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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30쪽 | 466g | 141*206*24mm
ISBN13 9788965457343
ISBN10 896545734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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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윳빛처럼 하얀 빗방울이 안개처럼 허공을 맴돌았다.

수이는 작가가 되고 싶어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었던 일은 물론, 주변의 모든 일을 매일 수첩에 기록했다. 손수 만든 옷과 헐렁하고 이상한 바지를 입은 그녀는 마치 고대 신화에 나오는 님프처럼 보이기도 했다. 갸름한 얼굴과 긴 갈색 머리, 아몬드를 닮은 두 눈. 그녀의 두 눈에서는 항상 생기와 배려심을 볼 수 있었다. 이제 그 두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텅 빈 집에서 술로 외로움을 달랠 내 모습이 떠올라 두려움에 휩싸였다. 혼란스러웠다. 난생처음 어떤 일을 경험했을 때의 그 느낌과 기분은 반복되지 않는다. 처음으로 자식이 품을 떠날 때의 느낌은 세상의 빛이 사라지는 것에 비교할 수 있다. 수이의 첫니가 빠졌을 때, 그것은 너무나 작아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 p.13, 「코펜하겐, 2010, 카이」

그리고 지금: 내 딸이 집을 나가 독립하겠다고 선언하는 순간, 내 삶은 달라졌다. 이전과 같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시간을 멈추고 그녀를 막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설사 그렇게 할 수 있다 치더라도 다음 순간 나는 후회할 것이 틀림없다. 절망감에 손을 깨물거나, 부엌문에 망치질을 하다 부어오르는 손가락을 보며 끝내는 아이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높은 하늘 위로 돌멩이를 던지고 눈을 감는 심정이었다. 그 돌멩이가 아이의 머리 위에 떨어지지 않기만을 바랐다. 돌멩이는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다가, 손으로 쓴 듯한 ‘이곳에서 쇼가 시작됨’이라는 조악한 표지판을 스쳤다. 새로운 삶. 그녀의 앞에는 뒤에 남기고 간 삶보다 더 큰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p.16, 「코펜하겐, 2010, 카이」

나는 홀로 딸을 키우는 남자로 지내며 항상 나 자신을 여행자로 생각해왔다. 배낭을 메고 여행을 한 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내 속에는 방랑자의 모습이 숨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중동 지역, 남아메리카, 아프리카를 여행했다. 대학에서 건축학 공부를 마치면 다시 세계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아버지가 되어버렸다. 수이가 세상에 태어난 이후 나는 평범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다. 오랜 친구 핀과 함께 설립한 건축 회사는 번창을 거듭했다. 최근에는 건축 일에서는 손을 떼고 의뢰가 들어오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위해 설계만 할 뿐이다. 나는 알 수 없는 동경과 그리움을 잠재우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옌센은 내게 스스로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은 자주 그 실체와는 달리 더 흥미롭게 여겨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지난 18년 동안 나는 보금자리를 만들고 딸을 키우는 데 삶을 헌신했다. 이제 나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44세의 중년 남자가 되었고, 강아지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겨우 삶의 절반밖에 살지 않았다. 남은 삶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까? 아직도 내겐 방랑자의 기질이 남아 있을까? 아니, 내 삶은 이미 얼어붙은 폭포수처럼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지도 모른다. 도대체 나는 누구일까? 문득 내가 활짝 열린 세상으로 다시 나아갈 수 있는 자유의 몸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 pp.23-24, 「코펜하겐, 2010, 카이」

“그 작품의 제목은 무엇입니까?”
“로디니아입니다. 약 10억 년 전 존재했던 초대륙의 이름을 딴 것이지요. ‘로디니아’는 러시아어로 ‘조국’이라는 뜻입니다. ‘로디트’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탄생하다’ 또는 ‘출산하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같은 계열의 단어로는 ‘어딘가에 속하다’ 또는 ‘소유한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의미의 ‘로드노이’가 있습니다. 또 다른 슬라브계 언어에서는 ‘로디니아’가 ‘가족’ 또는 ‘고향’, 그리고 ‘풍성한 과일’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저는 저절로 서서히 완성되어가는 작품을 후세에 남기고 싶었습니다. 물론, 저는 완성된 작품을 살아서 보기 어렵겠지요. 저는 그 작품의 기초와 바탕만 마련할 뿐입니다. 제가 죽은 후 수백 년이 지나서 마침내 제가 만든 천국을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무언가에서 해방된 듯한 홀가분한 느낌에 사로잡힐 때도 있습니다. 그것은 자본주의화 되어가는 예술계를 향한 저의 저항이자 타협안이기도 하지요.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기 위해선 무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거나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예술가의 사후에야 그 참다운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창조하는 것도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p.169, 「인터뷰, 달라르나, 2010, 예술 매거진 『룩킹 글래스, 뉴욕』에 실린 미리암과 앨리스 쉬어의 인터뷰」

붉은 흙으로 뒤덮인 길을 달려 ‘유니티’로 되돌아가는 동안, 내 머릿속에는 단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만약 내가 한국에 간다면 아버지를 만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나를 알아볼 수 있을까? 그를 향한 나의 낯선 감정은 어떻게 숨길까?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오로빌에 눌러살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늘은 이전의 평범한 삶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확실한 생각이 나를 감쌌다. 그 생각은 마치 거센 소용돌이처럼 내 가슴속에서 요동치고 있었다. 나는 집을 떠나며 리-메이의 조언을 따르겠다고 다짐했다. 내 주변의 세상을 회의적인 눈으로 보지 않고 항상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결심했던 것이다. 나의 내면에서 무언가가 문을 열어젖힌 것 같은 느낌이 스쳤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콕 집어 말할 수 없었다. 가슴을 찌르는 듯한 이 느낌. 어쩌면 그것은 다시 오로빌로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는 아련한 슬픔이 아닐까.
--- p.345, 「오로빌, 2010,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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