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6 특히 우리 장 속에는 이로운 세균들이 많이 살면서 소화를 돕는다. 항생제를 복용하면 부작용으로 흔히 설사가 생긴다. 항생제를 먹으면 병을 일으킨 나쁜 세균들뿐만 아니라 장 속에 사는 이로운 세균들까지 죽기 때문이다. 항생제를 복용한 후에 소화가 안 되거나 설사를 했다면, 이는 장 속에 이로운 세균들이 다시 늘어난 뒤에야 회복된다.
항생제의 흔한 부작용 중 또 한 가지는 피부에 진균 감염이 생기는 것이다. 원래 피부에는 이로운 세균들이 살면서 진균 감염을 막아준다. 항생제를 쓰면 이로운 세균이 죽으면서 진균이 피부의 “빈틈”을 공격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P42 면역계는 뛰어난 멀티태스킹 능력을 갖고 있다. 한 어린이가 집에서 학교에 가고, 쉬는 시간에는 밖에 나가 뛰어 놀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생활 속에서 얼마나 많은 병원체와 마주칠지 생각해보자. 면역계는 매일 수십 수백 종에 이르는 침입자를 만나고, 걸러내고, 때로는 싸워가며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켜낸다. 마찬가지로 면역계는 한꺼번에 여러 종류의 백신을 맞더라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백신을 너무 많이 맞는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면역계가 하루도 빠짐없이, 일분 일초도 쉬지 않고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P51 감기에 걸렸을 때 코막힘과 기침을 덜어주는 약은 수없이 많다. 충혈 제거제는 콧속의 혈관을 수축시켜 점액 생산을 감소시키고 코막힘을 줄여준다. 기침약은 뇌 속의 기침 중추에 작용하여 기침반사를 억제시킨다. 그러나 어떤 약물도 치유 과정 자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욱이 어린이에게도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약물은 없다. 오히려 많은 약이 어린이에게 위험한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절대로 어린이에게 기침약과 감기약을 줘서는 안 된다.
P61 감기와 알레르기는 어떻게 다를까? 간단히 대답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두 가지를 구별하기란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감기와 알레르기는 모두 점액(콧물, 가래), 재채기, 기침, 코막힘을 동반한다. 일반적으로, 감기에서는 기침과 점액으로 인한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며, 알레르기에서는 재채기와 가려운 증상(눈, 코)이 두드러진다. 감기 바이러스가 점막을 침입하면 코와 목의 점막 세포가 파괴되면서 재채기, 기침, 콧물, 가래, 코막힘이 생긴다. 한편 알레르기 증상은 알레르기 유발물질(꽃가루 등)이 코와 목을 침입하여 비만 세포를 자극함으로써 생긴다. 자극받은 비만 세포는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을 방출하는데 이 물질이 재채기, 기침, 콧물, 가래, 코막힘을 일으키는 것이다. 히스타민 분비는 알레르기에서만 일어난다. 따라서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에는 효과가 있지만 감기에는 듣지 않는다.
P99 사실 바이러스성 결막염이 세균성 결막염보다 훨씬 많다. 바이러스성 결막염에는 항생제 안약을 쓸 필요가 없다. 감기와 마찬가지로 약을 쓰지 않아도 7-10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 알레르기 결막염 역시 매우 흔하지만 일반적으로 2세가 넘은 어린이에게 생긴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항히스타민제 안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많은 의사들이 바이러스성 결막염과 알레르기 결막염에 별 생각없이, 또는 세균성 감염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안약을 처방한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결막염이 생기면 항생제 안약을 처방받아 오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값비싼 약을 구입해야 할 뿐 아니라 불필요하게 항생제를 쓰게 된다. 세균성 결막염은 빠른 속도로 심각한 상태까지 진행될 수 있으므로, 항생제 점안액(안약)으로 치료해야 한다. 제약회사들은 값비싼 신제품 안약을 거의 정기적으로 출시하지만, 보통은 옛날에 나온 값싼 항생제 안약도 잘 듣는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