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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에 미치다

평화에 미치다

: 박한식 회고록

[ 양장 ]
박한식 | 삼인 | 2021년 06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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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754g | 153*224*30mm
ISBN13 9788964362006
ISBN10 896436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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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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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회고할 때 가장 잊을 수 없는 사건은 물론 한국 전쟁이다. 대구에서 초등학교 3학년 때 전쟁을 맞닥뜨렸다. 만주에서 국공내전을 목격하며 몸서리를 쳤던 나에게 해방 뒤 귀국길은 전쟁 없는 안식처를 찾아 나선 길이기도 했다. 그러나 고향에서 나를 기다린 것은 미국 전투기의 무자비한 폭격으로 상징되는 한국전쟁이었다. 눈에 띄는 모든 것을 무차별 살상했던 미군의 폭탄은 국공내전에서 사용했던 원시적 무기와는 차원이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폭격 소리에 놀란 소가 길가에서 이리저리 날뛰던 모습, 빗발치는 전투기의 폭격에 사람들이 도망 다니다 무참하게 고꾸라지는 모습, 주검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모습, 가족들이 주검을 부둥켜안고 절규하는 모습……. 어린 눈에 반복적으로 각인된 그 장면들은 나를 결심하게 만들었다. 살아 있는 동안 전쟁을 방지하는 일에 헌신하겠노라고. 내 온몸을 휩쓴 ‘평화병’을 결코 치료하지 않겠노라고.
--- pp.59-60

이제라도 우리는 무엇보다도 미국의 행태주의적 전쟁관이 남북 군비경쟁을 교묘하게 조장함으로써 한반도 냉전을 끝없이 지속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을 간파해야 한다. 미국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선과 정치적 협상을 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CVID)’라는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면서 조선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포기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에 대해서는 미국의 핵우산을 이유로 핵무장을 막고 있다. 그러면 북의 핵이 두려운 한국은 미국의 군산복합체로부터 첨단 재래식 무기를 무한정 구입해야만 한다. 더욱이 미국은 한·미 군사훈련을 한국과 세계에 미국의 최첨단 신무기를 홍보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 pp.120-121

내가 미국에 유학 온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이 기독교 국가답게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원수를 사랑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환상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깨달았다. 미국은 자국에 도전하는 세력을 원수가 아니라 악마로 치환해버렸다. 그 악마를 제거하는 ‘십자군 전쟁’을 기독교 신앙에 입각해 정당화시켰다. 이런 추세는 특히 냉전을 거치면서 심해졌다. 무신론을 신봉하는 공산주의자를 악마로 지목해서 한국 전쟁, 베트남전쟁을 자행했고, 9·11 테러 이후에는 이슬람권의 테러 세력을 악마로 지목해서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을 자행하고 있다.
--- p.141

조선 연구의 여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나는 마침내 최종 결론에 도달했다. 나 홀로 조선 연구라는 미답의 땅을 개척할 수밖에 없다는, 바로 그것이었다. 우선 내 학문적 역량을 총동원해서 각종 질문을 마련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따라 다양한 가설을 구성했다. 그때부터 조선 방문은 준비한 질문을 제기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이었다. 나는 조선에서 알게 된 정치인들과 정치적 대화를 나누고, 학자들과 학문적 대화를 나누고, 인민들과 일상의 삶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내가 준비한 질문의 안내에 따라 조선의 각종 기관, 유적지, 마을, 장터 등을 돌아다니면서 가설을 검증했다. 또 알음알음으로 알게 된 조선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내가 원하는 책들을 입수했다.
--- p.209

언젠가 조선 고위층 인사가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나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은 그런 나라들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홀로 존재합니다. 마치 독도와 같은 나라라고 할까요?” 조선을 방문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조선을 이해하는 수준이 점차 깊어지면서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실감하게 되었다.
--- p.235

나는 개성에 이산가족 상봉지구를 설립할 것을 제안한다. 개성에 아파트 수백 채를 지어 이산가족이 상시적으로 만나 함께 지낼 수 있게 해야 한다. 일주일도 좋고 한 달도 좋고 원한다면 거기서 이산가족이 평생 같이 살면서 한을 풀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 개성 이산가족 상봉지구는 통일문화를 조성하는 데 중요한 몫을 할 것이며 우리가 꿈꾸는 통일의 첩경이자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p.256

조선 관련 가짜뉴스는 악의적으로 만들어진 시나리오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조선에 대한 우리의 무지의 소산이기도 하다. 내가 보기에 우리는 조선을 수박 겉핥기만큼도 모른다. 조선의 행동과 정책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동력과 요인이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이 미국과 한국을 통틀어 과연 몇 명이나 있는가? [...] 민주주의 국가든 공산주의 국가든 체제를 유지하는 근본은 국가의 정통성이다. 정통성의 원천은 단 한 가지, 즉 인민의 동의와 지지이다. 정치 체제가 인민의 지지를 잃으면 정통성을 상실하게 되고 그 체제는 붕괴한다. 조선 체제는 인민들의 호주머니에 돈을 채워줌으로써 인민들의 경제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서 정통성을 찾는 체제가 아니다. 조선의 통치 이념인 주체사상을 바로 보지 않고서는 조선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조선 인민의 삶을 옥죄는 경제제재는 오히려 조선을 똘똘 뭉치게 만들고 단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조선을 더 민족주의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 p.262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를 당했던 고려인 중에는 우리가 잘 아는 봉오동 전투의 영웅인 홍범도 장군도 있었다. 정치적인 이유에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을 두고 한국과 조선 사이에 불거지고 있는 작금의 볼썽사나운 행태는 가히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 평양이 고향인 홍 장군의 유해를 조선 측과 상의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서울로 봉환해 오겠다는 한국 정부와, 평양으로 송환해 오는 것이 조상 전례 풍습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의 유해 봉환을 책동과 도발로 폄훼하는 조선 측을 홍 장군이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평생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지만 조국의 해방을 보지 못하고 먼 이국땅에서 초라하고 쓸쓸한 말년을 보냈던 홍범도 장군이 묻히고 싶었던 조국은 반목과 갈등으로 으르렁대는 반쪽의 조국은 아니었을 것이다. 조국 독립의 소원을 안고 국경을 넘던 당시의 그 조국은 사라지고, 죽어서도 한국인지 조선인지 선택을 강요받는 것만 같아 가슴이 저며온다.
--- pp.297-298

통일 전 동·서독 관계는 장기간의 동방정책(Ostpolitik) 덕분에 이질성보다 동질성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태에 있었던 데 반해, 지금의 남북관계는 동질성보다 이질성이 현격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독일의 흡수통일을 한민족 통일의 모델로 강제하게 되면 한반도는 ‘해방정국’ 때처럼 격렬한 혼란의 도가니로 빠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한민족의 통일방안은 외부의 통일 사례를 손쉽게 답습해서 마련해서는 아니되며, 반드시 남북 간의 특수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런 이해를 세심하게 반영해서 마련해야만 한다. 한민족 ‘특유의’ 통일방안만이 한반도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
--- p.351

기존의 다양한 통일론이 지닌 결함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내가 제시한 바 있는 ‘변증법적 통일론’은 먼저 한국과 조선 간의 현격한 ‘이질성’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나아가 동질성을 토대로 한국과 조선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민족 특유의 통일방안(Korean Style of Reunification Blueprint)’이다. 한국과 조선이 서로의 이질성을 이해하고, 현실적으로 인정하며, 이를 평화적으로 조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더 높은 차원의 동질성, 즉 새로운 합에 도달할 때 비로소 통일의 지평이 자연스럽게 열리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p.351쪽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그리고 개인주의와 집체주의의 조화가 가능하겠는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는 이들이 이율배반적인 것이 아니며 조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떻게 어느 정도로 그리고 어떤 모양으로 조화시켜야 할 것인가? 이 질문은 통일 국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통일 헌법을 초안하는 과정에서 논의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우리의 과제이다. 아울러 한국과 조선이 여전히 공유하고 있는 동질성을 발견해서 꾸준히 진작시키는 노력도 이질성의 조화만큼이나 통일 과정에서 중요한 일이다.
통일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논란과 논쟁에 앞서,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통일 모델의 제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만 우리 모두 통일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열띤 논의로써 제대로 된 대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p.356쪽

한민족 통일국가라는 전인미답의 세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분단문화에서 육성된 한국과 조선의 강고한 분단 지향적 삶의 양식을 철학적으로 해체하고, 통일국가에 부응하는 통일 지향적 삶의 양식을 새롭게 정착시키는 것이야말로 중대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새로운 국가 건설만큼이나 어렵고 복잡한 한반도 통일을 모색하는 데에는 하버드대학에 버금가는 교육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나의 신념이다.
---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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