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어머니의 불

어머니의 불

: 53년 엄마의 일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베스트
일기/편지글 top20 2주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150*220*30mm
ISBN13 9791156344605
ISBN10 115634460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1962년 3월 12일

쌀도 다 먹어가고 연탄도 떨어졌다. 가난한 집은 밥그릇만 크다더니 우리 집이야 말로 밥그릇이 큰 탓인지 쌀이 헤프다. 근심에 지친 탓인지 이제는 될 대로 되라는 듯 가끔 악마가 내 심정을 스쳐간다.
열이가 독감에 걸린 지 나흘째다. 몹시 여위었다. 못 먹인 탓도 있겠지. 미안하다.
저녁 일찍 먹고 성당에 강론 들으러 갔다가 오는 길에 열이가 좋아하는 군고구마를 사 왔다. 싸게 파는 집을 찾아 회현동까지 가서 100원어치 사다 주니 열이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른다. 책상 위에 놓인 어항의 금붕어들은 자기 세상인 듯 좋아라고 논다.
나는 정신적 육신적 피로를 항상 느낀다. 오늘도 피로한 몸, 잠이나 들어 꿈나라에 이 몸 실어 태산 같은 소원이나 이루어 볼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여, 영원히 안녕.

1962년 3월 13일

돈암동 언니한테 분 값 받으러 갔다. 돈을 받고 그 길로 재관 네 집으로 갔다. 재관 엄마는 왜 이제 오느냐며 분 값 200원을 깎고 3000원만 준다. 나는 몹시 기분 나빴다. 고맙다는 소리도 안 했다. 자기 맘대로 돈을 주니 그건 잘못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 낮에 형부가 거주증을 해달라고 부탁하시며 100원이면 되는데 1000원을 주신다. 기마이(선심)다. 그 돈으로 처음 반찬을 사고 중국 빵을 사다가 네 식구가 잔치를 했다.

재관 엄마라는 분은 부자였다. 살집 좋은 얼굴엔 윤기가 흐르고 웃으면 금니가 번쩍여서 어린 내 눈에도 부티 나게 보였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가난한 사정은 빈자들이 더 잘 아는 법.

1962년 3월 14일

아침부터 날씨가 푸근하다. 애들이 벗어놓은 속내의를 하나하나 빨기 시작했다. 찬물에 손을 담가도 손이 시리지 않은 걸 보면 날씨가 퍽이나 푸근한 모양이다.
숙이가 들어온다. 독감으로 휴학한다고 공부도 안 하고 왔다. 점심때가 되고 보니 내 것은 없다. 애들만 먹이기 위해 충무로 사는 덕자 네로 분 값을 받으러 갔다. 고모가 왔다고 우동을 시켜줘 점심은 얻어먹은 셈이다. 돈을 받아 집으로 왔다. 날이 점점 흐려진다. 바람이 불며 굵직한 비가 우수수 쏟아진다. 오랜만에 오는 비다. 내 마음속에 있는 눈물처럼 쏟아진다. 내 억울한 눈물 대신 빗물이 내리는 건지 모른다. 숙이와 열이가 싸운다. 가만히 있으니 서로 때리고 욕을 하여 나는 오랜만에 매채를 들고 몇 번 때렸다. 잘 먹이지도 못하는 어린것을 때리기가 애처로웠다. 그러나 매를 안 들 수가 없었다.
막내이며 아들인 동생과 나는 사이가 좋은 편이었는데 육탄에 육두문자까지 날리며 싸웠단다. 무슨 일이었을까.

1963년 6월 1일 토요일

내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나 죽겠다는 소리만 내질렀다. 무슨 병인지 숨이 턱턱 막히고 수족이 뻣뻣해진다. 혼수생태다. 영우 어머니가 오고 정숙이네 식구들이 오고 진이는 학교도 못 갔다. 부축을 받아가며 차에 올라 충무로 이통훈 외과에 갔다. 차가 뛸 때마다 아픔은 말할 수 없었다. 의사는 진찰하더니 수술이 급하다 말하고 나를 수술대로 옮겨간다. 내가 평소에 제일 무서워하던 게 수술이다. 나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를 수술대에 누이고 팔을 십자 모양 벌린 다음 끈으로 맨다. 주사 한 대 놓고 코에 산소호흡 줄을 끼는데 완전히 마취가 되어 다섯 시간 잠들어 있었다. 마취가 덜 깬 상태에서 누군가 나에게 애처로운 소리로 정신 차리라고 눈 좀 떠보라고 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처음엔 이제 수술하나 보다 하고 있었더니 이미 수술이 끝난 후였다. 겨우 눈을 떠서 보니 여러 사람들이 눈이 빨갛게 울고 있다. 내 양팔엔 링거 주사와 피 주사 바늘이 꽂혀 있었다. 배를 더듬어 보니 붕대와 고무호스 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진이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며 내가 불쌍하다고 울고 있다. 나는 이제 죽으면 눈물을 흘려줄 사람이 있으니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병명은 ‘자궁외 임신’이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