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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잃어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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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잃어버린 것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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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254g | 104*182*20mm
ISBN13 9791190885492
ISBN10 1190885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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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길] 결혼과 출산으로 여성들이 ‘잃어버린 것'들의 합은 얼만큼일까. 선뜻 가늠할 수 없다. 이 책은 육아휴직 후 자발적 고립을 택한 여성의 내면을 내밀하게 파고들었다. 작가는 산다는 건 무언가를 계속 잃어버리는 일이어서 그리 슬퍼할 일은 아니라고 담담하게 위로한다. -소설MD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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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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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이 알 수 없음을 견디는 것도 구직 활동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모르는 상태에서 양식에 맞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묵묵히 발송하는 것, 그 일에 감정을 싣지 않고 지속해나가는 것이 중요했다. 가끔은 무인도에서 비행기가 지나갈 때마다 횃불을 들고 구조 신호를 보내는 기분이었다. 여기에 자신이 있음을 알아봐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팔을 흔들었다.
--- p.12

어른이 되어도 눈물로, 우는 일로만 속엣것을 끄집어낼 수밖에 없는 시기를 지날 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 시기와 이 상태를 아이와 엄마가 자라는 때라고 하겠지. 경주도 눈물을 닦고 잠이 들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게 될 것이었다. 인생을 산다는 게 그 접힌 페이지를 펴고 접힌 말들 사이를 지나가는 일이라는 걸, 아무리 가깝고 사랑하는 사이여도 모든 것을 같이 나눌 수도 알 수도 없다는 걸, 하루하루 각자에게 주어진 일들을 해나가다 가끔 같이 괜찮은 시간을 보내는 게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31

경주가 이따금 돌아보는 건 타인이 아니라 과거의 자신이었다. 과거의 자신이 당연하게 여기던 것과 잃어버린 것에 대해 생각했다. 현재의 삶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과거의 어떤 부분만 돌이키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 이중적인 심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친구들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도 이해시킬 방법도 없었다. 이해라니,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 p.82~83

경주는 오랫동안 그렇게 묻고 싶었다. 왜 그랬느냐고. 왜 돌잔치에 오지 않고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거냐고, 우리가 왜 이렇게 된 거냐고, 오랜 친구들과 이제는 연락도 주고받지 않는 J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그녀의 이력서를 패스하는 담당자들과 미스 제이니에게도 묻고 싶었다. 그러나 경주는 그들에게 묻는 대신 자신에게 물었고 그들에게 답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아 지나쳤다. 오랫동안 혼자 짐작하고 헤아렸다. 자신을 설득하는 동안 질문의 공소시효가 지나가버렸다.
--- p.158~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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