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물리적 몸에 지나지 않는다. 몸 이외에 어떤 비물리적인 영혼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당신을 당신이게 만든 당신에 관한 모든 것은 당신의 뇌 안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신의 믿음과 욕구, 희망과 공포, 기억, 사랑과 미움의 감정들―이것들 모두는 당신의 뇌에 신경 경로들로 코드화 되어 있다. 그래서 왜 당신이 일어나 부엌으로 걸어갔는지를 알고 싶다면, 우리는 단지 당신의 뇌를 들여다보기만 하면 된다. 여기 말고 봐야 할 곳은 없다. 왜냐하면 비물리적인 영혼은 없기 때문이다. 당신의 갈증은 당신 뇌에 신경으로 코드화 된 물리적인 것이었다. 더욱이 물을 마시러 가는 당신의 의식적 결정 또한 물리적이었다―그것은 당신 뇌에서 일어난 물리적인 신경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 신경 사건이 당신의 근육을 움직이게 야기했다. 이렇게 계속 나아간다.
---「Chapter 1」중에서
결정론이 참이라면, 당신이 지금까지 행한 모든 것은―당신이 지금까지 했던 모든 선택은―130억 년 전에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참이라면 자유의지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 당신이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며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주문할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주문할지 결정하려 한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맨 앞줄에 이르렀을 때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주문하기로 결정했다고 하자. 이 선택이 당신 자유의지의 산물이었을까? 글쎄, 만약 결정론이 참이라면 당신의 선택은 전적으로 이전 사건들에 의해 야기되었다. 직접적인(immediate) 결정 원인은 선택하기 바로 전 당신 뇌에서 일어났던 신경 사건이었다. 그런데 물론 결정론이 참이라면 당신의 결정을 야기했던 그런 신경 사건들에도 물리적 원인들이 있었다. 그것들은 더 이전의 사건들―그것들이 일어나기 바로 전에 일어났던 사건들―에 의해 야기되었다. 이렇게 계속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에 따라 당신이 아기였을 때, 즉 당신 인생의 바로 첫 사건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 따라서 결정론이 참이라면 맨 앞줄에 이르렀을 때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주문할 것임은 당신이 태어나기 이전에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참이라면 당신은 자신의 자유의지로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주문하지 않았다는 것이 되는 것 같다.
---「Chapter 2」중에서
비록 우리에게 비물리적인 영혼이 있다 하더라도, 신경과학자들이 우리 뇌에서 무엇이 일어나는가를 봄으로써 우리가 의식적 결정을 내리기 전에 우리의 행위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참이라면,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말이 어떻게 맞는 말일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
---「Chapter 3」중에서
우리는 진퇴양난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양립가능론을 명백한 거짓으로 그냥 일축해 버리는 것(그래서 그 견해를 지지하는 전문철학자들에 의해 비합리적이라고 여겨지는 것)과 “자유의지”라는 용어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길고 어려운 논쟁에 참여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만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제3의 대안이 있다고 생각한다. 요령은 양립가능론이 틀렸다고 논증하려는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그 대신 그것은 쟁점과 상관없다고 논증하는 것이다―그것이 참일지라도 전혀 문제없다고.
---「Chapter 4」중에서
자유의지에 대한 두 번째 중요한 교훈은 자유의지란 우리가 끊임없이 실행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우리는 오직 어떤 특정한 순간에 간헐적으로 그것을 행사한다. 특히, 오직 갈린 결정들을 내릴 때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자유의지를 행사한다―우리에게 똑같이 좋아 보이는 여러 옵션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적어도 잠시 멈추고 생각하고, 그런 다음 의식적으로 선택하면서 문제를 해결한다. 그렇다. 우리는 자유의지를 그 밖의 다른 시간에는 행사하지 않는다(그리고 우리는 그럴 필요도 없고 그러길 원하지도 않는다).
---「Chapter 5」중에서
문자 그대로 당신의 선택이 바닐라보다 초콜릿이 되도록 야기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이 참이라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하나는 당신의 선택이 바닐라가 아닌 초콜릿이 되도록 야기한 것이 당신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당신은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만들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선택을 했던 사람이 당신일 수 있는가? 당신일 수가 없어 보인다. 만약 이 일이 일어나도록 야기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면―아무것도 그것이 일어나게 만들지 않았다면―그것은 그냥 일어났다고 보인다. 즉, 절대로 당신은 아니었다.
---「Chapter 6」중에서
헤인즈는 피실험자들의 왼손과 오른손에 각각 버튼 하나를 주고, 왼쪽 버튼을 누를지 오른쪽 버튼을 누를지에 대해 어떤 시점에 결정을 하고, 결정하자마자 곧바로 주어진 버튼을 누르라고 말했다. 헤인즈는 뇌의 다른 두 영역에서 무의식적 신경활동이 있음을 발견하고 피실험자들이 왼쪽 버튼을 누를지 아니면 오른쪽 버튼을 누를지를 예측했다. 게다가 이 활동이 그 사람이 주어진 버튼을 누르려는 의식적 결정을 내리기 전 7초에서 10초 사이에 일어났음도 발견했다. 이런 실험 결과들은 치명적인 반자유의지 논증을 제공하는 것 같다.
---「Chapter 7」중에서
신경과학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참으로 어느 정도 놀랄 만한 진보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 과학은 여전히 유아 단계이다. 우리는 지금 당장은 자유의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게다가―이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고려하면―우리의 생애 동안 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는 자들은 인간이 어떤 종류의 권위에 의해서건 자유의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있기 전에 모두 죽어 묻힐 가능성이 높다.
---「Chapter 8」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