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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살아난 거 잘 살아보기로 했다 (큰글씨책)

이왕 살아난 거 잘 살아보기로 했다 (큰글씨책)

: 버스에 치여 전신이 골절된 31살 취준생의 마음 재활 에세이

나의오늘-003이동
채원 | 더블엔 | 2021년 06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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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210*297mm
ISBN13 9791191382921
ISBN10 119138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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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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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해 집에 왔는데, 불고기 해준다는 딸은 안 오고 갑자기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딸이 큰 병원에 누워 있고, 심각한 상태니 얼른 보호자가 와야 한다고 했을 때 얼마나 당황했을까? 가보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아빠의 무력감은 어땠을까? (간이식 수술 후 면역력 저하 때문에 병원같은 다중 시설 이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아빠를 다시 보기 시작한 건 사고 5개월 만이었다)
--- p.38~39, 「아빠가 간이식을 받고 퇴원하던 날, 나는 교통사고가 났다」 중에서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삶의 질이 달라졌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른발로 미니 선풍기를 켰다 껐다 하는 게 전부였던 병원 라이프에 신선한 변화가 일었다.
그 다음으로 도전했던 게 바로 치킨 먹기였다. 치킨은 난이도 상(上)이다. 손바닥보다 작은 치킨을 잡는 건 일반 사람들에겐 너무나 쉬운 일이겠지만, 나에겐 그 무엇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 p.61, 「식욕이 있다는 게, 뱃살이 통통한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중에서

가면을 벗어던진 지금은 나 혼자 있을 때의 나도 편해졌고 사람들을 대하는 나도 편해졌다. 내 마음이 편하니 사람들을 과거보다 더 진솔하게 대할 수 있게 됐다. 내가 나의 마음을 더 알아주고 위해주니 굳이 나를 내치지 말아달라며 매달리지 않아도 됐다. 억지로 괜찮아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나의 원래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니까.
--- p.88, 「‘괜찮은 척’ 가면은 이제 쓰지 않아도 괜찮아」 중에서

“초록불에 횡단보도 건너가다 버스에 치였어요.”
분명 똑같은 말인데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 달랐다.
“저런 얼마나 아팠을까? 많이 다쳤나 보네. 고생 진짜 많이 했겠어.”
라며 걱정해주는 이가 있는 반면,
“그렇게 사고가 크게 났는데 병신은 안 됐나 봐?”
“너도 뭔가 잘못했으니깐 버스에 치인 거 아니야?”
라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 p.112, 「같은 나를 두고 왜 사람마다 다르게 말할까」 중에서

퇴원하자마자 울산행 KTX 표를 끊고, 간절곶 근처 게스트하우스만 예약한 채로 아무 계획 없이 여행을 갔다. 나혼자. 병원생활이라는 긴 정류장을 떠나 일상이라는 또 다른 정류장에 도착하기 전, 나만의 인생 ‘띄어쓰기’ 시간이 필요했다.
--- p.145, 「울산 간절곶 초입엔 느린 우체통이 있다」 중에서

무엇보다 나를 존중하고 가꾸며 살고 싶다. 교통사고 이후 나의 꿈은 ‘몸도 건강, 마음도 건강한 귀여운 할머니로 늙고 싶다’ 가 되었다. 내 꿈에 후줄근한 츄리닝을 입은 할머니는 없다. 할머니가 되어도 백발 머리에 꽃분홍색 조끼를 입고 다니는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 그래서 ‘탈츄리닝’을 선언했다. 이젠 적어도 카페에 갈 때만큼은 츄리닝을 입지 않겠노라 선언했다.
--- p.192~193, 「‘탈츄리닝’을 선언하고 패션쇼 모델에 도전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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