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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총량

그리움의 총량

시작시인선-0379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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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04g | 128*208*9mm
ISBN13 9788960215610
ISBN10 896021561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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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총량


무언가를 간절히 생각하고
슬퍼하는 시간의 총량이
고작 한 시간 정도라는 어느 시인의 진술을
수정하고자 한다
내 그리움의 총량은
의식과 무의식의 총체다

잠잘 때도
밥 먹을 때도
책 볼 때도
페북질할 때도
걸을 때도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도
글을 쓸 때도
유행가를 부를 때도
온통 너이기 때문이다

해가 뜨는 이유도
새가 지저귀는 이유도
바람이 동으로 가는 이유도
비가 사선을 긋는 이유도
구름이 하늘을 흐르게 하는 이유도
별빛이 어둠 가르며 내리는 이유도
풀벌레 우는 이유도
꽃이 피고 지는 이유도
슬픔이 내 몸을 지나는 이유도
웃음 한 말 빌려 오는 이유도
숨을 고르는 이유도
온통 너이기 때문이다

우울한 대기
낙엽처럼 깔려 있는 침울한 적요
흐느끼는 산길
널브러진 이끼들
어스름을 흔드는 개 짖는 소리
홀로 사그러지는 메꽃

매일 아침 나는 너로 태어나 너로 죽는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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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향숙은 여성 시인답지 않게 철학적 사유에 목마른 시인이다. 그래서 그녀의 시에는 깊은 고뇌의 아픔이 있다.
허향숙은 요즘 문단에서 유행을 좇는 시인들과 달리 자신만의 시를 쓰는 시인이다. 그래서 그의 시는 청순하다.
허향숙은 시인이기를 바라지 않는 시인이다. 그래서 그의 시는 아름답다.

“산간 마을에 부는 바람”(「명랑」) 같은 시인,
“허공을 가로질러 맞닿은 마음”(「그냥」) 같은 시인,
“영혼의 슬픈 눈”(「옹달샘」)동자 같은 시인 허향숙.
- 오세영 (시인)
허향숙 시인의 시편들은 최근 범람하는 유행 시편들과는 다르게 비교적 전통 서정 문법에 충실하다. 그녀의 시에는 가슴 아픈 가족 서사가 있고 세계와 사물에 대한 철학적 인식과 사색이 웅숭깊고 나날의 구체적 일상 세목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주목을 끈다.
또한 그녀의 정제된 언어미학의 시편들은 순도 높은 감성으로 독자의 마음을 적시는 시적 아우라와 마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데 이는 요 근래 보기 드문 귀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 시집은 대체로 사물과 세계와의 동일성을 추구하는 시편들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존재의 기원인 고향에 대한 회감 어린 정서의 시편들에서는 애틋한 향수를, 예기치 않게 찾아와 실존의 뿌리를 사납게 흔들어대는 참척의 슬픔이 짙게 밴 시편들에서는 먹먹한 통한을 느끼게 한다.
- 이재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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