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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읍지의 표정

도읍지의 표정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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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2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51쪽 | 332g | 140*207*14mm
ISBN13 9788996984634
ISBN10 899698463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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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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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어진 세계에 내가 잘 적응하고 있다는 점이 좋은 거야. 주어진 세계가 있다는 점이 좋아. 늘 뭔가가 똑같을 거라는 안심이 되거든. 잘 적응하고 있다는 안심 같은 것이 중요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적응을 잘 시키는 거라고 생각하거든. 게임은 현실의 대체라기보다는 일종의 수단이라고 생각해. 게임도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겠구나 싶어. 굳이 현실을 버리고 게임에서 적응을 찾는다 이런 게 아니라 소설을 읽고 음악을 듣는 것처럼 하나의 향유할 수 있는 대상이다, 이거지. 게임이란 이름으로 묶이긴 하지만 그 방식은 무궁무진 다양하거든. 이런 컴퓨터 게임만 그런 게 아니야. 보드게임도 그래. 하지만 컴퓨터게임은 프로그래밍이 결합되면서 가능성이 훨씬 다양해졌어. 그래서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으려면 똑똑해야 한다고 생각해. 왜냐면 그래야 한 게임 안에 있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거든. 다시 말하자면 게임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중요한 도구란 점이야. 아쉬운 건 조금만 정서가 달라도 사람들이 헤맬 수가 있다는 건데, 지금 엄마처럼 말이야. 엄마는 게임에 관한 정서가 나랑은 아주 다르잖아. 그 점이 아쉽지만 오히려 그 지점 때문에 같은 정서의 사람들에게는 강렬한 유대가 생겨나는 거지. 엄마는 이런 게임을 시답지 않은 놀이, 시간을 죽이는 놀이쯤으로 여기는 것 같지만 나는 이 세계를 통해 나를 표현하고 연대하고 즐기고 있다는 거지.”
--- p.31, 「우리가 기다리는 의자는 언제 오는가」

“우리 집은 온수도 나옵니다.”
딸애가 쌀을 씻으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저녁은 간단하게 무스비를 해먹을 참이다. 이른 저녁을 먹고 나서 세 식구는 본격적으로 생크림딸기케이크 제작에 돌입할 것이다. 매식 없이 세 끼 식사를 만들어 먹게 되자 메뉴의 단조로움이 금방 드러났으며 식사를 준비하는 일에도 재미가 없어졌다. 이틀에 한 끼니는 부녀가 좋아하는 빵으로 대체했는데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져서 시험 삼아 집에 있는 밀가루와 밤을 이용해 모녀가 밤빵 하나를 구워봤던 게 제빵의 시작이었다. 이제는 직접 구운 빵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재미가 붙어 끼니를 장만하는 일이 단조롭지만은 않았다.
가능하면 집에 머물라는 권고가 아니더라도 혼자 지내는 노인네들이 대부분인 이 산동네 주민들은 좀처럼 집 밖에서 음식을 조달하지 않는다. 노인네 걸음이더라도 10분이면 뒤집어쓰는 거리에 큰 시장이 있지만 내리막과 오르막의 가파른 경사가 부담스럽기도 하거니와 뒤쪽 산비탈에 작은 텃밭들을 일궈 필요한 채소를 길러 먹고 있는 까닭이다.
--- p.38, 「해피 뉴 이어」

이제 나미에겐 아무도 없다. 함께였던 식구들도 식구들과 함께했던 집도 사라졌다. 찬바람이 불어오자 살뜰하게 나미네에게 밥과 물을 챙겨주던 아저씨가 변했다. 밥과 물 대신 전기톱을 들고 다니며 서른 개의 나무가 있던 작은 숲을 헤집어버렸다. 아저씨가 베어낸 스무 개의 나무 중엔 나미가 섣불리 올랐다가 뒷걸음으로 내려오던 단풍나무도 있었다. 무엇보다 옆으로 누워 자라서 나미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던 앵두나무가 사라진 것은 나미네에겐 치명적이었다.
--- p.44, 「해피 뉴 이어」

나미는 엄마를 따라 이 집 앞을 지나며 노란 장갑을 낀 손이 꾹꾹 눌러 옮겨심는 이 아이들을 보게 되었다. 노란 장갑을 낀 아주머니는 콧노래를 흥얼대며 애기 국화를 심느라 정신이 팔려 나미가 가까이 다가가 그 행동을 유심히 보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설레는 표정 사이사이에 근심도 보였다. 그때마다 “죽지 않고 잘 살아나겠지?” 하더니 또 “비가 징글징글하게 오네.” 하며 아주머니가 한숨을 폭 쉬었다. 그래서 나미는 그 애기 국화들이 걱정스러웠다.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이 무서웠지만 그 무서움만큼 정이 자꾸만 쌓여갔다. 나미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 언제나 이 화분 앞을 들르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자람을 지켜보았다. 저처럼 키는 작았지만 그리고 느렸지만 어여쁜 꽃도 피웠다. 저의 눈처럼 이 아이들도 두 가지 색으로 피어났다. 진홍과 노랑. 이제 노랑은 다 졌고 진홍은 아직 제 색을 가까스로 지키고 있지만 곧 내일이라도 색을 잃고 말라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여전히 여운이 남아 있다. 매콤하고 고소하며 바삭하여 지난 기억을 한꺼번에 일깨우는 냄새가 남겨져 있다.
--- p.46, 「해피 뉴 이어」

독방에서 노모를 돌보던 어느 날, y는 노모의 밤놀이를 목격했다. 노모의 밤놀이는 세 가지였다. 새벽 2시에서 4시 사이에 그 세 가지 놀이가 반복되었다. 우선 병원 철제 침대 난간을 가만가만 더듬는 일이 시작된다. 한 시간 남짓 되도록 손이 닿는 난간을 더듬으며 여기가 어디인지 실감하려고 애를 쓴다. 이윽고 조용하나 격렬한 웃음이 시작된다. 보조 침대에 딸이 누워있다는 걸 아는 모양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어깨까지 들썩거리며 격렬한 웃음에 빠져든다. 저러다 몸의 기운이 다 빠질라 걱정이 될 무렵 놀이의 마지막 단계가 시작된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이쪽 보조침대에 누워 있는 y는 들을 수 없는 작은 소리로 소곤대지만 손짓과 몸짓과 웃음이 더할 수 없이 젊다. 주름도 검버섯도 사라진 얼굴엔 파안대소가 피어난다.
--- p.52, 「해피 뉴 이어」

약간의 화이트 노이즈가 필요해서 이 시각 그들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BBC나 TV5monde 같은 외국 방송을 틀어놓는다. 그러면 이 고요한 산동네가 방만큼 좁아져 아늑해진다. 밖의 삭풍이 거셀수록 안은 더욱 아늑하다. 누군가의 한숨마저 부드럽고 달콤해진다. 옷방의 옷들이 다락방의 이불들이 건넌방의 커튼이 티브이가 놓인 안방의 벽지들이 살가워진다. 게임이 끝나고 예상대로 y가 아침 준비에 당첨된다. 모녀는 따뜻한 이불 속으로 이미 들어갔고 s는 한 사람 눕기 적당한 건넌방에서 못 다 읽은 책의 구절을 찾아든다.
바깥은 달빛의 세상이다. 산동네 모든 소리를 감싸 안은 달빛이 눈 쌓인 밭고랑에 나뭇가지에 가득하다. 동짓달 보름을 함께 건너온 노목의 이마 위에도.
--- p.58, 「해피 뉴 이어」

새로운 것에 호들갑을 떨기 좋아하는 시각의 작동을 늦추는 데에 오랫동안 수련을 해온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시각이 작동하자 나의 후각과 피부감각은 맥을 못 추고 흐려졌다. 모든 게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하자 대합실 앞 풍경이 마치 세트장처럼 규모가 아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도로도 낮은 건물들도 심지어 길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에게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버스마저도 좀 작다는 느낌을 지닌 채 버스에 올랐다. 버스가 터미널을 벗어나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강 저쪽 산이, 능선 위에 둘러진 석벽으로 볼진대 분명히 산성일 것인데, 눈을 완전히 사로잡고 말았다. 그렇지, 여긴 도읍지지. 탄식이 새어나왔다.
--- p.66, 「도읍지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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