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평범한 사람들이 인생 후반기에 나답게 살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방법을 알려주세요.
a. 제가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유명한 슈바이처 박사는 원래 음악을 하던 분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프리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억지로 의과대학에 진학했다고 해요. 하지만 자서전에서 고백했죠.
자신은 의사로서 자질이 없어 사실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의학에 소질 있는 사람이 의사가 되어 아프리카에 갔더라면 훨씬 잘했을 거라고. 사회가 자신에게 요구하는 걸 맞추다 보니, 사실은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자기 고백이었던 셈입니다.
우리 사회에도 그런 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사회가 원하는 일, 가족이나 부모가 바라는 인생을 대신 살아주고 있는 분들, 얼마나 억울한 일입니까.
Q.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살라는 말씀에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드는 중년이 많을 것 같습니다.
a. 그렇다고 ‘나는 헛살았네’ 하며 후회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거의 100세까지 살 거니까요. 앞으로 남은 인생 30~40년을 그냥 보내면너무 억울합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서 달려나가기에 전혀 늦지 않았습니다.
자식만을 위해 살았다면, 이제는 나를 위해, 내 주변과 동네와 나라와 세계를 위해 한번 멋지게 살아보시죠.
--- pp.15~16, 「생의 후반기를 ‘나답게’ 살아야 하는 이유_생태학자 최재천 교수」 중에서
Q. 자아가 중요한 청년기처럼 중년기에도 ‘나 자신’을 찾고 싶어 합니다.
a. 그런데 우리는 청년기를 긍정적인 시기로 보지만, 노년기는 할 일이 없는 시기라는 둥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청년이 ‘나’를 찾는다고 하면 응원해주지만 중년이 그런 말을 하면 무시하죠. 또한 중년이 “나 힘들어” 하면
사회는 “그럼, 이제 쉬세요” 라며 중년을 한물간 사람으로 취급해요. 그래서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서 ‘내가 왜 이럴까’ 끙끙 앓는 거죠. 힘들지 않은 척하고 살아가려니 힘든 겁니다. 사회생활에서 보면 중년기는 정상에 도달한 시기예요.
청년기보다 신체적으로는 떨어질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절정에 오른 겁니다. 이것은 청년기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죠. 그런데 노년기에서 중년기를 바라보면 어떨까요? 이제 한계에 도 달했고 내려가는 시기가 된 겁니다.
그래서 중년은 자꾸 청년기의 관점을 가져와 자신이 아직 늙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자꾸 확인 받고 싶어 해요. 자기 존재를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특히 누구에게 확인 받고 싶을까요?
동성보다는 이성에게 받아야 약발이 세죠(웃음). 그래서 남자는 여자가, 여자는 남자가 “젊다”라고 말해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내가 아직 늙지 않았다’ ‘내가 아직 젊고 매력 있다’는 느낌을 자꾸 이성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죠.
또 기왕이면 어린 사람이 이야기해주는 것을 좋아하고요. 이는 모두 마음을 터놓지 못해 빚어지는 문제입니다. 중년을 위한 교육이 필요한 이유예요. ‘너만 그런 것이 아니다. 중년은 원래 그런 거야’ 하고 알려줘야 해요.
--- pp.28~29,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세요, 그래야 나를 찾을 수 있어요_심리학자 한성열 교수」 중에서
Q. 나 자신을 찾는 일이 왜 중요할까요?
a. 왜 우리가 불행하고 힘 들까요? 자 기 나름대로 살지 않고 다른 사람처럼 살기를 원하니까 그래요. 강남에 가서 살고 싶고, 성북동 저택에서 살고 싶은 거죠.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인생은 우리와 다를까요?
그들 나름대로 힘든 삶을 살아요. 어디서 살든 인간의 모든 문제는 죽기 전에는 해결이 안 돼요. 그렇다고 해서 가난하게 살라는 것은 아니지요. 나름대로 자기 삶을 가꾸다 보면 형편이 나아져요.
삶의 방식과 방법을 배워서 자신을 귀한 사람으로 가꾸니까요. 그래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나름대로 알아서’입니다.
--- p.45, 「그저 ‘내 나름대로’ 삽니다_시인 김용택」 중에서
Q. 은퇴 후 오히려 자존감이 높아졌군요.
a. 젊은 시절보다 나이 들어 하는 활동이 더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제 친구들만 해도 퇴직 이후 연락이나 모임을 줄이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밖으로 더 나갔어요. 소외되고 외로워지는 환경 속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많이 가질수록 노후에 찾아올 지 모를 고독 문제 같은 걸 극복할 수 있을것 같았거든요. 실제로 등산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기후변화나 미세먼지 문제에 관심이 가니 관련 강의를 들으며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봉사 활동을 하면서 사회는 서로 도우며 발전하는 곳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저는 나이가 들수록 외부 활동을 늘리는 걸 적극 추천해요. 밖에서 얻는 기쁨과 보람, 행복의 감정이 정말 소중하거든요.
--- pp.92~93, 「편견이 없으면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습니다_규방공예가 김훈동」 중에서
직장 생활과 세 아이 육아를 병행하며 정신 없이 살다가 ‘내가 즐겁게 열심히 살아야지 아이들도 나를 보고 잘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하루 중 저녁 시간을 짧게라도 할애해서 나답게 사는 시간으로 쓰고 있어요.
요즘은 제 버킷 리스트였던 통기타를 배우고 있는데 생활이 즐겁고 다이내믹해졌어요. 좋아하는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나답게 사는 삶 같아요. - 전성기 활동가 이연우 -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사실 아무것도 필요치 않습니다. 나는 언제나 나일 뿐이니까요. 내가 하고 싶고 또 할 수 있는 일로 남은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 소중한 인연과 행복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나답게 사는 삶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이승주 -
남편이 식물인간으로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었어요. 그동안 제 인생은 멈춰 있었지요. 내 나이 45세에 남편 간병을 시작했는데 남편을 떠나 보내고 나니 60이 되어 있더라고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고, ‘이렇게 살다가 가야 하나’ 싶어 굉장히 우울했지요.
그래서 나를 아주 바쁘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러 다녔어요. 민요를 배우고, 동화구연 자격증도 따고, 마을방송도 만들고, 글을 써서 신문에 기고도 하고, 시 낭송도 하고요. 이제서야 나를 찾아가는 느낌이에요. - 전성기 활동가 이태희 -
‘나답다’라는 말에는 ‘좋은 나’도 있지만 ‘슬픈 나’, ‘창피한 나’도 있잖아요. 그렇다면 제게 나답게 산다는 건, 조금이라도 ‘더 괜찮은 나’에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삶인 것 같아요. 나도 이해하고, 남도 이해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요. - 전성기 활동가 이나리 -
전에는 누군가에게 떠밀려서 의무감에 살았다면 지금은 전적으로 제가 선택한 삶을 살고 있어요. 모든 면에서 1000% 나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 전성기 활동가 강철진 -
나답게 사는 삶이란, 욕심 버리고 남의 일 참견 안 하고 그저 보통 사람처럼 사는 것. 사소한 세상사에 이러쿵 저러쿵 시비 가리려고 하지 말고 조용히 독서하는 것. 어차피 안 되는 일을 억지로 하려고 오기 부리지 않는 것.
무슨 일이든 한꺼번에 많이가 아닌 하나씩 조곤 조곤히 하는 것. - 윤석귀 -
--- pp.114~119, 「당신은 지금 나답게 살고 있나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