾아 떠날 것입니다.”
--- pp.13~14, 「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낙현이가 팔아버린 산으로 접어들어 몇 발짝을 옮겼을 때였다. 전에는 땅까지도 보이던 오솔길이 잡초가 무성하여 산인지 길인지를 분간할 수가 없었다. 마을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발길도 끊어진 때문이었다. 낙현의 산은 군데군데가 파헤쳐져 상처투성이 환자로 보였다. 순태가 이사 준비를 위해 서두르며 낙현의 산을 가로질러 내려갔다. 다른 상두꾼들도 뒤따랐다. 기영은 황 영감을 부축하며 천천히 걸었다. 느린 발걸음을 몇 발짝 옮겼을 때였다. 기영의 발이 갑자기 수렁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 바람에 황 영감도 덩달아서 나뒹굴어 넘어졌다. 황 영감은 며칠씩 식음을 전폐한 몸이었다. 기영은 황 영감을 부축하려 얼른 일어났다. 그의 발이 어딘가에 걸려 움직이질 않았다. 발만이 아닌 몸까지도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밟히는 데가 없고 끝없는 벼랑 같았다. 기영이 발밑을 보니 생수 공장에서 파놓은 폐공 속에 발이 빠져 있었다. 폐공은 풀숲에 가려져 있는 데다 그 위에 비닐종이를 살짝 덮어 숨겨놓은 상태였다. 폐공 속에는 갖가지 쓰레기와 기름덩이 생활하수가 빗물에 씻겨 들어가 지하 100미터가 넘는다는 폐공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기영이 주위를 둘러보니 물 공장에서 파놓은 폐공들이 폐공 마감 처리도 안 된 채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 pp.141~142, 「가라앉는 마을」

집주인들은 재개발을 바라보고 몇 채씩 사놓은 이 낡은 건물에 세입자들을 들였으니 오직 투자만이 목적이었다. 세입자들은 늘 낡을 대로 낡은 주택에 몸을 의지하고 살며 재개발이 될 때까지만 집주인의 낡은 집 재산을 지켜주는 충직한 개에 불과했다. 다른 곳으로 갈 수 없으니 그저 죽으면 죽고 살면 살지 하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었다. 귀하고 천한 목숨이 따로 있는 게 아니나 주머니가 두둑한지 얇은지로 인간을 귀하고 천한 목숨으로 편 가르는 세상이다 보니 그냥 천한 목숨인 척들 살아가고 있었다.
--- p.207, 「바람은 길이 없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잡초 같은 생명력을 가진 신성(神聖)의 소설
백정희의 소설을 읽으면 우리는 문학을 왜 하는가 하는 전통적인 질문에 바로 마주치게 된다, 백정희는 우리 사회의 약자와 소외된 자에 대한 뿌리 깊은 애정으로 반대편에 있는 제도와 인간을 질타한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백정희의 두 번째 소설집 『가라앉는 마을』에서 주목하는 것은 그녀의 문학관이다.
이를테면 단편 「계단 위에 있는 집」의 여자 주인공은 막다른 길에 몰려 있다. 그녀가 세 들어 사는 연립주택은 비가 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온통 금이 가서 관청으로부터 철거 통고를 받은 지 오래다. 월세도 내지 못해 보증금도 다 까먹었고 계약직은 해고당했고 생활비도 없다. 시도하는 돈벌이는 모조리 실패한다. 간절히 기다리던 문학창작지원금도 받지 못한다. 쌀통에는 쌀도 없어 우연히 날아와 식구가 된 새 모이도 줄 형편이 못 된다. 베란다 시멘트 틈새에는 잡초 바랭이가 자리를 잡고 자라다가 말라죽어간다. 여기서 바랭이는 백정희 문학과 등가물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죽음 이후를 생각한다. 죽음 이후 자신의 구원이 아니라 자신의 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을 생각한다.
이 정도라면 백정희에게 문학은 생계 수단이나 명예 같은 세속적인 것이 아니라 운명처럼 달라붙어 있는 신성불가침의 존재다. 존재의 전부이기에 길이 있든 없든 백정희는 그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그래도 그 길이 환했으면 좋겠다. 가끔은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백정희의 바랭이가 씨를 뿌려 모두에게 희망의 소식을 전해주면 좋겠다.
- 하응백 (문학평론가)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