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은 가난하게 사는 것!
여기서 내가 말하는 '가난하게 사는 것'이란 선택한 가난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말하는 가난은 무작정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가난을 말합니다.
평생 불필요한 것을 지우고 사는 빈민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며 살아오신 서 안나 회장님을 내가 처음 뵌 곳은 서해안 대부도 선감 공소에서였습니다.
나는 서 안나 회장님을 만나 본 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토록 소문 없이 사랑을 퍼주며 사시는 분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2011년 10월 초하루, 그와 초대면한 자리에서 확인하게 된 서 안나 회장님의 과거를 요약해 봅니다.
안나 회장님은 1959년에 수녀원에 들어가셨고, 연약한 체질에 달려든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1973 년에 수녀원을 탈회하게 되셨습니다. 그의 머릿속에는 수도생활 중에 더욱 굳힌 가난한 사람들 틈에서 부대끼며 그들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마음을 한시도 놓지 않았습니다. 휴식도 잠시, 당시 서울에서 대표적인 빈민촌으로 알려진 상계동으로 들어가십니다. 그곳 상계동성당 전교회장으로 가난한 가가호호를 방문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도 전하고, 빈민들과 어울려 함께 슬퍼하고 함께 웃는 생활을 15년 동안 계속하십니다.
1991 년 상계동보다 더 낮은 선감 공소가 있는 마을로 들어가십니다. 그때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작은 섬 마을이었습니다. 참 조용하고 때 묻지 않은 평화로운 어촌이고 농촌이었습니다. 이 소외되고 낙후된 선감마을 주민들을 위해 선감 공소 회장이 되어 희생 ?봉사하는 일을 하루도 거르지 않았습니다.
2007 년에는 마침내 몸져누웠고, 폐암 진단을 받고, 6개월 시한부 인생 선고도 받았습니다. 안나 회장님은 기도로써 하느님과 소통했습니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조용하게, 그리고 가난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도 하느님의 은총이라 싶었답니다. 그 무렵 아픈 몸을 이끌고 남양성모성지에 가서 기도하고, 미사참례도 했답니다.
마을 주민들도 지극 정성으로 아픈 당신을 도와 주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놀라운 은총을 체험하셨다고 합니다. 그 지긋지긋한 아픔이 한순간에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 후, 언제 그렇게 고통을 헤매던 환자였나 싶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답니다. 그런 어느 한날, 서 안나 회장께서 내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만나자고 했습니다. 만나자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의외였습니다. 그동안 고통 속에서도 병원을 가지 않고 참아냄으로써 발생한 의료비를 가난한 이들과 나누고 싶어서였습니다.
일금 1백만 원을 하얀 봉투에 담아 나에게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민들레국수집에 기부하신 겁니다. 그날 그 돈 말고도 당신께서 땀 흘려 키우신 총각무며, 고구마며, 커다란 호박 한 덩이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서 안나 회장님은 내게는 정말 멋진 믿음의 선배십니다. 가난하게 살면서도 남에게 베푸는 것이 진정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임을 당신 스스로 모범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정말 좋은 분을 만나서 행복합니다. 가난하게 살면서도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신 서 안나 회장님,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진정한 봉사와 나눔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 서영남 (민들레국수집 대표)
서 안나의 ‘내 마음의 오솔길’을 걸으며
내가 깨달은 것은 미소와 사랑이다.
그는 평생 낮은 곳에서 슬프고 아픈 인생들에게
미소를 주고, 사랑을 주며 살아온 사람!
그래서 누군가에게 얼마나 많이 주었느냐보다
거기에 얼마나 많은 사랑이 담겼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허리를 굽혀 섬기는 자는 결코 위를 쳐다보지 않으며,
오로지 사랑으로써 작은 일을 실천할 뿐이라고 하지 않던가.
- 임만택 제노 (라파엘 피아뜨 나눔재단 회장. 한국가톨릭레드리본 대표이사)
진실하고 단순한 이야기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다
이 책이 지니고 있는 힘은 사랑이다.
자칫 진부하기 쉬운 이 위대한 단어의 진수가 담겨 있어 기도하며 읽었다.
- 원재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