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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부르지 않은 이름

더 이상 부르지 않은 이름

문학들 시인선-00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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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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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07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14g | 125*200*10mm
ISBN13 9791191277159
ISBN10 1191277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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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수는 해맑고 순수하다. 때로 바보 성자를 연상케 하는 정중동의 지혜가 잔잔한 감동을 선물한다. 무엇보다도 사고와 감성의 성문이 구김살 없이 활짝 열려 있다. 그의 시에는 영성의 방언과 토착의 모어가 경계를 지우고 절묘하게 한통속을 이룬다. 따뜻하고 겸손한, 그러면서도 치열하게 통시적 휴머니즘을 실현하는 언어미학이 날것으로 숨 쉰다. 이는 기독교 시인의 한계를 훌쩍 넘어 시의 지평을 넓히고 깊이와 울림을 추동하는 비결이다. 시의 주제와 배경, 무대는 국제적이다. 그러나 그 순박한 연민과 긍휼의 발길이 머무는 곳은 오지 중의 오지다. 이를테면 박연수는 목숨을 담보로 한 긴장과 소외의 최일선에서 맨가슴으로 신의 실체와 만난다. 이 시집은 절망의 현장에서 그 간절한 메시지로 구도자적 소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 김규성 (시인)
생은 모호하지만 신비롭고 어지럽되 또 고요하다. 만상의 배후에 어떤 높은 존재가 서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시집은 그이를 “당신”이라고 부른다. 시인은 가족사의 얼룩진 갈피들에서나 세상 오지의 폐허에서나 늘 상처의 자리를 곱씹고 매만지는데, 그것은 고통을 매번 새것으로 앓는 일이어서, 크고 깊은 당신의 힘에 기대어 수행해야 하는 자기 치유이자 세상 치유이다. 인간의 아픔을 온몸이 상처인 연약한 “괴물”에 견주는 이 책에서, 당신은 치유의 시간을 선사하고는 멀리 물러나곤 한다. 그러나 큰 없음은 작은 있음들의 존재 근거이고 시인의 떠남과 방황에조차 길을 내주는 영혼의 유구한 빛이다. 당신은 “빈들에 가득한” “전 세계”이고 하나님인 것이다. 시인이 영접한 ‘혁명보다 아름다운 구원’의 삶은, 그의 작은 몸에 하나님의 눈을 심어 넣어 준다. 그 눈을 두 손에 쥐고 세상 가득한 고통을 만지는 행위는 그래서 “내가 네 통곡을 우”는 일과 다르지 않다. 그것은 통증과 울음 너머에 드리운 정화와 나음의 길을 암시해 준다. 하나님의 만나이자 사랑의 계시인 “물”은 시인의 눈에 고였다가 신음과도 같은 시의 말로 녹아 흘러나온다. 이 책의 주인공은 포성과 선혈에 젖은 “난민”들이다. 그러나 당신 없는 세상에 난민 아닌 이가 어디 있겠는가. 그 모든 어둠의 “이야기”들을 “수술”하고 “치료”하고 “편집”해서, 사랑으로 다시 쓰는 이야기. “들녘에 뒹구는 여름날의 가을 잎들”을 본래의 푸른빛으로 되돌리려는 노래. 이 첫 시집은, 정결하고 뜨거운 기도서 같다.
- 이영광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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