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가 국수주의, 패권주의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세계주의가 서양화나 사대주의로 이용되어서도 안 된다. 그렇기에 반크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전 세계에 알리지만 일본과 중국처럼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폄하하거나 왜곡하지는 않는다. 세계화, 디지털화로 인해 국경이 사라지고 국제교류가 활발해진다 할지라도 우리는 우리가 가진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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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에서 자국의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고, 미얀마 국민 사이에 저항의 상징으로 통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한 초 모 툰 주 유엔 미얀마 대사. 세계 주요 언론에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이 보도되었다. 그의 용기는 국제사회에 미얀마의 상황을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후로 주 독일, 주 미국, 주 스위스, 주 이스라엘 미얀마 대사들도 시민 불복종 운동(미얀마에 서 공무원 등이 근로를 거부하며 군부에 항의하는 운동)에 동참했다.
초 모 툰 대사는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공무원으로서 정부의 명령에 따라야 하지만, 군부는 불법적으로 권력을 얻어냈다”며 “지금은 우리의 진실된 색채, 진실된 요구를 표현해야만 하는 시기이다. 그것이 미얀마 국민을 위하는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초 모 툰 미얀마 대사의 용기 있는 행동을 보며 나는 100년 전 헤이그 특사로 활동한 조선의 청년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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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라는 서양 국가인 반면 한국인을 좋아하는 가장 좋아하는 나라는 아세안 국가라는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생각해야 할까?
한국에 대한 아세안 국가의 높은 관심은 한국 방송 시청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8년 12월 한국방송통신위원회가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세안 5개 국가 2,000여 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한 일이 있다. 조사 결과 무려 62.1퍼센트가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을 봤다고 답했으며, 특히 한국 드라마 시청 경험률도 40~60퍼센트에 달했다. 이처럼 한국을 향한 아세안의 관심과 애정이 정말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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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프랑스 주재 한국 대사관이 나서서 케브랑리 박물관에 항의를 했고, 대사관측이 케브랑리 박물관을 방문, 동 박물관측이 “한국이 중국 영토의 일부처럼 표기되어 있고 동해가 일본해로 단독표기되어 있던 문제의 지도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립 박물관인 케브랑리 박물관의 시정을 통해 우리는 어떤 유명한 기관을 대상으로도 한국을 바로 알릴 수 있고, 또 시정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우리의 다음 목표는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인 매춘부라 왜곡한 논문을 작성한 하버드 법대 교수였다. 그전의 경험을 토대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버드 법대 교수라 할지라도 주눅들지 않았다. 그렇기에 사안에 대해 빠르게 생각을 정리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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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요코 이야기》의 대상이 유대인이었어도 과연 이럴 수 있었을까? 만약 나치 장교의 딸이 유대인에게 강간당했다고 주장하는 책이 미국 중학교에서 필수교재로 사용되고 있다면, 유대인들은 《요코 이야기》가 이토록 오랜 시간동안 미국의 학교에서 필수교재로 사용되도록 두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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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한류 팬들이 1억 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반크를 통해 전 세계 외국어로 번역된 〈3.1 독립선언서〉는 한국의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독립운동역사까지도 전 세계 외국인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귀중한 한국 홍보 자료이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의 케이팝과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스》 등의 드라마, 〈기생충〉, 〈미나리〉 등의 영화를 통해 전 세계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작년 기준으로 전 세계 한류 팬은 1억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대중문화에 한정되어 있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중문화에 쏠린 외국인들의 관심을 한국의 역사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 전 세계에 한국을 바로 알리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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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성의 예산에는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일본에 대한 매력과 호감을 높여 나가며 친한파, 지일파를 육성하는 이른바 ‘전략적 홍보’라는 항목이 있다.
2019년도만 보더라도 전략적 홍보 예산은 712억 엔8,230억 원에 달했다. 그중 독도, 동해, 일본군 위안부 등 영토와 역사 문제를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싱크탱크 지원 예산으로 사용한 액수는 57억 엔(658억 원)에 달했다. 그리고 전략적 홍보 예산은 매년 10퍼센트씩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에 친일파를 육성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프로젝트는 약 10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을 식민지화하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배하는 동안 경제적 행정적으로 발전시켰으며, 한국인은 일본의 식민지배를 환영하고 있다’는 왜곡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친일파 육성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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