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볼 수 있는 것에서 그는 새로운 발견을 했다. 베게너는 자신의 눈으로 세상의 것들을 읽어 내기 시작했다. 분야가 다른 것들을 모아 자신의 주제에 맞게, 즉 자신의 맥락으로 이해하고 재해석하여 새로운 지식으로 연결시켰다. 그 출발점은 바로 “왜?”라는 질문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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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를 다시 살펴보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작품 속에 더 몰입하게 되고 해당 인물의 행동과 내면 변화의 의미를 모두 추적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책을 읽으면 더 큰 감동을 얻을 수 있고, 책을 읽은 다음에도 자신의 내면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얻을 수 있다. 즉 작가가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 속 인물을 중심으로 한 ‘독후감(讀後感)’을 쓰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독자 자신이 주인공인 자신의 삶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면 될지를 정해서 움직이는 ‘독후행(讀後行)’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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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인어공주는 왕자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제3자의 입장에서는 그게 가장 큰 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인어공주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왕자를 얼마나 사랑하는가와 왕자가 자신의 사랑을 통해서 얼마나 행복한가가 가장 중요하다. 이게 바로 사랑의 핵심이다. 만약 인어공주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왕자에게 실망해서 사랑하는 마음을 거둬들이고 왕자를 칼로 찔렀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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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정신적, 물질적 조건과 가족 관계, 교우 관계, 연애, 정치 활동 등 작품 형성에 영향을 미친 정보를 이해한다면 결국 작품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문학 이론에서는 이런 식으로 작품을 이해하려는 것을 ‘역사주의적 비평’이라고 한다. 독서 경험을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주의적인 비평의 무게 중심을 현대 쪽으로 더 당겨오는 게 좋다. “만약 요즘이라면 이런 작품을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 “요즘 괴테와 같은 고전 작품의 작가가 살아 있어서 글을 쓴다면 뭘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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